자기가 하는 일이 효과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전혀 없을 때에도 자신을 던지며 계속 나아가는 것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죄악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바보의 표지가 아니라 승리자의 표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작은 것들은 아름답지는 않아도, 단 한 종류의 큰 꽃 백송이보다 내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 미적 관심과 구별되는 과학적 관심을 보여주는 특별한 증거는 숨어 있는 보잘것없는 것들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다.
다윈에 따르면 자연에는 가장자리도, 불변의 경계선도없다.
"나는 아이에게 꼬리를 붙들려 카펫 위로 끌려가는 고양이처럼 우아하게 진화론자들의 진영으로 넘어갔다."
목적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으로 산다는 건 가혹한 운명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우리는 세상이 기본적으로 냉담한 곳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운 보장되지 않고, 수십만 명울 상대로 경쟁해야 하며, 자연 앞에서 무방비 상태이고, 우리가 사랑한 모든 것이 결국에는 파괴될 것임을 알면서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은 거짓말 하나가 그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낼 수도 있고, 인생의 시련 속에서 계속 밀고 나아가도록 도와줄 수도 있으며, 그 시련 속에서 가끔 우리는 우연한 승리를 거두기도 한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우주의 냉엄한 진실이다.우리는 작은 티끌들, 깜빡거리듯 생겨났다가 사라지는,우주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들이다.
명민하고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호흡, 모든 걸음마다 우리의 사소함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진보로 나아가는 진정한 길은 확실성이 아니라 회의로, "수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회의로 닦인다는 것
일단 무언가에 이름을 붙이고 나면 더 이상 그걸 제대로 바라보지 않게 된다는 사실에 대한 연민이었다.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너는 내게 아직도 생생해. 영원히 과거가 되지 않은 채 현재로 남아 있어. 그러니까, 너에게도 나라는 사람의 어떤 부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을 게 분명해. 뭐든 일방적인 것은 없으니까.
낡고 오래된 것들은 깎이고 버려지고 사라져 버리기 마련이니까. 그게 세상의 이치니까.
익명이기에 얻을 수 있는 한줌의 자유.
비밀은 사람을 필요 이상으로 조숙하게 만들어 버리곤 한다.
보편의 무엇에 속할 수 없다는 것
만약 기억이 통조림이라면 영원히 유통기한이 없었으면 좋겠다.
모두와 잘 지내는 사람은 결국 아무와도 깊이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어쩌면 상대를 가엾게 여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걸 다 잃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관계도 있는 법이니까.
진심이라는 감정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어떤 형태가 실은 매우 연약하다는 진리를 배웠다.
사는건 때때로 초콜릿처럼 달콤하지만 대부분 쓰고 힘들다.
결핍은 인간을 쪼그라들게 했다. 특히나 생존과 직결된 문제는 사람을 더욱 방어적으로 만들기 마련이었다.
때때로 절대 과거가 되지 않는 기억들도 있다.
때때로 애정은 그 무엇보다도 폭력적이고 직설적인 감정으로 돌변하곤 한다.
떠나간 것은 떠나보내야 한다. 기억도 사람도 기억의 주인은 나다.
알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을 알게 되었을 때의 고독감.
어쩌면 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일지도 몰랐다. 커다란 고민에 맞닥뜨렸을 때 충실히 고민하는 대신, 일상의 과업들로 도망쳐버리는 사람. 그렇게 함으로써 무너져내리는 마음을 다잡고 기어이 모든 감정을 무감각하게 만들어버리는 사람.
지금껏 내가 읽어온 책 속 고난과 불행들은 언제나 극복되기 위해 존재했다. 손오공과 해리 포터, 나나와 루피에게는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이 주어졌고, 그것은 곧 다가올 행복을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해주는 장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상의 불행은 결코 쉽게 극복되지 않으며, 아주 길게, 어쩌면 평생 동안 비슷한 방식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사실 그의 멍청한 성격 때문에 키르피첸코는 어떤 여자와 함께 있어도 항상 마음이 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는 항상 전에 만나던 여자를 잊게 되고, 그리하여 모든 것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곤 했다. 일단 정상으로 돌아가면 그것으로 끝이었던 것이다.
그는 책을 많이 읽었다. 그는 일찍이 이렇게 많은 책을 읽은 적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이렇게 자신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이번처럼 울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일찍이 이번처럼 멋진 휴가를 즐긴 적이 없었다.
작가들의 수필집을 읽으면 그 작가의 개인적인 면을 알게 되어 한층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그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그의 생활 신조 등등 하루키의 수필집을 읽으면서 여행과 독서와 글쓰기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부럽다.
이게 ‘fuck the duck‘이 되면 ‘일하지 않고 적당히 게으름을 피운다‘는 다른 의미가 되는 모양이다. 말이라는 건 여러 가지로 어렵다. 고작 집오리한 마리를 ‘퍽‘ 하는데도 ‘한 마리의 그 부근에 있는 집오리 [a]‘와 ‘거기에 있는 특정한 집오리 [the]‘의 차이가 있어서 영어는두려운 것이다. 관사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