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남자와 어머니라는 여자가 나와 마찬가지로 고뇌와 오해와 상처와 기쁨과 슬픔과 눈물이 있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바로 어른으로 향하는 출발점일지도 모릅니다. - P19

나는 사람이 사람을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가르침의 효용성마저 의심한다. 내가 아는 사실은 단 하나뿐, 배우려는 사람만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교사란 온갖 지식들을 죽 늘어놓고 그게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 것인지를 설명한 다음에 한번 맛을 보라고 권하는 도우미에 불과할지 모른다. - P26

지금껏 사람들에게 뭔가를 가르쳤던 교사는 없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배우기 때문입니다. - P27

영화 <앤티 맘Auntie Mame>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삶이란 축제 같은 거야. 죽음을 갈구하는 사람이야말로 제일 바보 같은 인간이지." - P27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것, 만져지지 않는 것, 느껴지지 않는 것,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사랑의 진정한 출발점은 바로 여기에 눈을 돌리는 것입니다. - P30

진실, 젊음, 그리고 사랑. 그것이 바로 내일에 대한 희망이자 인간이 가질 수있는 최대의 무기입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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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원이 되고 싶어 (0차원 에디션)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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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외에서 주목받는 박상영 작가.
밀리의 서재에서 우연히 ‘오늘밤은 굶고 자야지‘를 통해 알게된 작가이다.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성장통, 통과의례를 다루고 있는 ‘1차원이 되고 싶어‘
사람마다 겪어야 하는, 겪어내야 하는 통증의 종류는 다 다르겠지만, 그 시절의 아픔을, 가볍지 않은 주제를 가볍게 그리고 재미있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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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명은 고독한 것이기는 하지만 고립된 것은 아니다. 그 생명은 어딘가의 또다른 생명과 이어져 있다. - P444

생각이라는 건 저마다 모양새를 갖고 색감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달과 똑같이 차오르기도 하고 이지러지기도 한다. - P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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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밀접한 관계가 폭력이라는 형태를 통해서가 아니면 맺어질 수 없다는 것이 아오마메는 안타까웠다. 법률을 등지고 몇몇 사람을 살해하고, 그리고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쫓겨 살해될 지도 모르는 특이한 상황에 처하면서 우리는 깊은 마음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거기에 살인이라는 행위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그런 관계를 이루는 게 과연 가능했을까. 법의 테두리 바깥에서 만났기 때문에 이만큼 끈끈한 신뢰의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아마 보통 세상에서라면 이런 인연을 맺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 P441

원래부터 체계가 없는 것에 체계를 세워보려고 해도 그건 쓸데없는 시도일 뿐이었다. 결국 가 닿을 곳은 한정적이었다. - P452

인간은 성장하는 것이고 성장한다는 건 변화를 이뤄내는 일이다. - P455

인류가 불이며 도구며 언어를 손에 넣기 전부터 달은 변함없이 사람들 편이었다. 그것은 하늘이 준 등불로서 때로는 암흑의 세계를 환하게 비추어 사람들의 공포심을 달래주었다. 그 차오르고 이지러지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시간관념을 부여해주었다. 달의 그같은 무상의 자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밤의 어둠이 쫓겨나버린 현재에도 인류의 유전자 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것 같았다. 집합적인 따스한 기억으로. -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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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내가 읽어온 책 속 고난과 불행들은 언제나 극복되기 위해존재했다. 손오공과 해리 포터, 나나와 루피에게는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이 주어졌고, 그것은 곧 다가올 행복을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해주는 장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상의 불행은 결코 쉽게 극복되지 않으며, 아주 길게, 어쩌면 평생 동안 비슷한 방식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 P308

일상의 내가 항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것과는 달리 온라인 속의 나는 누군가 나를 지켜볼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 P319

태어나서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감정이 내 안에서 끓어오르기시작했다. 기쁨과 슬픔과 증오와 행복과 고통과 쾌락을 초월한, 뼛속깊이 차오르는 어떤 강렬한 충동. 어쩌면 한없이 짐승을 닮아 있는, 근원적이고도 강력한 살의. - P322

나에게 있어 고통은 극복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영원히 내 삶을 따라다니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 P346

천장 말고 창문 너머의 세계를 떠올려봐. 거기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너랑 나를 연결하면 또다른 선이고, 천장 너머의 또다른 세계가 만들어진다고. - P350

버티는 거. 그게 제일 위대한 거지. - P365

흥분해 말까지 더듬는 윤도 앞에서 우리가 함께했던 모든 계절이사라져가고 있었다. 화선지에 먹이 번지듯 검게 덮여가고 있었다. 우리가 서로의 귀에 속삭였던 대화들이 순식간에 혼잣말이 되어버렸다. 너와 하나가 되었다고 믿었던 순간들이 다 없던 일이 되었다. - P374

나는 그저 텅 빈 채로 그 자리에서 천천히 낡아갔다. - P377

서로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 그의 눈 속에 내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것.
그 순간들이, 그때 우리의 마음이 다 진짜였다는 것.
그 한마디로 말미암아 내가 살 수 있었다는 것을, 그것을 마치 경전처럼 주워 삼키고 되새겼기에 내가 간신히 그 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는 것을 무늬는 알고 있을까? - P395

조도가 낮은 조명에 회백색으로 칠해진 벽면, 오래된 시멘트 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나는 결심했다.
진심을 다해서 사랑했던 기억은 그 시절에 남겨놓기로.
나 자신의 미숙함과 절망과 분노와 슬픔, 과오와 아픈 기억들까지도 모두 그곳에 두고 오기로. -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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