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소명이라는 것이 있다. 그 어떤 항거할 수 없는 힘이 나를 앞으로 몰아갔다. 명성과 힘을 향해서 - P179
발자크는 사실상 어떤 형식을 택했어도 천재성이 드러났을 위대한 천재에 속하는 인물이다. - P180
그의 진정한 천재성은 그 의지력에 있었다 - P181
절도가 없다는 것이 그의 절도이며, 한계가 없다는 것이 그의 한계가 될 것이었다. - P184
쟁기질하는 농부, 길거리의 물 나르는 짐꾼, 세관원, 마르세유 사창가의 선원, 그 어디서라도 발자크는 그 본질과 얼굴 그대로 아주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 P194
그의 예술작품도 그렇듯이 그의 강점(點)은 인위적인 곳에 있지 않았다. - P194
그는 오직 민중인 곳에서만 강했다. 그의 생명력, 격렬함. 그의 힘에만 그의 신체의 천재성도 들어 있었다. - P195
언뜻 보거나 표면적으로만 훑어보아서는 발자크에게서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다. - P195
갑작스러운 개인적인 성공은 예술가에게는 언제나 위험한 일이다. - P223
작품에는 그토록 천재성이 넘쳤지만 발자크는 사교계의 인물 노릇을 할 재능과 특성은 거의 없었다. 인간의 두뇌란 그토록 특이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정신적인 인식이 완벽하고 가장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더라도 타고난 약점을 극복할 수가 없는 법이다. - P224
인식이란 극복이 아니고, 따라서 우리는 가장 현명한 사람들도 다른 사람의 비웃음을 살 만한 작은 어리석음에 대해서 대책이 없는 것을 보게 된다. - P224
한 영역에서 대가인 사람은 자기에게 맞지 않는 영역에서는 서툰 얼간이가 된다는 법칙이었다. - P226
가진 자에게 더 많이 주어지는 법. 겉모습만이 효력을 가지는 세계에서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많이 가진 것 같은 인상을 일깨워야 한다. - P227
그러나 이 얼마나 실망스런 일인가! 발자크가 자신의 등장을 통해서 파리 사교계에서 얻으려고 했던 ‘명성‘은 그의 진짜 명성에 대해서는 불행한 일이 되었다. - P227
한가로운 사람, 외면적인 것을 추구하는 천성만이 언제나 우아한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다- 시간과 끈기를 가지는 법이다. - P228
발자크는 젊은 명성의 첫 도취에 뒤이어 몇 가지 쓰라린 체험을 더 겪고 나서 겨우 깨어났다. 그러고 나서야 그는 인간은 동시에 두 가지 영역에서 대가가 될 수 없고, 단 한 곳에서만 대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의 법칙이 맞는다는 것, 그리고 허망하고 잊혀지기 쉬운 대세계에서 뽐내는 것이 아니라, 묘사와 형상화를 통해서 이 세계의 온갖 높이와 깊이를 영원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기 운명의 의미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 P233
발자크는 오직 이 척도로만 측정될 수 있다. 오직 그의 작품에서만 그의 진짜 삶을 인식할 수 있다. - P235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로버트 그레이니어는 어려서 고모와 고모부와 사촌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러다가 아내 글래디스를 만나 결혼하고 딸 케이트를 낳는다. 산 속에 오두막집을 짓고. 돈을 벌기 위해 아내와 떨어져 철도 회사에 다니고 또 벌목꾼으로도 일해서 돈을 모아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산불이 나서 그들이 살던 오두막은 모두 불타고 아내와 딸을 잃게 된다. 꿈 속에서 글래디스가 나타나 자신은 죽음 때문에 미래를 잃었고 산 자들에게 아이룰 잃었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에게 늑대소녀가 있다는 말을 듣고 우연히 만나게 되지만 그 아이가 케이트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그레이니어는 그들이 살던 곳에 다시 오두막집을 다시 짓고 평생 아내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다 80이 넘어 잠을 자다 숨을 거둔다. 등산객들에 의해 그의 시신이 발견되고 그레이니어는 그가 살던 오두막 마당에 잠들게 된다. 누구에게나 사는 동안 감당해야 할 자기 몫의 슬픔과 고독이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평생 아내만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다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 그레이니어가 감당해야 하는 슬픔과 고독인가 보다.
남자는 모든 것이 해안에 도착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으나, 밤에 깨어나면 이 모든 것이 공허하고 아무런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산속에서 죽을 가능성이 높았고,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 P36
죽기 전에 한 말이라고 모두 진실은 아니야. 이 행복은 그 터전이 사라졌다 해도 변함없이 진짜야. - P38
열렬하게 신을 말하던 사람들이 이 길에는 이제 없다. 그들은 사라졌고 나는 남았다. 그들은 사라지면서 세계도 가져갔다. 질문: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 P40
작은 약속을 어기면 큰 약속도 어기게 된다.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 P42
할 일의 목록은 없었다. 그 자체로 섭리가 되는 날. 시간. 나중은 없다. 지금이 나중이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든 것들, 너무 우아하고 아름다워 마음에 꼭 간직하고 있는 것들은 고통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슬픔과 재 속에서의 탄생. 남자는 잠든 소년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나한테는 네가 있는 거야. - P64
전에는 우리도 죽음에 관한 얘기를 하곤 했어. 하지만 이젠 안 해. 왜 그럴까? / 모르겠어. /죽음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지. 이야기할 게 남지 않은 거야. - P67
네가 진실과 직면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런 일은 없을 거야. - P80
앤 엘리엇은 깨닫는다. 감정을 잘 간직하는 사람에게는 8년이라는세월이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그리고 결국 웬트워스 대령윈도 맨의 마음을 알게 된다. 레이디 러셀 역시 처음에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앤을 설득해 그 둘을 헤어지게 했음을 인정하고, 그 둘의 결합을 기쁘게 받아들인다.맨은 레이디 러셀의 설득이 위험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것이었기에 그녀의 설득에 넘어갔던 것은 자신의 의무였다고 생각하며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진실된 마음은 언젠가는 전해진다는 것을 앤 엘리엇은 우리에게 보여준다. 또한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인정할 줄 아는 레이디 러셀의 성숙한 태도는 우리 모두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많은 돈을 버는 것은 발자크에게 한번도 수치로 여겨진 적이 없었다. 그것은 심리적인 유연성을 증언하는 일일 뿐이었다. 일을 많이 하고 돈을 조금 버는 것만이 멍청한 일이고, 잽싸게 한 판 벌여서 큰 돈을 버는 것은 영리한 일이었다. - P131
그의 유일한 명예욕은 어떤 자리든 어떤 수단을 쓰든 상관없이 자신의 힘을 방출하는 것, 써버리는 것이었다. - P131
최초의 예술적인 착상이 생기면 곧바로 갈등과 그 해결책까지 한 번에 보아버리듯이, 투자를 할 때마다 언제나 과다한 탐욕에 사로잡혀 자기가 백만장자가 된 모습을 그려보곤 하였다. - P132
그에게 삶으로 난 길을 닦아주기 위해 노력한 사람은 다시 한 번 더 친구이자 애인인 이 여자였다. - P135
그는 우리의 물질주의 시대에 돈이 가지는 막강하고 악마적인 의미를 체험하였다. 파리의 작은 가게들과 큰 사무실에서 매순간 벌어지는 어음과 채무증서를 둔 싸움들, 술책들과 기만들은 바이런의 해적선과 월터 스콧의 고귀한 기사들 못지않게 힘겨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노동자들과 노동을 하고 고리대금업자들과 싸우고 절망적인 경계심을 품고서 물품공급자들과 거래를 해봄으로써 그는 자신의 동료들인 빅토르 위고, 라마르틴, 알프레드 드 뮈세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인 맥락과 모순들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이들 다른 작가들은 낭만적인 것, 고귀한 것, 위대한 것만을 추구하였던 반면, 발자크는 인간 속에 감추어진 작지만 잔인한 것, 천박하게 추악한 것. 감추어진 폭력을 보았고 묘사할 수가 있었다. - P153
그가 현실세계에서 실패하고 난 지금 비로소 그의 내면에 있는 예술가가 성숙해서 자신의 세계를 현실세계와 나란히, 그리고 그 위에 건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P154
내 생애의 모든 시기에 걸쳐서 나는 언제나 용기가 내 불행보다 더 큰 것을 보았다. - P156
"그가 칼로 시작한 일을 나는 펜으로 완성하련다." - P163
그의 앞에는 언제나 이 자극이 있었다. 극단적인 것을 감행하고 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람에게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이런 경고가 놓여 있었다. 나폴레옹도 한때는 파리의 좁다란 지붕 밑 방에서 해를 거듭해 기다리다가 칼 하나만 달랑 뽑아들고 시대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이다. 그와 똑같은 단호함으로 오노레 발자크는 책상으로 다가가서 펜을 무기 삼고 종이첩을 대포 삼아서 자신의 세계를 정복하려고 하였다. - P163
스물아홉 발자크가 열아홉 발자크를 비할 바 없이 능가하는 것은 바로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안다는 것, 그리고 자기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안다는 사실에 있었다. - P164
처음으로 그는 경박하고 낯선 문필가들에게서 베낀 프레스코 기법이 아니라,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참된 세부묘사가 위대한 소설에 설득력 있는 생명력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진실성과 성실성 없이는 예술이 생겨나지 않으며 인물들은 직접적인 주변세계, 대지, 풍경, 그리고 시대의 환경과 특별한 공기와 결합해서 보여주지 않으면 절대로 실제로 작용할 수 없는 법이다. 자신의 첫 작품과 더불어 사실주의자 발자크가 시작된다. - 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