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을 길러야 했다. 아름은 바꿔 가진 직업이 체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좋은 구도를 잡기 위해 몸을 잘 움직여야 하는 것, 좋은 빛을 찍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급히 떠나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 직업을 선택하지 않고는 알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사진을 찍는 일이 쉼없이 움직이고 난데없이 떠나는 일이라는 걸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무거운 장비를 이고 지고 내리고 다시 메고 걷는 일도 좋았다. 사진을 시작하고 아름은 자신이 몸을 부지런히 놀려, 지치게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 P192

"지루해 보이는 환경이 때로는 환하게 빛날 수도 있습니다." - P193

자신이 지녀야 할 마음을 문장으로 읽는 일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다. - P194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완전함과 불확실함, 배제되는 느낌을 견디는 일을 의미한다. - P1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소한 일도 질릴 때까지 생각했다. 그것이 아름이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이해하는 방식. - P142

좋게 말한다는건 상냥하고 친절하게 말한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한 바를 처음부터 끝까지 충분히 말해준다는 뜻이었다. 아름은 그렇게 생각했다. - P143

음......
민아는 습관처럼 낮은 소리를 냈다. 그건 듣고 있어, 라는 뜻이었다. 이렇게 설명 없이 서로를 잘 알 때도 있는데. 왜 항상 우리는 어느 순간 낯설어지곤 하는지. - P159

시계를 보지않고 흘러가는 시간은 기이한 데가 있었다. - P161

현실에선 친구를 사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혼자인 지금이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고 사는데...... 인형을 만들면 친구가 생기는 것 같아서 좋아. - P165

지금 생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또다른 생의 자신은 어딘가에서 더 잘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그런 건 아무래도 소용없고 관심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우리는 퍽 잘 어울리지 않은가, 하고 민아는 생각했다. - P1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사람들이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는 데 들이는 노력과 정성에 놀란다. - P154

코를 찌르는 소독제 냄새 너머로 한 공간에서 개인의 흔적이 모두 지워지며 사람이 이토록 쉽게 망각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멍해진다. "지루 부인이라고 하셨나요? 모른다니까요!? 모렐 부인요? 역시 모른다고요!" 그 방은 또다른 이야기를, 이 도시나 인근 시골 어딘가에서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또다른 인생을 기다린다. - P154

공격이야말로 최선의 방어다. - P1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는 나에게 여전히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마음과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죽었다. - P116

그 사람이 하는 일은 그 사람의 심성을 닮는 듯했다. - P124

아름, 재능은 그런 한 단어가 아니고 그 속에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포함된 단어인데, 네가 만난 사람들과 네가 다한 열심도 거기 들어가. 그러니까 우리가 무엇인가에 실패했다 해도 재능이 없는 게 아니야. 네가 바라는 성공에 필요한 재능이 없는 거지. 다른 여러 재능은 있을 거야. 그래서 재능은 항상 사후적일 거야. 되고 나야 그런저런 재능이 있었군, 하고 평가할 수 있거든. - P126

역할이라는 거 정말 어렵지. 그 역할로 인정받고 싶을 때는 더욱더, - P1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있지. 난 책을 읽으며 평생을 보냈어. 그리고 내 생각에 나는・・・・・・ (그는 한순간 머뭇거린다・・・・・・) 나는 그걸...... (그가 다시 말을 멈춘다......) 그 인생 la vie 이란 걸 살지 못한 것 같아, 그 진짜 인생 말이다." - P95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는 이가 있는 한, 죽는 것은 불가능하다." - P110

"레퍼토리 하나 없이 목소리만 좋은 것, 그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거야. 레퍼토리가 낭독자를 만드는 거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해. 초조해하지 말고, 소설 한 권 한 권, 단편집 한 권 한 권, 그러면 너는 바로 널 감동시키는 진주와도 같은 주제들을 발견하게 될 게다. 너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일부터 시작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어야만 잘 읽을 수 있으니까. 네가 남들과 공유하고 싶은 재미있거나 진지한 텍스트들을 선택하렴. 그리고 차츰차츰 중심축을 만들어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그렇게 해서 장르나 주제, 세상의 이런저런 지역이나 저자 이름으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요소들을 어떻게 배합시키느냐에 따라 온갖 조합이 가능해지지." - P111

"너는 금세 푹 빠져들게 될거다. 텍스트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는 건 정말 짜릿하고 감동적이니까. 어떤 한 단어 때문에 이전에 읽은 어떤 책의 어떤 단락을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문학을, 밀려갔다 싶어도 매번 새롭게 태어나면서 끊임없이 되밀려오는 집단창작물이라고 생각하렴. 만약 요행히 그게 인생과 직결된다면, 거기서 너는 걸작을 만나게 되는 거야." - P112

자기가 맡은 역할을 위해 박진감 넘치는 연기를 해야 하는 이야기꾼이나 배우와는 달리, 낭독자는 자기가 읽는 문장에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오직 투명하게 존재해야 한다고 그는 절대적으로 믿는다. 오로지 책의 내용만이 밝게 빛나야 한다. - P114

"우리가 쓴 모든 것의 최초의 선구자인 신은/ 사람들이 취해 있는 이 땅 위에서/정신의 날개를 이 책 속에 넣어놓았다./ 책을 펼치는 사람은 누구나 거기서 날개를 찾아,/ 영혼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저 높은 곳을 날 수 있다./ 학교는 예배당과 같은 성소이다./아이가 알파벳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하나씩 따라 읽을 때 / 문자 하나하나마다 미덕이 들어 있으니. / 그 심장은 이 겸허한 미광 속에서 은은히 빛난다. / 그러므로 아이에게 책을 주어라/손에 램프를 들고 걸어라, 그 아이가 그대를 따라올 수 있도록." - P126

노인요양원에서 이웃은 대단히 중요한 존재다. 이웃들은 서로 유대를 맺는다. 서로 공감한다. 자잘한 도움을 주고받는다.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시시콜콜한 것들에 대해 수다를 떤다. 우리가 책방 할아버지의 방에서 책 읽기를 시작한 이후로, 책방 할아버지와 그의 옆방 할머니 사이에 진지한 우정이 맺어졌다. 책 읽기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 P132

나는 억지로 눈물을 삼킨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직접 맞닥뜨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책 읽기를 통한 우리의 만남은 틀린 표현인지도 모르지만, 우리를 마치 손자와 할머니처럼 암묵적인 결탁을 맺은 공모자들로 만들어주었다. 함께하는 순간마다 받는 것만큼 주고 싶은 마음이 일 때, 서로 거리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적당한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 P134

목소리가 가식적이다. 이건 아니다. 시작부터 엉망진창이다.
당연히 누군가와 직접 통화할 거라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뜻밖에도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겨야 하는 그런 난처한 상황에 처한 꼴이다. "제가 부인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셀레스틴, 저예요, 그레구아르예요!"와 같은 식 말고, 아니, 정말로 진지하게, 회복 불가능한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건넬 때는 어떤 어조로 말해야 하는 걸까? - P1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