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는 항상 바빴다. 항상 다음 한 시간 안에 해야 할 급박한 일이 있었다. 밑창을 간 구두를 찾고, 머리를 감은 뒤 염색하고, 내일 애나가 학교에 입고 갈 코트를 손보는 일. 그 자체로 힘든 바깥일 외에도 로즈는 전에 늘 하던 것과 똑같은 일들을 훨씬 힘든 상황에서 해내고 있었다. 그런 허드렛일들에는 놀라울 만큼 큰 위안이 있었다. - P252

평생 처음으로 그녀는 가정적인 삶을 이해했고 안식처의 의미를 알았으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 P256

그녀는 자랑스러웠다. 자식을 위해 소리지르고 욕하고 분탕질을 하는 빈민가의 맹렬한 엄마가 된 기분이었다. 빈민가의 엄마들은 너무 피곤하고 얼이 빠져서 좀처럼 맹렬하게 굴지 않는다는 사실은 잊고 있었다. 그녀가 그토록 힘을 내고 고자세로 압박할 수 있게 한 것, 집주인을 두렵게 한 것은 그녀의 중산층다운 확신, 정의에 대한 기대였다. - P261

전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터진 돈복. 상실과 행운의 연속. 그녀가 과거나 미래에, 사랑에, 혹은 그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았다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때,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다. - P271

유명하다면 자동적으로 부유할 거라고 생각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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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공원에서 그네를 탄 애나를 밀어주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았다. 비키니를 입고 히죽거리는 모습도 있었다.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닌 모습들. - P244

우리는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전혀 갖추지 못한 결합을 통해 세상에 나온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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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책을 만드는 이유는 오로지
무덤 너머의 사람들과 계속 이어져 있기 위해,
생의 가장 무자비한 적인
흐르는 시간과 망각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지."
「서적상 멘델(1935). 슈테판 츠바이크 - P9

"아이들은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다 인재가 될 수 있다."
‘감옥을 방문하고 나서 씀‘(1881), 빅토르 위고 - P9

"그저 스스로에게 위엄을 갖추고 있을 따름"이라고, - P13

그레구아르 젤랭? 출석-결석, 출석은 했지만 결석한 거나 마찬가지인 존재! 그야말로 완벽한,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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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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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두 번째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제대로 ‘신경써서‘ 듣거나 보지 못해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지만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 줄 알게 된다. 그리고 ‘대성당‘의 화자는 맹인에게 보는 법을 배우고 ‘이거 진짜 대단하군요‘라고 말을 한다.
그는 정말 뭔가를 보게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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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두 대나 있는걸. 컬러 TV하고 고물딱지 같은 흑백 TV. 웃긴 일이지만, TV를 켤 때는 항상 켜는 게 말이지, 컬러 TV야.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아?" 맹인이 말했다. - P299

모든 일에는 처음이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 P301

"난 좋아. 자네가 뭘 보든지 상관없어. 나는 항상 뭔가를 배우니까. 배움에는 끝이 없는 법이니까. 오늘밤에도 내가 뭘 좀 배운다고 해서 나쁠 건 없겠지. 내겐 귀가 있으니까." 그가 말했다. - P304

그는 입 밖으로 연기를 조금씩 내뿜었다. "수백 명의 일꾼들이 오십 년이나 백 년 동안 일해야 대성당 하나를 짓는다는 건 알겠어." 그가 말했다. "물론 저 남자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은 거야. 한 집안이 대대로 대성당 하나에 매달린다는 것도 알겠어. 이것도 방금 저 사람에게 들은 거고. 대성당을 짓는 데 한평생을 바친 사람들이 그 작업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더군. 그런 식이라면 이보게, 우리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게 아닐까?" 그는 소리내어 웃었다. - P306

"자네 인생에 이런 일을 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겠지. 그렇지 않나, 이 사람아? 그러기에 삶이란 희한한 걸세, 잘 알다시피. 계속해. 멈추지 말고." - P309

내 손이 종이 위를 움직이는 동안 그의 손가락들이 내 손가락들을 타고 있었다. 살아오는 동안, 내 인생에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 P311

나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우리집 안에 있었다. 그건 분명했다. 하지만 내가 어디 안에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 P311

그는 문을 열고 가만히 서서 귀를 기울였다. 아래층 층계참에서 이네즈가 오일을 빌려줘서 고맙다고 매슈스 부인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 그다음에는 그녀의 죽은 남편과 그 사이의 연관성 (인용자)을 이끌어내는 말을 들었다.

‘그녀의 죽은 남편과 그 사이의 연관성‘이란 주인 할머니의 남편 역시 귀가 안 들린 적이 있었는데, 로이드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귀지를 빼낸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이리라. 이 에피소드는 이런 일이 로이드와 이네즈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부부 사이에서 매우 흔하다는 것과,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라는 걸 암시한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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