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어서
여우별 지음 / 부크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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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고 남들의 시선에 맞춰 살아가다 보면 가슴 한구석이 헛헛해지고 깊은 피로감이 밀려오는 순간이 찾아온다.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작은 실수나 침체에도 스스로를 더욱 몰아세우며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곤 했다. 여우별 작가의 에세이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어서라는 책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며 괜찮다고 위로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오랫동안 마음의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으며 애써 온 사람들을 향해 작가가 오랫동안 품어온 솔직하고 차분한 위로의 언어들을 차분하게 건네준다. 작가는 무조건적인 긍정이나 억지스러운 조언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안과 고민 그리고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살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날도 있는 법이라고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마치 불교의 진리가 들어가 있는 느낌도 들었다. 마음 속 불안이나 괴로움을 나직히 바라보면서 관찰 하는 부분들이 떠올랐다.


​작가의 글들은 마음속을 어지럽히던 수많은 걱정과 조급함이 서서히 가라앉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방황하던 날들에 작가가 건네는 문장들은 깊은 위로가 되어주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고 남들이 정해둔 속도에 자신을 맞추며 힘들어할 필요가 없으며 오늘 하루를 버텨낸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눈부시다는 가르침은 큰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행복을 먼 미래로 미루지 말고 오늘 내가 지닌 사소한 일상과 스스로의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깨닫게 되었다. 이런 부분도 내가 요즘 공부하는 부처님 말씀들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결국 이 책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은 세상을 살아가며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인정받으려 애쓰기 전에 가장 먼저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고 내 편이 되어주라는 진실한 당부다. 나조차 나를 미워하고 자책할 때 내 마음을 가만히 보듬어주고 따뜻한 눈빛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습관이야말로 삶의 풍파를 이겨내는 가장 단단한 힘이 된다. 작가의 글들은 지친 마음에 온기를 채워주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어서는 삶의 지치고 힘든 순간이 올 때 글이 주는 진정한 위로와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책이다. 타인의 시선과 삭막한 현실 속에서 마음의 길을 잃고 방황하거나 깊은 피로감에 무너져 내릴 때 이 책의 문장들을 가만히 써 내려가거나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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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을 통과하는 중 ㅣ HiP 시리즈
허진희 지음 / 텍스티(TXTY)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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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지나간 시절이나 과거의 특정 순간을 되돌아보며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볼 때가 있다. 도망치듯 돌아서야 했던 시간 속에 묻어둔 미안함이나 깊은 죄책감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가슴 한구석에 앙금으로 남아 있기도 한다.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큰 사랑을 받은 허진희 작가의 신작 연작 소설 엔딩을 통과하는 중은 상처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구원의 손길을 건네주는 미스터리 시간 여행 이야기다.


​이 소설을 읽으며 인상 깊고 좋았던 부분은 서이의 이야기와 다울의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서사 구성이었다. 15 년 전 죽고 없는 친구 다울을 다시 마주하기 위해 폭설을 뚫고 모령이라는 과거의 공간으로 되돌아가는 서이의 절박한 시선과 그 시절 서이가 미처 다 읽어내지 못했던 다울의 깊은 진실과 속마음이 교차하며 펼쳐지는 서사는 깊게 몰입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한 사람의 일방적인 회상으로만 흐르지 않고 서이 이야기와 다울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지며 서서히 비밀이 밝혀지는 구조 덕분에 두 인물이 나누었던 감정의 결을 훨씬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15년이라는 세월을 되감아 마주한 그 시절 속에서 서이는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죄책감의 실체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과거 도망치듯 떠나왔던 기억의 공간에서 다울이 가슴속 깊은 곳에 품고 있었던 진짜 마음을 하나씩 확인해 가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서로에게 아픔이자 동시에 세상에 하나뿐인 든든한 빛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넘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진정한 이해가 서로를 구원하는지 보여준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구원이 사람을 살린다는 작가의 메시지처럼 이 소설은 지나간 이별과 비극에 매여 슬퍼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련의 엔딩을 통과하여 나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서이와 다울의 서사를 차분히 따라가는 동안 나 역시 지나간 날들의 아쉬움과 화해하는 기분을 느꼈다.

#엔딩을통과하는중 #평서토니의마임이스트 #허진희
#HiP시리즈 #텍스티 #같이읽고싶은이야기 #tx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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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숲의 동물들 ㅣ 미래그림책 202
강병인 지음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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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한글이 지닌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강병인 작가의 한글 숲의 동물들이라는 책은 단순한 글씨를 넘어 선 하나하나에 생명이 숨 쉬는 예술 작품처럼 다가왔다. 미생이나 대왕세종 그리고 참이슬 글씨로 널리 알려진 캘리그라피 거장의 손끝에서 탄생한 동물 글자들은 활자라는 틀을 깨뜨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준다.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상상하면 그 모습과 닮은 글씨를 쓸 수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종이 밖으로 뛰어나올 듯 살아있는 생동감을 품고 있었다.


​수많은 동물 글자들 중에서 내 시선을 가장 강렬하게 사로잡았던 대목은 단연 개라는 글자였다. 현재 우리 집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반려견 빵글이가 살고 있기 때문에 개라는 글자가 표지와 본문에 등장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억세면서도 율동적인 붓 터치로 표현된 ㄱ과 ㅐ의 형태는 마치 화가 나서 짓거나 꼬리를 흔들며 신나게 달려오는 강아지의 활기찬 찰나를 그대로 포착한 듯했다. 글자를 보는 내내 곁에서 재롱을 부리는 우리 빵글이의 얼굴이 겹쳐 보여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가 머물렀다.


​또한 고양이라는 글자를 다룬 대목 역시 깊은 잔상을 남겼다. 글자의 모서리와 획 사이에 오롯이 새겨진 날카로우면서도 호기심 어린 눈매는 매일 퇴근길에 우리 아파트 단지 구석에서 조용히 마주치는 들고양이의 눈빛과 똑같았다. 경계심을 품은 채 가만히 서서 이쪽을 응시하는 동네 들고양이의 유연하고 정막한 분위기가 고양이 세 글자 속에 온전히 녹아들어 있었다. 활자 하나로 동물의 습성과 감정까지 표현해 내는 저자의 정교한 감각이 멋있었다.


​책 속에 담긴 자유롭고 강렬한 글씨들을 감상하는 동안 유년 시절의 추억들이 지나갔다. 나 역시 어릴 적에 길거리의 화려한 그래피티에 마음을 빼앗겨 혼자 블랙북이라는 수첩을 품에 안고 매일같이 새로운 태깅 글씨를 연습하던 기억이 있다. 영문 알파벳의 각도를 비틀고 획을 늘려가며 나만의 멋진 글씨를 조합하던 그 시절의 열정이 강병인 작가의 한글 멋글씨를 통해 다시금 떠올랐다. 알파벳이 아닌 소중한 우리 한글로도 이토록 거칠고 자유로운 예술적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오랜만에 블랙북을 펼쳐 들고 나만의 느낌을 담아 한글 태깅 글씨를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났다.


​한글 숲의 동물들은 단순히 예쁜 글씨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넘어 언어가 가진 아득한 상상력과 잊혀가던 예술적 본능을 깨워준 책이다. 빵글이와의 다정한 일상을 떠올리게 해주고 아파트 들고양이의 시선을 느끼게 해주며 내 안의 창작 욕구를 지펴준 짧지만 기억남는 독서가 되었다.

#한글숲의동물들 #강병인 #미래아이 #멋글씨 #캘리그라피 @mirae_i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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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라를 돕는 이유 -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ㅣ 서가명강 시리즈 45
김부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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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부열 교수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지속가능발전과 사회혁신을 가르치는 학자인데,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의 제자라는 이력과 함께 말라위, 에티오피아, 가나, 미얀마, 캄보디아 등에서 직접 개발 사업과 연구를 진행해온 경험이 눈에 띄였다. 책상 위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부딪히며 쌓은 데이터로 쓴 책이라는 게 느껴져서 신뢰가 갔다.


지구는 부유한데 인류의 절반이 굶주린다는 1부부터 시작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17가지 목표, 지구가 계속 불균형해지는 진짜 이유, 그리고 시장과 정부 밖에서 시작된 변화까지 큰 흐름으로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자본주의는 왜 잘 작동하지 않을까, 공공시스템은 왜 빈곤 앞에서 무너졌을까를 다룬 3부였다. 지구 전체로 보면 자원과 부가 결코 부족하지 않은데도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여전히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을 짚어내는 대목에서 그동안 막연하게만 느꼈던 불균형의 구조가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곳곳에 마련된 묻고 답하기 코너였다. 각 부가 끝날 때마다 평소에 막연히 궁금했지만 딱히 어디 물어볼 데가 없었던 질문들을 하나씩 짚어주는데 실질적인 궁금증이 해소되는 느낌이라 좋았다. 특히 가난의 원인은 정말 개인의 게으름과 불성실일까라는 질문 앞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평소에 나의 어머니는 근면성실을 강조하며 개인이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책에서는 평생 소득을 결정하는 요인 중 어떤 나라와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지가 80퍼센트 이상을 좌우하고 개인의 노력이나 재능은 20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준다. IQ 150의 아이라도 태어난 나라와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경제력을 갖춘 나라가 된 것도 결국 운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하는 말로 운칠기삼이라고 하는데, 개인의 성실함이나 국민성만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전쟁 이후 특정 시기에 국제 원조를 받을 수 있었던 지정학적 위치, 교육에 대한 투자가 가능했던 시대적 흐름,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주어졌던 여러 기회들이 겹쳐서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지 순전히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더 부지런하고 성실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결국 어머니 말씀은 우물 안 개구리 입장이라고 본다.


그렇게 생각하니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일이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받았던 행운을 다른 방식으로 되돌려주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가난은 국경에서 멈추지 않고 결국 연결된 세계에서 함께 풀어가야 할 공동의 과제라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국제 개발이나 빈곤 문제에 막연한 죄책감이나 무관심만 갖고 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흥미있을 것이다. 나도 멈췄던 정기기부를 다시 해야겠다.

#가난한나라를돕는이유 #서가명강 #경제책추천 #책스타그램 #책추천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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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과거 앞에 서성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 강태공으로 알아보는 천하를 낚는 삶의 태도 ㅣ 동양철학전집 고전보감 시리즈 2
강태공 지음 / PHILO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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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천자전기라는 만화를 즐겨 봤다. 그 안에 등장하던 강태공이라는 이름이 유독 기억에 남았었다. 조금 커서는 봉신연의를 읽으며 그가 위수에서 낚시를 하며 때를 기다리다가 문왕을 만나 스승으로 발탁됐다는 이야기를 더 자세히 알게 됐다. 어릴 때는 그저 신비로운 도술을 부리는 인물 정도로만 기억했는데 이번에 동양철학전집 고전보감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을 읽으면서 강태공이라는 사람의 삶과 철학을 제대로 마주하게 됐다.

그의 이력을 다시 읽어보니 새삼 다르게 다가왔다. 오랜 시간 곤궁한 삶을 견디며 위수 근처에서 때를 기다리던 사람, 목야 전투를 앞두고 모두가 흉한 점괘 앞에서 두려워할 때 썩은 거북 껍질과 마른 뼈가 어찌 앞날을 알겠느냐며 오히려 출병을 권했던 사람. 어릴 때 만화로만 접했던 캐릭터가 오랜 인내로 내실을 다지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주저 없이 결단하는 실존 인물로 그려졌다. 어릴 적 이야기로 먼저 접한 인물을 성인이 되어 그 철학과 삶의 태도로 다시 만나니 이해가 한결 쉽고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복수불반분이라는 말이었다. 강태공이 가난을 견디지 못하고 떠났던 아내가 훗날 제나라 제후가 된 그를 다시 찾아왔을 때 물을 엎으며 이 물을 다시 담을 수 있다면 받아주겠다고 말했다는 일화다. 처음 읽었을 땐 다소 매정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책은 이걸 단순한 냉정함이 아니라 끝난 인연과 헛된 미련을 스스로 베어내는 결단으로 풀어낸다. 곱씹어 보니 이 말은 인간관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투자를 할 때도 이미 손실이 난 종목을 붙잡고 본전 생각에 매몰되어 있거나, 지나간 선택을 두고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하고 자책만 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태도가 결국 오늘을 갉아먹는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다음 걸음이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여러 상황에 두루 적용될 수 있는 단단한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련에 등을 돌리라는 1장부터 시작해 엎질러진 인연을 베어내는 법, 텅 빈 그릇 앞에서 무엇을 볼 것인지, 때를 기다리는 용기, 그리고 돌아보지 않는 자만이 맹렬하게 나아간다는 마지막 장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옛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의 미련과 후회에 맞춰 재해석해준 덕분에 고전 속 인물의 이야기가 지금 내 삶에 실감 나게 와닿았다.

르온서평단(단단한맘&킴히)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gbb_mom @_kkimhee
@water_liliesjin @motivebooks.official

#돌이킬수없는과거에서성이고있는이유는무엇인가 #강태공 #모티브 #르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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