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사치 - 가족을 이루는 삶이 특별해진 시대의 가족
진미정 지음 / 김영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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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미정 작가의 가족이라는 사치는 가족을 이루는 평범한 삶이 이제는 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특권이 되어버린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과거에는 누구나 때가 되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을 당연한 인생의 궤적으로 여겼다. 하지만 책의 제목처럼 오늘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가족이라는 제도를 선택하고 유지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사치재가 되었다.

최근 뉴스에서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아주 조금 반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출생 고령화 20년이라는 파트를 읽다 보면 그 작은 수치의 변화에 결코 안심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여전히 팍팍한 경쟁 사회와 양극화 속에서 청년들은 가족을 꾸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작가는 소비주의 양육과 집단 착각이라는 대목을 통해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하는 기형적인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정확하게 꼬집는다.

이 거대한 저출생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단순히 돈을 쥐여주는 정책을 넘어 다른 나라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참고하여 가족의 형태를 넓히는 고민이 필요하다. 프랑스나 북유럽 국가들처럼 전통적인 혼인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동거나 다양한 결합을 법적인 가족으로 인정해주고 포용하는 열린 제도가 아주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정상가족 모델의 해체와 가족 다양성을 강조하듯 우리나라도 낡은 틀을 깨고 다문화가족이나 1인 가구 등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가족이라는 사치는 변해가는 가족의 의미를 객관적인 통계와 따뜻한 시선으로 짚어주는 아주 훌륭한 책이다.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 모두가 꼭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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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장의 고백
조승리 지음 / 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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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리 작가의 용궁장의 고백은 평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장강명 작가의 강력한 추천사 덕분에 무척 기대했다. 머리에 불도저가 쳐들어온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장강명 작가의 극찬은 과장이 아니었다. 전작인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에서 보여주었던 특유의 거침없는 문체가 이번 신작 소설에서는 더욱 날카롭고 흥미로운 서사로 폭발한다. 거짓으로 평온해지지 않으려는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몰아친다.

그날 밤 용궁장에 불이 났다 모두가 행복해졌다라는 문장이 이 소설의 서늘한 분위기를 암시한다. 불길 속에서 살아남기를 원했고 그렇기에 모든 인연을 모조리 불태워버린 사람들의 서사는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작가는 누가 불을 질렀는가라는 얄팍한 추리 대신 왜 그들은 불태워야만 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거나 인과응보라는 식의 낡은 관습과 기대들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는지 잔인한 진실을 가감 없이 들추어낸다. 독자의 머릿속에 엉성하게 세워진 도덕적 예상들을 무너뜨리는 작가의 필력에 압도했다.

1부 피해자의 고백부터 시작해 가해자 설계자 생존자 그리고 조력자의 고백으로 짜임새 있게 이어진다. 하나의 화재 사건을 둘러싸고 각기 다른 입장에 선 인물들이 릴레이처럼 자신의 진실을 털어놓는 구조는 숨 막히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 전복되고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전개 속에서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목격하게 된다. 각자의 살 궁리를 위해 서로를 짓밟고 이용하면서도 결국 거대한 비극의 수레바퀴 안에서 얽혀있는 인물들의 군상이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터질 듯 달려나가는 서사와 쉴 새 없이 넘어가는 페이지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소설이다. 금기를 부수는 조승리 작가의 거침없는 문장들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남겨준다. 인간관계의 위선과 사회적 통념에 넌더리가 난 사람이나 강렬하고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의 힘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소설을 추천한다.

#용궁장의고백 #조승리작가 #장강명추천 #달출판사 #서평단 @dalpublis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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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했고 다르게 외로웠다 - 4가지 애착 유형으로 보는 관계의 심리학
송준영 지음 / 위너스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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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영 작가의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했고 다르게 외로웠다는 애착 유형을 통해 우리의 복잡한 관계와 심리를 풀어내는 책이다. 4가지 애착 유형으로 보는 관계의 심리학이라는 문구가 평소 인간관계에서 겪던 답답함을 해소해 줄 것 같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우리는 늘 사랑하는 사람과 잘 지내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상처를 주고받는다. 그 이유가 상대방이 나빠서가 아니라 단지 두려움을 처리하는 애착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위로해 준다.

애착의 시작점부터 심리와 갈등 그리고 알아차림까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파트 2와 파트 3에서 다루는 불안형과 회피형의 악순환 고리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지난 연애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서 뼈아프게 다가왔다. 연락 문제로 끊임없이 애정을 확인하려 했던 행동이 사실은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불안형 애착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반대로 갈등 상황에서 입을 닫고 숨어버리던 상대방은 나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 갈등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회피형 애착이었을 뿐이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대로만 사랑을 강요했던 지난날이 떠오르기도 했다.

애착은 다시 배울 수 있다는 문장은 우리에게 안도감을 준다. 저자는 어릴 적 형성된 애착 유형이 평생을 지배하는 족쇄가 아니라고 말한다. 파트 4에서 설명하듯 불안감이 몰려올 때 내 감정을 객관적으로 알아차리고 잠시 숨을 고르는 훈련을 통해 우리는 얼마든지 안정형 애착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갈등 뒤에 숨은 진짜 욕구인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은 단순히 연인 관계를 넘어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훌륭한 소통의 열쇠가 되어준다.

이 책은 잦은 다툼으로 지쳐있는 연인들이나 늘 비슷한 이유로 이별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처방전 같은 책이다. 상대방을 비난하기 전에 먼저 내 마음속의 결핍과 두려움을 직시하게 만들어준다. 책에 수록된 애착 유형 셀프 체크리스트를 통해 나 자신을 점검해 보는 것만으로도 관계의 실타래가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각자의방식으로불안했고다르게외로웠다 #송준영작가 #위너스북 #서평단 #4가지애착유형 #심리학 #사랑의방식 @winners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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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 여행 - 나이 듦, 그래서 더 아름다운
이여진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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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진 작가의 칠십 여행은 일흔이라는 나이에 떠난 여행의 기록을 통해 나이 듦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에세이다. 오래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길이 있다 오래 살아야 비로소 만나는 내가 있다라는 문장이 생각을 오래도록 하게 했다. 평소 아내와 함께 여행 다니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는 나에게 이 책은 단순한 기행문을 넘어 우리가 앞으로 걸어갈 노년의 삶을 미리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정표처럼 느껴졌다.

목차를 넘기며 작가가 코타키나발루의 노을부터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수평선 그리고 가우디와 미켈란젤로의 고독한 천재성까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남긴 감상들을 따라가 보았다. 70대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새로운 세상에 감탄하고 낯선 풍경 속에서 지나온 삶의 의미를 짚어가는 작가의 모습이 무척 존경스러웠다. 늦게 떠나도 마음은 언제나 처음이다라는 글귀처럼 육체는 나이 들지언정 세상을 바라보는 호기심과 설렘은 청춘 못지않게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큰 희망을 건네준다.

읽는 내내 은퇴 후 아내 그리고 우리의 사랑스러운 반려견 빵글이와 함께 떠날 여행의 풍경들을 머릿속으로 수없이 상상했다. 젊은 시절의 여행이 팍팍한 현실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치열한 도피였다면 노년의 여행은 이 책의 작가처럼 내면을 비우고 잊고 살던 진짜 내 모습을 찬찬히 마주하는 여유로운 과정이 될 것이다. 아내와 손을 잡고 낯선 이국의 골목길을 거닐며 빵글이가 앞장서서 꼬리를 흔드는 평화로운 일상이 우리가 완성해 나갈 가장 아름다운 인생의 해피엔딩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반드시 이루고 싶다.

칠십 여행은 젊음이라는 훈장을 내려놓고 비로소 자신만의 속도로 인생을 음미하기 시작한 모든 어른들에게 바치는 에세이다. 나이 드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이나 노년의 삶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나이 듦이 쇠퇴가 아니라 더 깊고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끌어안는 눈부신 여정의 시작임을 깨닫고 다가올 나의 노후를 기분 좋게 기대하게 될 것이다.

#칠십여행 #이여진작가 #스노우폭스 #여행에세이 #여행 #서평단 @snowfox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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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L, 이렇게 하면 된다 - 기초부터 CASE 식, 윈도 함수, 조인, 고급 쿼리까지 실제 예제로 빠르게 배우고 정확하게 쓰는 SQL 활용 및 프로그래밍 완전 가이드, 제2판
미크 지음, 윤인성 옮김 / 제이펍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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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베이스를 다루며 어느 정도 SQL 쿼리를 짤 줄 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복잡한 요구사항이 들어오면 서브쿼리가 한없이 중첩되고 쿼리 길이는 끝없이 길어지며 성능은 바닥을 치는 문제에 부딪히곤 했다. 미크 작가의 SQL 이렇게 하면 된다 제2판은 바로 이런 한계에 부딪힌 초급 엔지니어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책이다. SQL은 문법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다라는 문장은 왜 그토록 복잡한 쿼리와 씨름해야 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4장 3값 논리와 NULL 파트는 그동안 실무에서 원인도 모른 채 겪었던 수많은 에러들을 해결하는데 이해가 가게 만들어준다. NULL 값을 단순히 값이 없는 상태로만 취급하다가 NOT IN 연산자나 EXISTS 술어를 사용할 때 데이터가 누락되거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골치가 아픈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 책은 두 가지 NULL의 차이점과 unknown이라는 제3의 진릿값을 통해 SQL이 왜 그렇게 작동할 수밖에 없는지 아주 깊이 있고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덕분에 막연하게 두려워하며 피하기만 했던 NULL 처리를 이제는 정확한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7장의 윈도 함수로 행 간 비교하기와 절차형에서 집합 지향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부분은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전 행과 현재 행의 값을 비교하기 위해 복잡한 상관 서브쿼리를 짜느라 쿼리의 가독성을 망치곤 했다. 하지만 윈도 함수의 내부 동작 원리와 HAVING 절의 진정한 힘을 이해하고 나니 길고 복잡했던 코드가 마법처럼 몇 줄의 선언형 쿼리로 압축되는 것을 경험했다.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려는 절차지향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데이터를 거대한 집합으로 바라보게 해준 작가의 조언은 프로그래밍 시야를 한 차원 높여주었다.

이 책은 단순히 문법을 나열하는 기초 자습서가 아니라 일본 최고의 데이터베이스 전문가가 20년간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빚어낸 훌륭한 실전 지침서다. SELECT 문은 쓸 줄 알지만 쿼리 최적화나 복잡한 집합 연산 앞에서 늘 작아지는 실무 엔지니어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SQL이렇게하면된다 #sql #일본최고DB전문가 #미크 #제이펍 #프로그래밍 #고급쿼리 #서평단 @jpub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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