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존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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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장기와 접목시킨 치열한 생존게임이라는데, 기시 유스케의 필력과 장기長技가 제대로 잘 발현될만한 소재같아서 기대됩니다. 기시 유스케라는 이름만으로 일단 믿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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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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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짝반짝 펄이 들어간 고양이 그림의 표지가 귀엽고 매력적인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 다작이라는 말로 설명이 안 될 정도로 많은 작품을 집필한 아카가와 지로의 대표 시리즈물이다. 제목 그대로 '홈즈'로 이름붙여진 삼색털 고양이가 살인사건을 해결하게 되는데, 개략적인 정보로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 고양이가 사람처럼 말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사건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보여준다거나 트릭을 암시하는 행동들을 보여줘서 사건해결에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설정이다. 물론 사람말을 알아듣고 반응하고, 범인에게 덤벼든다거나, 능청스럽게 행동하는 등의 모습들은 보여준다. 실로 주인공다운, 매력적인 캐릭터다.

 

 삼색털 고양이는 일종의 돌연변이 같은 것으로서, 암컷밖에 있을 수 없다고 했던가? 따로 찾아본 것은 아니고,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에 나왔던 내용이다. '홈즈' 역시 암컷이다. 자궁에 종양이 생겨 자궁을 들어낸 이후로 뭔가 곰곰이 생각하는 모습이 보여지는 등 덕분에 특출난 능력(?!)이 발현되어진 듯 하다.

 

 '홈즈'는 원래 하고로모 여자대학 영문학과 학과장 모리사키 교수가 기르던 고양이였는데, 교수가 살해되면서 가타야마 형사가 맡게 된다. 전 주인의 원수를 찾아 갚는다는 모티브도 있겠고, 새 주인에게 보답한다는 의미도 있어, 어리숙하고 나약한 가타야마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한다.

 

 가타야마 형사는 '아가씨'라는 별명으로 불릴만큼 심약한 캐릭터. 형사인 주제에 피만 보면 빈혈을 일으키고, 여자 옆에만 가도 긴장해서 어쩔줄을 모르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다. 물론, 사건이 진행됨과 동시에 주요인물 중 한 명인 유키코와 연애질(?!)을 하는데, 처음의 그 소심하고 나약한 캐릭터는 어디갔는지, 생각외로 진하고 에로틱한 장면들이 연출되어 조금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 자식, 어리숙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결국엔 남자였구만... -_-;;

 

 매춘을 하던 여대생이 살해되는 사건으로 시작해 모리사키 교수의 밀실살해사건, 여대내 매춘그룹의 정체, 모리사키 교수에 얽힌 개인적인 원한과 음모, 대학내의 비리와 원한 등 여러 사건과 동기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가는 가운데 가타야마와 유키코의 연애, 가타야마의 동생 하루미와 선배 형사와의 불륜 의혹 등 다양한 서브 스토리들이 커피에 섞여드는 크림마냥 소용돌이치며 섞여든다.

 

 분량에 비해 생각보다 많은 사건과 배경, 여러가지 일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등장인물이 그리 많지 않은데, 거의 대부분이 이러저러한 사건에 얽혀있고,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된다. '아니, 이 사람이 그랬단말인가?!' 싶은 반전도 튀어나온다. 밀실살인 트릭 역시 나름 기발한데, 충분히 힌트를 주고 강조까지 해주고 있으니 한번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그렇지만 후반부에 가면 너무 많은 일들이 복잡다단하게 휘몰아쳐서 조금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 일단 재미있다. '추리하는 고양이'라는 다소 판타지스런 설정만 부담없이 받아들인다면, 개성 뚜렷한 인물들, 발랄한 캐릭터, 재미있는 대사와 해프닝, 결코 허술하지 않은 트릭과 사건의 얼개, 모종의 음모와 사건의 해결 등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치밀하게 짜여진 추리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70년대에 쓰여진 작품임에도 낡았다는 느낌없이 술술 읽히는데, 확실하게 정립된 캐릭터와 인기 덕분에 무려 47권에 이르는 시리즈가 출간되었다고 한다. '씨엘북스' 출판사에서 이 작품을 모두 출간할 계획(현재는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크리스마스>까지 10권이 출간)이라고 하니, 정말 오래도록 함께할 재미있는 시리즈물을 '득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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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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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형사가 돌아왔다. 니혼바시의 신참자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 가운데 대체로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는 가가 형사 시리즈. 네리마 서 소속이었던 가가 교이치로, 아니, 애초에 경시청 수사 1과 소속이었던 그가 관할서를 떠돌게 된 이유는 이 작품의 말미에 잠깐 언급되지만 어쨌거나 이번에는 니혼바시서에 배속되어 사건을 풀어간다. 미쓰이 미네코라는 중년여성이 살해된 살인사건.

 

  

작품의 큰 줄기는 살인사건이지만 각 챕터별로 니혼바시 고덴마초 상점가의 소소하고 비밀스런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살인사건 현장에 등장한 작은 증거품들과 관련있는 상점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집안의 작은 문제와 오해, 그리고 가슴 따뜻해지는 해결과 결말들을 보여준다. 이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이 미덕은 오롯이 가가 교이치로의 냉철한 눈과 따스한 가슴으로 빚어낸 열매다. 조금은 독특하면서도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철두철미함,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사건과 큰 관련이 없는 일까지도 모조리 해결하는 집요함. 그리고 그 세세한 작은 것들이 결국은 하나로 뭉쳐 결과를 이루어내고 결말을 만들어낸다. 어떻게 이런 형태로 작품을 구상하고 써냈는지, 새삼 감탄스럽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제작되고 방영된 것이 우리나라에 책으로 번역된 것보다 일렀기에, 드라마를 먼저 봤고, 그래서 전체적인 흐름과 결말을 모두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좋았다. 간명하면서도 가슴을 파고드는 문장들, 비쥬얼에 압도되어 글로 읽지 않았다면 결코 느끼지 못했을 것들. 이것이 원작의 힘, 이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힘, 이것이 가가 교이치로의 힘이 아닌가 한다. 간만에 읽은, 만족이라는 이름의 소스에 푹- 하니 찍어먹는 맛있는 샤브샤브 같았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좋은 작품. 역시 가가 형사 시리즈는 그냥 믿고 가는거다!

 

 

드라마를 먼저 봤기 때문에 안좋았던 유일한 단점은 바로, 드라마에서 가가 형사 역을 맡았던 배우 '아베 히로시'의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읽는 내내 가가 형사의 얼굴에 아베 히로시의 얼굴이 겹쳐보여 몰입이 방해되었다는 점이다. 아베 히로시는 연기도 좋고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지만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그의 마스크 덕에 앞으로도 가가 형사 하면 영락없이 그의 강렬하고 막강한 얼굴이 떠오를 것 같다. 작품 속에 서술된 가가 형사의 눈은 서글서글하다고 되어 있는데, 아베 히로시의 눈은 서글서글하다기 보다는 부리부리 하지 않은가!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눈!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를 주욱 읽으며 상상했던 가가 교이치로의 이미지와 조금 괴리가 있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 가가 형사에 아베 히로시가 딱이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듯 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근작 가운데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 예정인 작품이 몇 작품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가가 형사 시리즈의 차기작은 언제쯤 쓰여지고 소개될지, 그것이 예상보다 긴 기다림이 될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말, 역시 가가 형사 시리즈는 그냥 믿고 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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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포 킬러 - 본격 야구 미스터리
미즈하라 슈사쿠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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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을 했다는 모함에 빠져 야구인생이 오락가락하게 된 인기구단 오리올스의 젊은 좌완 에이스 사와무라. 점점 옥죄어 오는 검은 마수를 뿌리치고 배후를 밝히기 위해 직접 발로 뛰기 시작한다...

 

올시즌 개막하기 직전 우리나라 프로야구에 있었던 사건과도 묘하게 겹쳐보이는 소설 <사우스포 킬러>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라지만 미스터리 라기보다는 야구를 배경으로 한, 야구선수가 주인공인 하드보일드류에 더 가깝다. 괴한으로부터의 불의의 습격, 발버둥칠수록 더욱 더 깊이 빠져드는 함정의 늪, 의심스러운 주변 인물들, 선뜻 접근해오는 미녀, 나름의 분위기와 반전이 있는. 흘러가는 분위기나 보여주는 단서 등으로 추리해 보면 범인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기본적으로, 거의 항상 나쁜놈처럼 보이는 놈은 범인이 아니고, 제일 범인 아닌 것 같은 놈이 범인이라는 것!

 

이 소설의 묘미는 비교적 제대로 된 야구장면 묘사와 현장분위기, 야구선수로서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다는 데 있지 않나 싶다. 실제 현장의 모습이나 선수들의 생활, 우리나라의 현실과 얼마나 대비되고 싱크로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제법 그럴싸하게 묘사하고 설명해 놓은 장면들이 제법 흥미진진하다. 앉은 자리에서 스르륵 읽어치울만큼 가독성도 훌륭하고, 쉬우면서도 재미있다. 마지막 최후(?)의 등판 장면은 무척 긴박하고 흥미진진했던 반면, '만신창이가 된 영웅 투수가 최후의 힘을 짜내 피와 땀이 얼룩진 공을 뿌린다' 식의 일본 야구만화스런 연출 같아서 읽으면서 피식 하기도 했다. 뭐,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볼만했다.

 

읽는 내내 사와무라가 상하고하를 막론하고 시종일관 너무 뻣뻣하고 잘나서 누군가에게 쉽게 원한 살 것 같다 싶었고, 지나치게 정의롭고 용감하고 두뇌빠르고 멋지기만 한 주인공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는 다~ 자업자득인 것이야... 그리고 결말로 가는 과정이 비교적 단편적이었고, 변화구 없이 직구 일색이었다는 점도 조금은 아쉽다.

 

그렇지만 지난 해 읽었던 '쓸데없이 긴 제목의' 모 야구소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하고 흥미진진했던 <사우스포 킬러>. 야구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대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이 소설에도 첨벙~ 빠져들어 유영游泳하지 않을까 싶고, 야구에 별 관심없는 분들도 이야기 자체의 재미만으로 충분히 소설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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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의 꿀
렌조 미키히코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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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여 페이지 분량의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며 떠나지 않던 얼굴 하나, 바로 일본 여배우 '단 레이(檀れい)'다. 여타 다른 작품들에도 많이 출연했겠지만 내가 그녀의 얼굴을 보고 기억한 것은 드라마 '아름다운 이웃(美しい隣人)'에서였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내게 더 익숙했던 '나카마 유키에'의 이름만 기억되었을 뿐, 얼굴과 애달픈 연기만으로 기억했던 여배우의 이름이 '단 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건 순전히 소설 <조화의 꿀>을 읽고 나서 '조화의 꿀'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해 본 덕분이다.

 

 '조화의 꿀' 검색 결과를 쭉 훑어보던 중 소스라치게 놀랐던 것은 '조화의 꿀'이 일본에서 드라마화 되었고, 그 주연으로 바로 이 '단 레이'가 출연했다는 것! 물론, 내가 상상하고 이미지를 겹쳐보았던 소설 속 '단 레이'는 아들을 유괴당한 엄마 '카나코'였지만, 드라마 '조화의 꿀'에서는 '란' 역할로 분扮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그녀의 얼굴이 드라마 소개 이미지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음을 본 그 순간, 머릿속에 콰지직! 벼락이라도 내려친 듯 했다... 내 예지력이 이 정도였단 말인가?! -_- ....어디까지나 '유괴된 아이의 엄마'라는 이미지 덕분에 '아름다운 이웃'에서 아이를 빼앗긴 엄마 역으로 나왔던 '단 레이'가 떠오르게 된 것이었겠지만... -_- 여담이지만, 이 '단 레이'라는 배우는 '8일째 매미'라는 작품에서 '아이를 유괴하여 키우는 여성'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이건 뭐, 유괴 전문 여배우 되시겠다.... 후후후

 

 렌조 미키히코의 <조화의 꿀>은 아이 유괴를 둘러싼 진실과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다. 명확한 주제와 명확한 사건들로 600여 페이지의 분량을 만들어낸 것은 세세한 심리묘사에 공을 들였기 때문. 사실, 너무 질질 끈다는 느낌이 없잖아 들기도 했지만, 강렬한 반전과 놀라운 진실은 그 모든 과정을 보상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름 충격적이다.

 

 물론,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억지스런 설정들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지만 분명 뒷통수 얻어맞은 중후반부까지의 반전은 상당히 괜찮았다. 오히려 작가가 비장의 카드로 준비한 마지막 챕터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쉽사리 진상을 눈치챌 수 있었기에 좀 맥이 빠졌다. 이런 식의 '놀이'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하며 어이없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기에...

 

 작품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총 3단계의 진행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장 심각하고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던 첫 단계, 첫 부분이 결과적으로는 가장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되어 버리고, 중후반부 반전과, 마지막 100여페이지의 마지막 부분에 방점이 찍히게 된다. 진상을 교묘히 가리기 위한 연막과 'XX유괴'라는 반전을 위한 작가의 포석이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그렇지만 작품속에서 심각하게 생각해보고 나름 추리해봤던 부분들도, 그냥 별것 아닌 것으로, '가짜'를 위한 '가짜'로 넘어가는 부분들이 의외로 많았고, 명백하게 밝히지 않고 얼렁뚱땅 넘겨버린 부분들도 있다는 점은 분명히 단점이라 할 수 있다.

 

 표지의 제목 위에 표기된 한자를 보기 전까지 이 작품의 제목을 '조화(調和)의 꿀'이라고 오해하면서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 했었는데, 책을 받아들고 보니 '조화(造花)의 꿀'이더라.... -_- 조화(調和)가 조화(造花)가 되니, 작품 이곳저곳에 곰곰히 생각해 볼 부분들이 많음을 깨달았다. 여러모로 충분히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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