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아이 - 상 영원의 아이
덴도 아라타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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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대하고 끝모를 깊음을 지닌 채 흘러내려가 지독한 애처로움과 눈물로 여울지게 만드는 이야기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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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리 시즈카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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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로베리 나이트》시리즈로 잘 알려진 혼다 테쓰야의 또 다른 작품 《히토리 시즈카》. 열혈여형사 '히메카와 레이코' 캐릭터와 대척점에 서 있는 여자, '이토 시즈카'의 범행과 음울한 발자취를 뒤쫓는다. 히메카와가 '정의의 사도'쯤 된다고 치면 이 이토 시즈카는 그야말로 '악의 화신'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다.

 

 총 6편의 연작단편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의 사건과 단서 퍼즐들이 마지막 장에 가서 모두 끼워맞춰지고 결말에 이르게 되는 구성이다. 시즈카가 직접 등장해서 눈빛을 번뜩이며 검은 칼날을 휘두르는 장도 있고, 직접 등장하지 않은 채 그녀의 발자국과 그림자만 일렁이는 장도 있다. 제법 독특하고 신선한 구성이며, 끝까지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언뜻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처럼 직접적인 묘사와 서술을 하지 않고 A와 B라는 사건 사이에 놓인 연결고리를 작중 경찰과 작품 바깥의 독자들이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 중간중간 시즈카가 카메라 앵글에 직접 들어와 표독스럽게 연기하고 새하얀 이빨과 손톱을 드러내며 독기를 표출하는 장면들이 오히려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고나 할까. 어두운 그림자 속에 그대로 묻어둔 채 끝까지 그녀의 실루엣만으로, 모든 것을 독자의 상상에 맡기게 하는 것도 정말 좋았을 것 같다. 그 어둠이 짙으면 짙을 수록, 그 실루엣이 손에 잡힐 듯 말 듯 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매혹적이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거듭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그리고 시즈카가 품게 된 악의 씨앗이 어디서 부터 온 것인지, 독을 품은 무서운 거미가 된 것이 과연 무엇때문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다는 것도 무척 아쉽다. 단순히 천부적이거나 태생적인 그것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작품의 묘한 구성과 공들인 형태에 비해 너무 단조롭고 단편적인 이유가 아닐까. 시즈카가 품은 악의 씨앗, 그 태생과 근원에 대해 좀 더 깊이 궁리하고 근원적인 심오함을 더해주었더라면 그야말로 대작의 면모를 자랑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기 그지없다.

 

 재미와 가능성이 제법 훌륭한 작품이었기에 그만큼 아쉬운 부분에 대해 주절주절하긴 했지만, 역시나 혼다 테쓰야의 작품답게 가독성도 좋고 구성도 멋드러진다. 전반적으로 분명 경찰소설이긴 하지만 주인공은 범인, 손에 와 닿을 듯 말 듯한 그 범인, 그녀의 어둠 속 실루엣과 어쩐지 쓸쓸하기 그지없는 외로운 발자취를 쫓아 따라가는 《히토리 시즈카》. 히메카와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과 색다른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두번째로 접한 혼다 테쓰야의 작품으로서 작가의 작풍과 그려내고자 하는 인물들의 면모를 슬쩍슬쩍 들여다보고 스케치해 볼 수 있는, '식당 혼다 테쓰야'의 특별 메뉴와도 같은 '히토리 시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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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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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인》, 《퍼레이드》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소품집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기내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 엮어낸 작품집인데, 여행, 타국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짤막한 단편들과, 본인이 직접 가본 도시 몇군데의 풍경과 소소한 일들을 그려낸 에세이를 모은 말그대로 소소한 '소품'집이다.

  

 짤막짤막한 작은이야기들은 무척이나 소소하고, 어떤 형식·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그냥 붓가는데로 써낸 이야기들이다. 따라서 애매모호한 결말이나 전개, 그리고 솔직한 심정으로 '그래서, 어쩌라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이 실려있던 것이 기내 잡지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여행떠나거나 돌아오거나, 혹은 업무때문에, 혹은 좋지 않은 일들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머릿속을 괜스레 복잡하고 혼란스레 만드는 글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딱 적당한 분량에 그저 흘러가는데로 보고 그대로 하늘에 흘려버려도 괜찮고, 혹은 비행시간 동안이라도, 혹은 공항리무진이나 택시를 타고가는 시간 동안만이라도 그 이야기 내용을 곱씹어보고 뒷이야기를 상상해볼 수 있는 정도가 적당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의미없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자전거 도둑'처럼 여운을 주는 이야기도 있고, '춤추는 뉴욕'처럼 '이 사람,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나갈까'싶은 은근히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여행이나 타국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것이기에 왠지모를 두근거림과 막연함이 스며 있어, 묘한 설렘을 안고 읽어 나갈 수 있다.

 

 이 소품들보다는 작가의 경험을 풀어내놓은 여섯 개의 에세이가 훨씬 더 좋았는데, 작가의 에세이가 주가 되고 사이사이 소품들을 껴넣는 방식이 되었더라면 더 좋은 작품집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방콕, 루앙프라방, 오슬로, 타이베이, 호치민, 스위스 여섯 도시 혹은 나라인데, 그 중에서도 타이베이 이야기가 특히 인상깊었다. '야쿠자 온천'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 친숙하게 느껴지는 도시와 사람들의 분위기, 저도 모르게 내디딘 발걸음따라 흘러간 곳에서 본 풍광 등이 무척이나 인상깊게 다가왔다.

 

 역자 권남희 님의 솔직담백한 역자후기도 재미있다. 이 작품집에 대한, '꿈보다 해몽'을 철저히 지양한 지극히 솔직한 평가가 왠지 모르게 고맙게 느껴진다. 아마도 '나만 그렇게 느꼈나?' 싶은 소외감 없이 절절한 공감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가장 재미하게 읽는 방법. 역시나 이 글이 쓰여진 의도와 용도에 따라, 여행가는 기차나 비행기 안, 여행지의 한가로운 까페나 벤치에서 잠시 지친다리 쉬게 해 주면서, 짧지만 억만겁처럼 느껴지는 기차, 비행기 대기시간에 역이나 공항에 자리깔고 앉아 시간을 소진하며 읽는 것이 가장 적절하고 적확한 '용법'이 될 것이다. 사물과 사람, 그 모든 것이 생소하고 특별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소소하고 작은 이야기 속 무언가 특별한 울림과 공명을 찾아내고 느낄 수도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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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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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그네》로 처음 만났던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의 임팩트가 워낙 강했던지라 즐겁고 유쾌한 작품을 쓰는 작가로 여겼으나 그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다보니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많은 작품 가운데 '공중그네'급 유쾌함과 '올림픽의 몸값'만큼의 진지함이 결합된, 가히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을만 한 작품이 있으니, 바로 《남쪽으로 튀어!》(원제:サウスバウンド)다.

 

 제목부터 어쩐지 수상쩍고 심상치 않은 이 작품. 기본적으로는 도쿄 초딩 '지로'의 학교생활과 성장담이다. 그 나이대에 겪을 만한 일들, 생각하고 느낄만한 일들을 오쿠다 히데오식의 유쾌함과 과장을 섞어서 즐겁게 엮어나간다. 경험의 지리적·시대적 위치가 현저히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절히 공감되는 사소하지만 거대한 일들. 동네 친구들과의 놀이와 공감, 같은반 여학생과의 초딩레벨에서의 교감, 무서운 중딩 형들의 폭력과 갈취, 껄렁한 친구와의 충돌, 세파에 물들어가면서 비교하게 되는 가정형편과 한탄, 서서히 눈뜨게 되는 성性에 관한 에피소드까지.

 

 이것뿐이라면 그저 그런 작품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의 묘미는 지로의 괴짜 아버지와 그에 못지 않은 어머니의 정체(?!)로부터 나온다. 경찰청 홈페이지에 이름이 등장할만큼 과격한 혁명투사(?!)였던 지로의 아버지 우에하라 이치로. 키도 크고 덩치도 큰데다 목소리도 걸걸하고 행동력도 엄청나다. 거기에 철두철미한 논리로 무장한 신념까지. 무분별한 혁명의 한계를 절감하고 일선에서 물러나기는 했지만 철저한 무정부주의자가 되면서 사사건건 지로와 그의 여동생 모모코를 괴롭게 하는 일만 만든다. 거기에 어머니는 또 어떠한가. 과격한 백수 남편이 뭐가 좋다고, 찻집 운영하며 돈벌어 뒷바라지 하면서도 불평불만 한마디 않는 어머니 사쿠라. 어머니 역시 과거에는 제법 엄청난(?!) 인물이었던 것.

 

 어쨌거나 못말리는 괴짜 부모 밑에서 쑥쑥 자라는 지로와 모모코. 파란만장한 초딩의 삶을 이어나가는데, 급기야는 우여곡절 끝에 하루아침에 도쿄를 훌쩍 떠나 무일푼으로 머나먼 오키나와 남쪽 이리오모테 섬으로 날아가 파격적인 새 삶을 꾸리기에 이른다. 도서벽지의 막막한 곳이지만 의외로 자급자족, 나누는 삶, 무언가 개척해 나가는 삶이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멋드러진 자연과 풍광, 그 따사로운 볕과 바람 곁에 사는 것이 마치 지상낙원의 삶처럼, 어찌나 부러워 보이던지. TV나 PC없이는 단 하루도 못살 것을 알면서도, 막연하게, 나만의 이리오코테 섬으로 당장 달려가고 싶기도 했다.

 

 과거 학생운동을 비롯한 운동권의 투쟁, 반미·반정부논리, 화목한 가정과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생각, 학교폭력, 학교비리, 천혜의 자연환경과 평온한 지역사회를 짓밟는 무분별한 개발주의와의 대립 등 제법 묵직한 주제와 소재들을 유쾌하고 가벼운 이야기 속에 맛깔나게, 슴슴하게 잘 풀어 엮어낸 오쿠다 히데오의 솜씨가 놀랍다. 유머러스한 상황, 피식피식 웃음나는 표현들과 더불어 이야기 자체도 재밌지만 중간중간 던져지는 진지한 메시지들에 대해서도 한번씩 생각을 정리해보며 읽는 맛이 또 쏠쏠하다. 유쾌함과 진지함이 절묘하게 앙상블된, 가히 오쿠다 히데오 최고의 작품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 듯.

 

 제법 격정적으로 휘몰아치는 절정, 그리고 마지막에 지극히 그 아버지, 그 어머니스런 선택을 하는 부모님과, 그것을 또 어이없게, 지극히 그 부모님의 그 자식들스럽게 받아들이는 지로와 모모코, 그리고 누나 요코. 비록 자신은 과격한 신념을 가지고 과격한 삶을 살아왔지만 아들 지로에게는 결코 아버지처럼 살지말고 네 생각대로 살라고 굳게 말하는 아버지 이치로. 이런 아버지를 둔, 저런 요절복통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으며 장성한 지로가 어떤 삶을 살아갈지, 그리고 지로가 아버지가 되었을때 그의 자식들에게는 어떤 아버지로 자리하게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경험과 외견 모든 것이 천지차이지만 엉뚱하게도 묘하게 무언가를 공감하며 내 아버지를 생각하게 된, 나의 아버지는 내게 무엇을 보여주고 무슨 말씀을 해 주셨던가를 곰곰이 더듬어 만져보게 된, 나아가 나는 미래의 내 자식들에게 어떤 아버지로 그려지게 될 것인가 막연슴슴하게 생각의 호수를 휘저어 보게 된, 기묘하면서도 훈훈뿌듯한 즐겁고도 두려운 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오롯이 오쿠다 히데오가 가져준 감동과 그리움 덕분,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도 영원히 안고가야 할 숙제로 여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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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사적인 독서>를 읽으며

 스멀스멀 피어오른 나만의 욕망의 고전리스트!!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문학동네 / 8,100원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문학동네 / 8,100원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의 불멸의 고전이자 인생에 반드시 한번은 읽어야 하는, 읽어야 할 것 같은 작품들.

어렸을 적에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저리송한데

이참에 확실하게 읽고 감상을 남겨야겠다.

 

  

 

 

 

 

 

 

 

 

 

 

 

 

 

 대지 / 펄 벅 / 소담출판사 / 10,400원

 아들들 / 펄 벅 / 소담출판사 / 10,400원

 분열된 일가 / 펄 벅 / 소담출판사 / 10,400원

 

펄 벅의 <대지> 3부작!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뽑아들었다가 흠뻑 빠져들어

설연휴 시골 할아버지댁에까지 들고가서 쉼없이 읽었던 그 작품.

고 장영희 교수님의 번역판으로 다시금 펼쳐들고 정신없이 읽어내려가고 싶다.

 

 

 

 

 

 

 

 

 

 

 

 

 레 미제라블 세트 전5권 / 빅토르 위고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44,800원

 

지난 연말 광풍을 불러일으켰던 <레 미제라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영화 '레미제라블' 보면서 감동받고 펑펑 울었고,

올해초 국내 내셔널 무대에서 정말 최고의 연기로 많은 이들의 가슴과 눈가를 촉촉히 적셔주었던

김연아 선수의 '레미제라블'을 보면도 또 펑펑 울었고...

남은 것은 원작의 감동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일...

연말연시 이것저것 시간 빼앗기는 일도 많았고, 읽어야 할 책도 많았으며,

한꺼번에 사들이기에는 살짝 부담되서 차일피일 미루던 레미제라블 원작을

이제는 손에 쥐고, 가슴에 묻고 읽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김연아 선수의 '레미제라블', 영화 '레미제라블', 원작 '레미제라블'의 삼위일체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감동과 전율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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