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걸과 초식남의 세상, 도쿄 - 일본 JP뉴스 기자의 톡톡 튀는 일본 남녀 엿보기
안민정 지음 / 창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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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드라마나 일본소설 등을 통해 일본사람들이 사는 모습들이 크게 낯설지만은 않게 된 요즘. 우리와는 조금 다른, 그들의 사고 방식과 삶의 방식이 궁금해지는 장면들이 있다. 철두철미한 일본의 더치페이 문화, 전세는 거의 없고 엄청난 월세를 매달 지불해야 하는 주택문화, 혼자서도 고깃집에 고기를 구워먹으러 가는 나홀로문화, 오타쿠, 히키코모리, 프리타 등의 신조어로 대변되는 새로운 일본의 사회현상 등등. <모리걸과 초식남의 세상, 도쿄>에서는 일본에서 오래 거주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의 사고 방식과 삶의 방식을 세세히 분석하고 일본의 최근 트렌드를 알려주고 있다. 기존에 많이 출판된 고착화된 일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책이나 일본 여행지침서가 아니라 일본의 현재 모습 그대로를 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여러가지 생각과 비교, 비판을 곁들인 생생한 책이다.

 '1장 모리걸과 초식남의 세상, 도쿄'에서는 일본 여성들이 선호하는 여러가지 모습들과 이미지들을 살펴보고 있다. 노소를 불문하고 '카와이可愛い(귀엽다는 뜻)'라는 말을 들으면 좋아하고, 스스로 가슴이 큰 여자가 되기를 바라며,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남성들과 겨루는 과정에서 '육식화'되고 '수컷화'되어지고, 연애에는 관심없는 '건어물녀'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자상한 남편을 선호하고, 우락부락한 근육남보다는 잔근육이 있는 마른 듯한 남성을 좋아한다는 등등. 평소 즐겨보는 일본드라마를 되짚어 볼 때 과연 여자들 사이에서 '키레이きれい(예쁘다)'보다는 카와이가 많이 쓰인 것 같고, 칸노 미호, 아마미 유키 등 당당하고 자립적인 여성상을 그린 드라마가 제법 많으며, '호타루의 빛'을 통해 '건어물녀干物女'가 널리 알려졌고, 일본 남자배우들이 벗은 몸은 근육이 거의 없는 조금은 밋밋한 상체였다. 일본에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 일본드라마를 통한 간접비교. ^^;

 '2장 일단 줄부터 서고 보자'에서는 일본인들의 여러가지 습성과 문화를 알려준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오타쿠', 철두철미한 시간개념, 술을 즐기지 않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현상, 원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사흘밤낮을 가리지 않고 줄을 서서 사는 줄서기 문화 등등. 오타쿠는 우리나라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되어버린지 오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음악 등 문화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자신이 심취한 분야에서 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일본경제를 이끄는 하나의 주도집단이라는 사실. 새로운 기종의 게임기나 전자제품이 출시되면 해당 출시일에 다른 사람보다 먼저 손에 넣기 위해 밤을 새서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들은 우리나라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자주 보도되기도 한다. 일본인들이 신봉하는 여러가지 미신들을 소개한 부분도 무척 흥미로웠다.

 '3장 사랑도 더치페이?'에서는 일본인들의 연애관, 결혼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해 조금은 과감하게(?!) 다가오는 첫만남시의 스킨십, 네 커플 중 한 커플 꼴로 속도위반결혼, 일본에도 고부갈등이 있다는 것, 독신이 늘어나는 이유, 일본의 결혼 진행 모습 등. 대체로 우리나라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보편적인 모습과 그 이유들이 많다는 느낌이었다. 버블 경제가 무너지고 불황을 겪고 난 후에 생긴 안정지향적인 모습들과 기존의 강하고 독단적인 남편보다는 자상하고 가사일을 도와주는 배우자를 선호하는 점 등. 결혼을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이유 중에서 '여성의 사회진출', '이성과의 접촉기회가 줄어든 것'이라는 보편적인 분석 외에 일본만의 독특한 '프리터'를 든 점이 흥미로웠다. '프리터'란 정규직에 취업하지 않고 자유롭게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젊은 층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 비해 아르바이트 보수가 상당히 높고 아르바이트 문화가 발달한 일본이기에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직업군이다. 10대 후반, 20대 초반부터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프리터를 하며 생활해 나가는 젊은이들은 결국 취업연령이 되어서도 프리터로 남을 수 밖에 없고, 수입이 부족하니 결국은 결혼을 배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드라마, 일본소설에서도 "일단은 프리터로 살고 있어요."와 같은 대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며, 프리터가 주인공인 <프리터, 집을 사다(フリ-タ-、家を買う。)>와 같은 작품도 있다. 아르바이트비가 최저임금선을 뚫고 내려가기도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등장하기 쉽지 않은 문화라 할 수 있겠다.

 '4장 호기심을 부르는 일본 스타일'에서는 일본만의 톡특한 문화들을 소개한다. 일본 라멘, 서서 먹는 음식점과 술집, 일본인의 생강 사랑, 남에게 볼일보는 소리를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한 벨,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도쿄 걸즈 콜렉션 등등. 가장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신년초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복불복 주머니 '후쿠부쿠로福袋'였다. 여러가지 상품으로 포장된, 내용물을 알지 못하는 쇼핑백을 정해진 가격에 구입하는 것인데 대체로 구입가격보다 더 비싼 물건들로 채워져 있기에 손해는 보지 않지만 필요없는 물건이나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의 물건이 들어있을 수 있어 말 그대로 복불복이라는 것. 괜히 지금 당장 직접 사볼 것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아, 이러이러한 물건들이 들어있는 후쿠부쿠로가 걸렸으면.'하는 엉뚱한 상상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했다.

 현재의 일본과 일본의 풍속도를 가감없이 잘 보여준 <모리걸과 초식남의 세상, 도쿄>. 현지인의 시각에서 기자의 분석 솜씨로 깔끔하면서도 날카롭게, 다채롭고 흥미롭게 잘 정리해 놓았다. 아무래도 저자가 여성이다보니 주로 여성의 시각, 일본의 여성과 관련된 주제들이 많다는 점도 전반적인 특징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제목에 쓰인 '모리걸'과 '초식남'은 무슨 뜻일까. '모리걸森girl'이란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옷차림, 여유롭고 자유분방한 행동을 하는 스타일의 여성을 뜻한다고 한다. '초식남'은 연애에 적극적인 '육식남'에 대비되는 표현으로, 연애보다는 자신의 취미나 여가생활에 더 치중하는 남성을 뜻하는 신조어. 그렇다면 모리걸과 초식남이 서식하고 있는 지금 도쿄는 대자연 속 수풀森과 푸르른 초원? ^^;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모리걸 패션과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초식남이라는 말은 바다를 건너온지 몇 해 되었다. 서울이, 대한민국이 푸르게 물들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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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콘서트 3 - 인문학, 한국사를 탐색하다 KTV 한국정책방송 인문학 열전 3
이어령 외 지음 / 이숲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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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콘서트 시리즈, 이번에는 한국사 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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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나 데이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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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을 집필했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읽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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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전쟁 - 그들은 어떻게 시대의 주인이 되었는가?
뤄위밍 지음, 김영화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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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불위, 환관 조고, 한 고조 유방, 왕망, 사마의, 황후 가남풍, 당 태종 이세민, 측천무후, 송 태조 조광윤, 옹정제, 홍수전. <권력전쟁>은 '권력'을 향한 야심을 드러내고 중국 역사에 큰 획을 그은 11명의 인물들에 관한 평가와 일화를 엮은 책이다. 이들이 활약한 시기는 춘추전국시대 부터 진나라, 한나라를 거쳐 당나라, 송나라, 청나라까지 중국의 역사 그대로를 관통하고 있다. 조조가 세운 위나라를 멸망시킨 사마 씨의 나라 서진西晉의 황후 가남풍 정도만 처음 본 인물이고 다른 10명의 인물은 다른 책이나 소설을 통해 나름 익숙한 인물들이어서 흥미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인물의 유명한 일화와 드라마같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으므로 단순한 인물 소개나 나열이 아닌 소설적인 매력과 재미가 있었다.

 중국 역사상 수많은 나라가 일어서고 망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11명의 인물은 각각 나라를 흥하게 하거나 나라를 망하게 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유방이나 조광윤의 경우는 나라를 직접 세운 시조始祖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가장 큰 이문이 남는 '사람장사'를 통해 시황제의 친아버지가 되었던 상인 여불위, 어리석은 황제의 뒤에서 황제 노릇을 하다 나라를 망하게 한 환관 조고, 친아들을 죽이면서까지 위선을 떨며 권력을 움켜쥐었던 왕망, 주체할 수 없는 욕심과 무서운 성정으로 살육을 일삼으며 나라를 망하게 한 가남풍, 친형과 친동생을 죽이면서까지 황제가 된 이세민 등. 권력을 쥐기 위해 뛰어난 재치를 발휘하기도 하고 온갖 모략과 계략을 꾸미기도 하며, 정적을 제거하고, 때로는 친형제나 친아들까지 죽이기도 하는 비정함을 보이기도 한다. 오로지 권력을 위해서.

 또한, 이들은 기본적으로 재기넘치고 능력있는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진 욕심이나 야망에 능력이 미치지 못했다면 되려 이들이 당하거나 거사를 일으키지도 못한채 사그러들고 말았을 것을, 그릇에 넘치는 능력과 재기발랄함이 있었기에 권좌에 오를 수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이 가진 불리한 지위, 불리한 형국을 뒤엎고 우여곡절 끝에, 천신만고 끝에 권력의 정상을 정복하는 드라마틱함. 그 후 정말 드라마틱 하게 그들을 찾아오는 몰락과 죽음. 그들의 부침浮沈을 통해 나라와 역사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느끼고 맛볼 수 있다.

 한편으로 중국의 구중궁궐 속에서 벌어지던 암투나 권력투쟁의 음험함과 비정함을 엿볼 수 있었는데 중국의 황제된 자나 권력을 쥔 인물이 그 끝없는 권세를 누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하게 살았을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칼과 힘이 우선시 되던 전국戰國, 난세亂世였기 때문에, 대륙이 너무 드넓어 통치자일지라도 나라 구석구석 곳곳을 모두 직접 헤아릴 수 없는 거대한 나라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그 어려운 시대에 그 드넓은 나라를 얻고 권력을 쥐어 후세에 이름을 떨친 이 인물들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역설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다른 책이나 소설들로 나아가는 관문關門 역할도 하고 있다. 여불위와 조고는 춘추전국시대를 다룬 <열국지>, 유방은 <초한지>, 사마의는 <삼국지>, 이세민은 <정관정요>, 측천무후는 <여황 측천무후>, 옹정제는 <옹정황제>, 전체적인 시대를 아우르는 <십팔사략>까지. 유구한 역사와 수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긴 중국이니만큼 파생된 소설과 책들도 무수히 많다. <권력전쟁>을 읽고 흥미가 동하는 인물이 있다면 다른 역사서나 소설을 찾아 더 파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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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멈춤
고도원 지음, 김성신 그림 / 해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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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구독하던 신문에 '고도원의 아침편지'라는 란이 실려있어 읽던 기억이 있다. 그 때는 고도원이 사람 이름인지 어느 단체 이름인지도 헷갈려하며 막연하게 읽었다. 십여년만에 제대로 알게 된 '고도원'이라는 이름의 정체와 함께 <잠깐 멈춤>의 앞날개에 실린 고도원씨의 약력과 글 중간중간에 드러나 있는 고도원씨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며 나름 굴곡진 삶을 산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상적이고 마음을 적시는 촉촉한 글을 써내는 분 같지 않게 이력도 제법 화려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자동차에 기름이 떨어지기 전에 멈추고 기름을 다시 채워넣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지쳐 쓰러지기 전에 미리 멈추고 몸을 다독이고 재충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어진 <잠깐 멈춤>이라는 제목. 고도원씨 역시 바쁜 삶 가운데 잠깐 멈추고 틈틈이 글을 썼다고 한다.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으며 좀더 멀리, 좀더 높이 나아가기 위한 지침들과 박지성, 김영모 등 유명인들의 일화를 바탕으로 우리 삶의 에너지원이 되도록 여러 교훈들을 추출하여 담아놓았다.  

이런 류의 책은 사실 단숨에 읽어버릴 만한 분량이지만 한꺼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확 읽지 말고 머리 맡에, 책상 한켠에, 들고다니는 가방 속에 두고 한꼭지씩 한꼭지씩 꼭꼭 씹어먹어야 그 효과가 크다. 책 제목 그대로, 우리 삶을 <잠깐 멈춤>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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