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은 그림자가 없다 세트 - 전2권
연이은 지음 / 청어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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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품 소개

<내맘대로 키워드>
현대로맨스 / 미스터리추리물 / 정략결혼 / 다정남 / 애교남(?) / 츤데레녀(?)

<주인공 소개>
정소월_(25) 혜성그룹 사생아, 정회장의 숨겨진 셋째 손녀. 갑작스런 할아버지의 심부름에 자신이 어떤 이유로 가는 지도 모르는 채 월산으로 향했다. 자신도 모르는 정략 결혼이 있다는 건 전혀 모르고.... 하지만 충격도 잠시, 곧바로 이를 이용해서라도 할아버지에게 뒤통수를 치겠다고 결심, 결혼을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달을 닮은, 열 살에서 삶이 멈춘 아름다운 청년 무영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  

 
차무영_(22) 월산 온천타운 차영선 사장의 외동 아들. 모종의 사건 이후 열살에서 시간이 멈추어버렸다. 소월을 친구로 받아들이고는 자신과의 정략결혼을 이용하려는 소월의 말을 곧이 그대로 믿을 정도로 순수하다. 되려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하는 순수하고 따뜻한 심성을 지녔다. 



 2  줄거리


[결혼해라. 그러면 네 어미를 호적에 올려주겠다.]

재벌가의 사생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없는 사람처럼 살아야했던 소월 모녀였다. 따라서 간만의 정회장의 호출은 드디어 자신이 손녀로써 인정받는 기회라고 여겼다. 물론, 그녀 어머니 역시도.

한껏 기대를 품고 갔던 월산행이었으나 그녀가 도착해서 알게 된 것은 자신도 모른 채 진행되었던 정략결혼 소식이었다. 그것도 월산의 온천타운 후계자라는, 열살에서 멈춰버린 차무영이라는 남자와의 결혼이었다. 결국 정회장은 자신을 손자들과 동등하게 생각할 마음이 애초에 없었다.

그 생각이 절망과 함께 비수로 돌아왔다.
하지만 동시에 그 생각은 이를 기꺼이 이용해 주겠노라는, 약간의 반발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렇게 저 순수하게 아름다운 청년과 거짓 결혼을 시작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도 잠시, 본디 천성이 아주 모질지 못했던 사월은 자신을 친구로 받아들여주며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무영에게 점차 약해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죄책감이 자라기 시작했다. 한편, 무영 역시 이상한 감정에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진행되었던 결혼, 하지만 이들의 결혼 내막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들로 이들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월산에 전해져오던 '달선녀 저주'와 함께 사건은 점차 미궁 속에 빠져드는데.......


"소월아, 앞으로 우린 좀 더 힘들어질 거야.
모든 걸 기억해 낸 이상, 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


'선녀와 나무꾼'의 비극적인 변주,
달을 닮은 선녀를 능욕한 인간의 죄가 피로 이어진 월산.
그 피를 이어받은 자들의 악연이 맞물려 끊이지 않는 저주와 소문,
그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이뤄질 것인가.



 3  리뷰

월산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한 마을의 비극적인 전설을 흥미롭게 풀어낸 로맨스릴러 작품이었다. 분량이나 사건, 그리고 관련 인물들이 다소 많아서 한번에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흐름 잡기가 어려웠던 점이 있었긴했다. 그럼에도, 월산에 내려오는 '달선녀의 저주'를 이야기 흐름에 잘 풀어낸 게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아래 조금의 스포도 싫은 분들을 위한 간단 리뷰>
- 재벌가 사생아가 정략결혼으로 한 마을에 내려가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릴러
- 마을의 전설인 '달선녀 저주'와 '한 가문'을 풀어낸 점이 인상깊었음 
- 판타지는 아니지만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잘 표현한 듯
- 정신병과 저주 등을 풀어 낸 점, 히스테릭한 캐릭터들이 분위기 조성에 일조한 듯!


- 이 와중에 남주의 순수함이 너무 귀여워서 커플이야기가 나오면 흐뭇
 (BUT, 이 점은 약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의문)
- 단, 사건 전개 과정에서 필요하긴 했지만 다수의 인물 등장에 집중하기 어려웠음




<한 인간의 죄로 쓰여진 전설과 한 가문이야기>
월산에는 그 일대 경제권을 쥐고 있는 '차씨 가문'이 있다. 이들 가문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아무도 쉽게 건들지 못하지만, 이들 가문에는 지울 수 없는 죄가 그들 피에 남아있다. 바로 한연화라는 여자를 능욕하고,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았던 차강문. 그의 피가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내 한연화도 미쳤다가 도망쳤고, 그녀의 첫째 아들과 둘째 딸은 그 저주 때문에 미쳐버렸다. 그의 가까운 지인 강용덕은 총에 맞아 머리가 날아간채 죽고, 이어서 증손인 차무영도 열살에서 정신이 멈춰버렸다. 이처럼 계속해서 한 가문을 둘러싼 일련의 비극사가 월산의 저주를 더욱 무성하게 만들었고, 작품 내내 기괴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계속 잡아준다. 
   
처음에는 '선녀와 나무꾼'의 비극적 변주, 그리고 '저주'라는 단어 때문에 정말로 막 판타지 스러운 전개가 펼쳐지는 줄 알았다. (예를 들어 마을의 돌상을 잘못 건들어서 혼령이 깨어났다거나 등) 하지만 읽는 내내 그런 판타지스런 저주는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다만, 이제
부터는 너무 강 스포라서 밝히진 않겠지만, 저주의 시작은 인간의 죄라는 점과, 그만큼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잔인하고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마을을 아우르는 전설과 루머, 정신병 캐릭터가 자아내는 미스터리한 분위기>
한편, 전체 스토리를 보면, 다소 전개가 조금 더딘 느낌을 받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건 역시 이거였지 않았나 싶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달 선녀 저주'의 정확한 '저주'의 내막을 추리하는 점과, 그 사이 중간중간 펼쳐지는 차씨 가문의 집안 내력과 인물 관계도, 그리고 중심 인물들이 지닌 정신병들이나 몇 악조가 보여주는 히스테릭한 캐릭터들.

이러한 극적 구성이 소름끼칠 정도로 무섭진 않지만서도, 꾸준히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서 글을 읽는 데 흥미로웠던 것 같다. '빙의'인가 '정신병'인가 싶을정도로 오락가락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런 내용들이 약간 초현실적인 느낌도 불러일으켜 준 것 같다. 

또, 아무리 사생아라고해도 어디까지나 한 가족인데 '인형' 취급하는 약간 나사풀린 사월의 오빠 정천일이나 할아버지 정회장. 그리고 마지막에 약간의 짠한 반전을 보이지만 초중반까지 계속해서 물질만능주의로 똘똘뭉쳐 연극조로 말하는 무영의 엄마 차영란 ........

이렇게 조금씩 마이너하게(?)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있어서,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로 치면 <곡성>처럼 톤 다운된 조명아래에서 진행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을 느꼈다. 


<액자식 구성으로 사건과 관련 인물을 풀어나가는 세밀함(?)>  
약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은 부분이다. 내 경우는 약간 호/불호를 왔다갔다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주변 인물들을 많이 세세하게 나오는 걸 읽기 힘들어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한강>이나 <태백산맥>을 중도하차했던 이유 중 하나....믿거나말거나)

처음에 읽을 때나 천천히 읽을 때는 나쁘지 않았는데, 가령 주인공들이 마주하는 인물들 한명 한명이 각자의 시점으로 본인들의 집안 이야기라던가, 중심 인물들과 인연이 닿았던 이야기 들을 해주면서, 사건의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준다.

물론 몇 명 인물들은 '아, 이 사람이 이렇게 인연이 있었구나.'싶지만서도 몇 몇 사람들은, 이 사람이 이렇게 인연이 있었어? 반전이라면 반전인가?하고 의아했던 점들이 나오기도해서 조금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런 전개 때문에 책이 다소 두꺼워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만, 이걸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본래 내가 좋아하던 추리물들도 그렇게 전개되었던 것 같아서 그러려니 읽을 것 같은데, 이걸 '로맨스'라고 생각하고 읽었더니 그게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어서, 이건 내가 단정을 못 짓겠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


<로맨스릴러와 달달물을 오가는 작품>
사실 처음 가장 우려했던 것은 10살에서 정신적 성장이 멈췄다는 남자주인공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 외로 이건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았다. 그저 투정 많고 귀여운 연하남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로맨스릴러 답지않게(?) 남녀 주인공이 꽁냥거리는 장면만 모은다면, 정말 어느 달달물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간질간질 귀엽다. 그냥 남주는 한마리 강아지 같은 느낌, 근데 대형견은 아니고, 조그만데 주인 앞에 꼬리 살랑살랑...... 다른 남자 앞에선 왈왈깡깡 거릴 것 같은!!! 멍멍이 같은 남주였다.

그래서 중간중간 심각해지다가 둘이 꽁냥거리는 걸 보면, 이게 앞의 그 스릴러 맞아 싶다가 다시 자동으로 광대승천 하면서 읽게된다. 나 연하남 진짜 질색팔색인데, 차무영은 너무 귀엽다. 작가님 능력인건가?! 아님 내가 나이를 먹은건가.

무튼 소개글을 보면 광적으로 애착, 혹은 집착인가 했는데, 그냥 공주님 지켜주려는 호위무사 느낌, 그것도 엄청 귀여운. 초반에 연하남 이미지 때문에 몰입이 안되나 걱정되서 연예인 떠올리며 읽으려했는데, 우연히 CF에서 '박보검' 봤다가 글 읽는 내내 박보검이 '소월아 소월아'하는 거 같아서 읽는 내내 광대 승천 했다는 후문.

다소 오글오글할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막 뱉어서, 분위기를 깨면 어쩌나 싶었는데, 신기하게 몰입을 막 깨지는 않았다.


<기타/마무리>
한 권당 500페이지가 넘는 장 수의 압박에.... 아주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생각보다 길어서 약간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도 읽을 때는 공감가는 문장들도 많았고, 그래서 조금 더 압축해서 썼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저주를 둘러싼 큰 그림이나 주인공 두 사람의 로맨스 등은 재미있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인물 수도 많고 거기에 대한 세세한 설명도 너무 길어져서 다소 전개가 느리게 느껴진 것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또, 위에서 계속 이야기했는데, 가족 내력... 가족내력....하고, 으아아 이거 때문에 읽는 중간중간 누가 할아버지고 누가 아빠고 엄마고 헛갈려서 가족 관계도까지 그려가면서 읽었는데.....!!! 다 이야기 했다간 왕왕왕 스포라서.....(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아쉽다.

 

이거 말고 또 옆에서 형처럼 자란 치훈의 전개도 약간 맥없이 끝나버린 느낌이랄까. (읍읍읍...!!) 이건 내가 1권 읽으면서 그냥 막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 전개가 있었기 때문...

무튼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참 요모조모 고민하면서 읽게 만든 게, 추리 요소도 많이 남겨주시고, 스토리도 탄탄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될 작가님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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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달다
반유 지음 / 와이엠북스(YMBooks)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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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는 달다_반유
출판사_YM BOOKS




 1  책 소개


내맘대로 키워드
현대 로맨스 / 선결혼후연애 / 로맨틱코미디 / 엉뚱녀

주인공소개
이열매_도윤의 아내이자, 베이비 핑거 최대 주주였던 금광희 여사의 외손녀. 어릴 적 창립식에서 그를 보고 첫눈에 반해, 그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됬다. 그래서, 그렇게 울며불며 할머니가 반대하던 결혼까지 강행했다. 그런데, 아무리 본인이 먼저 결혼하자고 했지만, 해도해도 이 남자 나무한다!  


'성(性)적 차이'도 이혼 사유다!

도윤_베이비 핑거 현 회장이자 전 회장 도두농의 손자. 할아버지 도두농의 추잡한 스캔들에 꼬여가는 족보에 회사 일까지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창립기념식에서 열매에게 청혼을 받았다. 처음에는 비즈니스 마인드로 했던 결혼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집을 나갔다. 그제서야 문득 그녀의 빈자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에게 준다고 한 것을 주기 전까지 이혼은 불가야."



 2  줄거리


"참을 만큼 참았어. 더 이상은 못해."

청담동 고급주택가에 위치한 도그빌라.
무려 90~120평의 면적에 고급스런 외관에 혀를 내두르는 인테리어로 매입자가 속출하는 곳이건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이 열매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오늘도 '폭탄 제거 작전'을 시작한다.

바로 그의 시조부이자 전 베이비핑거 회장인 도두농이 저지른 사고 수습 때문!

정력이 넘쳐나는 시할아버님 때문에 그 뒷감당은 모두 열매 부부의 몫이었다.
전처와 전 약혼자들의 뭇매는 오롯이 열매의 몫, 밖으로는 회사일에, 조부 때문에 실추되는 회사 이미지 쇄신은 남편인 도윤의 몫.

때문에 본의 아니게 알콩달콩해야 했던 신혼여행도 할아버지 스캔들에 뛰쳐나가야했다. 그 와중에 안그래도 힘든데 남편이란 놈은 적어도 동지라고 생각했더니. 정말 남의 편인지. 일 때문에 바쁘다며 두문불출하기 일수.

게다가 혈육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카사노바 조부와 180도 달리 조선시대 선비가 타임슬립 해온 것 같은 남편이라니.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남자라니.  

결국 열매는 3년을 독수공방 기분에 살아야했다. 상상 이상의 시월드에 선결혼이었지만 적어도 본인은 사랑 때문에 한 결혼이었다. 그가 행복했으면 싶었다. 그래서 한 결혼이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못 참는다.
'성(性)적 차이'도 이혼 사유다!

열매는 결국 이혼서류 딸랑 두고, 짐을 모두 꺼내고는 지긋지긋한 그 빌라를 나와버렸다.

그리고 거진 2년이 되어갈 즈음, 열매 할머니가 남겨준 금광빌딩에서 시간을 보내던 열매는 바로 건너편 신축 건물에 베이비 핑거 본사가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부딪히게 되는 전남편인 줄 알았던 현남편!

이혼 서류에 도통 결제 내려주지 않는 회장님 때문에, 
열매는 열심히 술을 말고 말고 말고, 말다 술이 나를 마시고.
남편과 선을 넘고 말았다(?) !!

그럼에도, 이혼 도장을 부탁하는 열매에게 의미 심장한 말을 내뱉는다.

"나에게 준다고 한 것을 다 주기 전까지 이혼은 불가야."



 3  리뷰

작가님 이벤트 덕에 읽게 되었던 <열매는 달다> !!
처음에는 '으악....ㅋㅋ;;'으로 시작해서 그래도 후반부에는 오호...로 끝났던 작품이었다.
 
회장이란 사람의 돌발 행동과 과부촌 저리가라하는 도그빌라의 실상 때문.
그 초반 장벽 때문이었는지 책이 안읽혀서 잠깐 내려두었다가, 어제 다시 집었었다.
역시나 설정이 (어색)난해했지만, 읽다보니 술술 읽히는 것이, 나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몇 줄로 요약하면,
선결혼 후연애물(?)로 여주가 결혼 이후 성(性)적 차이(성취향no)등의 이유로 이혼 서류 던져놓고 집 나갔다가, 재회하고 그간 불통했던 남편과 속내를 얘기하며 재결합하는 이야기
- 가볍게 술술 읽을 수 있는 로코물
(설정이 난해하다는 건, 내용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도윤 조부의 스캔들 때문...)
- 아침드라마 같은 등장인물 설정에 시트콤+미니시리즈를 본 기분



내 남편이 고자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중매 결혼> 이후 선비같은 남주 때문에 여주가 몸에 사리 쌓은 건 또 오랜만이네 하고 읽었다. 게다가 무려 여주가 어렸을 때부터 짝사랑 했으니... 오랜만의 순정녀인데 눈시울이 뜨뜻해지는 게, 다른 의미로 뜨뜻해졌다.(안쓰러워서)

그래서 뒤에 이야기 하겠지만, 음... 전처 중에 한 명인 육전 김민정과 담화를 보고 있으면 참 웃기다. 계속 가동이니, 횟수니.....(;;;)
 
그나저나 귀신사에 석수(남근석)의 기운을 담뿍 받고 태어난 이 남자가 카사노바 조부와는 180도 다른 선비님이니, 열매는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거기다 어마무시한 시월드까지 덮쳐오니, 집을 나설만도 했다.

그래서 재회하고 술먹고 선을 넘던 그날도 취중진담이라고 뱉어 낸 말이

"그것보다 서러운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너, 너, 너! 고자잖아!"

으아아악 나라면 이불킥 십년감!!!

그렇게 처음으로 본인의 이혼 사유를 알게 된 도윤은 호랑이 기운 아닌 귀석사 기운을 가득 끌어모아 스크래치 난 자존심 그대로 보여주었다고.......... 
 


소통이 필요했던 두 주인공소통이 필요했던 두 주인공  

몇 이별로 시작하는 커플이 늘 그러하듯, 두 사람의 잠깐 이별은 불통이 원인이지 않았나 싶었다. 술로 속마음을 푸는 게 꼭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취중진담이라고 그 술 덕에 드디어 열매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예의 로설 여주들이 그러하듯,  열매는 어린시절 본 차갑고 서글퍼 보이는 도윤의 모습에 모성본능 자극 당해 웃게 해주고 싶다는 기특한 생각을 했다. 그리고 스물 두 살 창립 기념일 날, 그의 조부인 도두농 회장에게 성희롱(?)을 당하고는 황급히 달려와 사과하는 그에게 다짜고짜 결혼하자고 했다.

열매는 그에게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비즈니스 관계로 만났다고, 선을 긋는 남편에게 점차 지쳐갔다. 

도윤은 나쁜 남편은 아니었지만 좋은 남편도 아니었다.
열매는 현모양처였지만, 사랑스런 아내는 될 수 없었다.

그리고 조부의 뒤치닥거리, 다른 의미로 어마무시 무지막지한 시월드 3년에 열매에게 늘어난 기술은 제주(酒)법. 남편이란 사람은 아무리 그렇지 명색이 여자인데,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물론 그것이 결혼 생활의 다는 아니지만, 사랑과 행복 속에 살고 싶었던 열매는 결국 그 길로 더 이상 그녀가 바라던 결혼 생활은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집을 나서고 말았다.

하지만 열매가 나가고 느껴버린 그녀의 빈자리에 도윤은 새삼 그녀가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다시 만나면서 그녀 만큼 그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사람은 없다는 마음을 깨닫게 된다.

물론 남조였던 유석원 덕분에 도윤의 의지가 활활 타올라서, 더 재결합 의지가 활활 타올랐던 것도 있었지만. 다시 만난 후 달달해져서 아내 바보가 된 도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역시 오글거려도 마음은 말로 표현해야 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당하다 웃펐다가_막장 로코 미니스리즈 한 편

초반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다시 주인공들에게 집중하고 읽으면, 나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삼순..>을 본 지 오래되서 가물가물한데, 자꾸 김삼순이 떠오르기도하고, 시트콤 같아서 그랬으려나. 무튼 그냥 상황들이 막 상상되서 미니시리즈 보는 기분도 들었다.

열심히 에너자이저주 제조하는 열매도 웃겼고, "너 고자잖아!!"하면서 달려더는 열매도 웃기고, 다 알면서 발뺌하며 느물거리는 도윤도 얄미우면서 귀엽고.

물론, 도그빌라의 거주민들 이야기는 아직도 조금 당황스러워서...
되려 그 여인네들을 모이게 만든 도두농은 어떤 사람인가 너무 궁금했다.
(육전이 여섯 번째 전처의 줄임말이라니..) 계급장까지 있는 피라미드.. 아닌 위계질서 엄격했던 그 빌라.

도두농이 좀 마성의 남자, 꽃중년 할아버진가.... 싶다가도  아.. 할아버지.. 할아버지... 주인공이 32이니까... 그럼 젊어도 몇 살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머릿속에 이입이 안되서. 배우로 캐스팅하면... (과부하로 사고 중단)

거기에 4번째 처였던 김옥희의 딸... 정희수. 이혼했어도 그럼 고모인데. 도윤한테 집착하는 거 보고 소름돋았다. 피는 한방울 안섞였지만, 한 때 고모인데.......? (생각을 중단)

여튼 이러저러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초반을 잘 이겨내면 가독성도 나쁘지 않았고, 아침드라마 보는 기분으로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던 작품이었다.


기타/마무리

여튼 좋은 기회로 접하게 된 작가님 작품, 전작은 리뷰로 먼저 접했는데, 확실히 전작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  

작가님 작품이 맞고, 로코 좋아하는 분이라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열매의 엉뚱함에 귀엽다가 오글오글하다가 내가 이불 속에 숨고 플 때도 몇 번 있었지만....

도윤을 향한 순정을 보여준 열매와 뒤늦게나마 마음을 깨닫고 다정다감함을 아낌없이 보여준 도윤도 좋았다. 초반에는 꼭 말미에 '부인'이라는 말이랑 '다나까체'가 약간 아찔한 결혼의 서태윤이 말투가 떠올라서 어색...하다가, 가끔 반말 섞어줘서 존반말이 괜히 능글맞게 들려서 좋았다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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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피아노 그 여자의 소나타
최지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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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소개




민폐 채무자 여직원과 악덕 채권자 사장님의 발칙한 합숙생활!
― 다른 듯 닮은 두 피아니스트의 티격태격 달달한 로맨스!


반채율

_부동산 재벌의 무남독녀 외동딸. 전 대기업 오너 따님. 

오스트리아 빈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도중

아버지 반회장이 죽고 회사가 도산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오갈 데 없이 빚만 떠안고 도망다니다 원동호의 공장에 얹혀살게 된다.

원동호

_탈북자 출신 전직 피아니스트.

한때 유럽에서 촉망받던 천재 피아니스트였으나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로 두 손가락을 잃고

현재는 삼겹살용 돌 구이 판을 대형 마트에 납품하는

영세 하청업체 '동우리빙아트'를 운영하고 있다.



 2  줄거리


"부잣집 딸이디만 지금은 땡전 한 푼 없다? 이 에미나이 내레 바보 천치로 아나?"


채율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한국으로 막 귀국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던 때도 많아서 방황하던 때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귀국했다. 그런데 오는 도중 들었던 소식은 아버지의 사망과 회사 도산 소식이었다.

카드는 당연히 모두 정지, 졸지에 땡전 한 푼 없는 알거지가 된 채율은 채권자들에게 쫓기다가 급한대로 눈에 보이는 트럭에 몸을 숨겼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건드려 그만 트럭에 있던 물건을 모두 바닥에 쏟아버리면서 트럭의 주인인 원동호에게까지 빚을 지고 말았다.

오갈 데 없고, 밖에서는 빚쟁이들이 찾아다니고, 동호의 물건까지 망치고, 
결국 빚 밖에 남지 않은 그녀에게 동호가 제시한 타협안을 받아들고, 채율은 그의 공장에서 노동일을 하며 빚을 갚기로 한다.

하지만 대기업 오너의 무남독녀 외동딸로 온실 속 화초로만 살았던 채율에게 그 삶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삶이었다. 결국 이리치이고 저리치여가며 채율의 빚 탕감/공장 탈출기가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공장에서 들려오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악장 모데라토.
음악 소리를 따라간 그곳에는 있던 낯설고도 익숙한 사람, 그는 동호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더없이 격정적이고 섬세하게,
거센 폭우도 막을 수 없는, 마법같은 연주가 공장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3  리뷰


처음 책을 신청했던 계기는 폐허간 된 삶에서도 청춘들이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사랑을 피워가는 이야기라는 소개 때문이었다.

그리고 ' 내 청춘의 클라이막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말이 그렇게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건 작중 대사가 아니라 담당자분이 소개글로 쓰신 거였던 것 같지만)

그래서 사실 처음 읽을 때에는 조금 당황했다. 내가 생각했던 여자주인공인 채율은 생각보다 더 철부지였고, 남주 동호의 삶은 생각보다 더 기구해서 먹먹했기 때문. 소개글만 봤을 때에는 채율이 바닥을 치고도 포기하지 않고 제 살아갈 방법 궁리하며 꿋꿋하게 버티는, 씩씩하고 바른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틀리진 않았지만, 이걸 무엇이라고 해야할까.
나는 분명 '원'이라고 말했는데 알고보니 '타원형'이었다는. .....

그래서 초반에는 채율이 때문에 화가 났다. 그 상황에 나름 선심쓰는 동호에게 시도때도 없이 이거 안되냐 저거 안되냐 불평 불만에, 갈 곳 없는 저를 나름 거둬주면서 일 준다는데, 카드 들고 사고치고 다니고, 아무리 부잣집 외동딸이라고 해도 이렇게 철부지일 수가 있나 싶어서 답답하기도 했다. 나중 가서는 이 친구가 현실부정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서평을 쓰기 위해 다시 읽어보니, 두 번째에서는 나름 이해도 갔던 게, 채율의 아버지가 집에서 워낙 오냐오냐 키웠다. 그래버리니, 나중가서는 진짜 사회 경험이 없으니까 그럴만도 싶기도 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다시 곱씹어보니, 오히려 채율의 행동이 마냥 자포자기해서 아무것도 안한 것 보다는 제 나름 살 방도를 찾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이기도 해서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처음 읽을 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민폐'캐릭터라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동호라는 캐릭터가 더 짠내나고, 점점 보살 캐릭터가 되어 갔었다. '이 에미나이가!!'하면서도 채율이 뒷감당 다해주고, 고기잡이 배에 팔려갈 거 구해주고... 아이고.

진짜 동호같은 남자 만나면 그냥 인생 살아가는 데 지장 없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탈북해서 자신의 생명같은 손가락을 잃고 또, 새로운 삶을 찾았던 동호이니 말이다.


어쩌다보니 캐릭터 이야기를 주로 쓰게 되는데, 전반적인 스토리도 좋았던 작품이었다.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난듯 깔끔하게 흘러가는 것이 느껴졌고, 주인공이 밉상인데도 책이 손에서 안떨어지던 생각이난다. 가독성이 좋아 글은 술술 읽혀들어갔다.

작가님이 <닥터 이방인>드라마 원작 소설도 쓰셨다 하시고, 드라마 책임프로듀서도 많이 담당하셔서 그런지, 글 하나는 확실히 술술 읽히고 재밌다. 나머지는 취향의 문제일듯!


이처럼 각자 삶에서 바닥을 경험한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주인공이, 피아노로 만나 서로 묵혀두었던 오랜 꿈을 다시 꺼내든 모습이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계기야 어찌됬건, 피아노 연주를 하며 저마다 주인공 각각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예뻤던 작품이었다. 

천방지축 채율에게 동호는 너무 아까웠지만, 그런 성격의 채율이었기에 꽁꽁 쉽게 건들지 못했던 동호의 문을 열었던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또, 의도는 불순했으나, 피아노를 다시 치기로 결심하고, 끝까지 동호의 편에 서기로 한 채율의 모습에서 더 이상 초장의 철부지 부잣집 외동딸은 없었다. 아직도 통통튀고 제 감정이 더 중요한 것 같은 아가씨는 남아 있었지만, 자기 선택에 확고한 결심을 보이며 빛나는 피아니스트만 남아있었다.  

동호야 원래 멋진 남주였지만, 채율과 피아노 대회를 준비하고 노수창과 마지막 대결을 하면서, 케케묵은 감정을 완전히 풀어낸 것 같아 보기 좋았다. 더 이상 미련이 남지 않은 모습이랄까.

노수창 역시 제대로 악역같은 악역이라 나올 때마다 넘기고 싶었는데, 만년 2등의 서러움에 싱숭생숭해지고, 낮은 자존감에 허덕이는 모습에 공감가서 나중에는 좀 짠하기도 했다.


물론 소설이라 로맨스도 살짝 가미되고, 한 순간에 몰락한 대기업 외동딸이라던가, 전직 천재 피아니스트였던 탈북자와 같이 공감하기 힘든.... 드라마틱한 감이 확실히 있었지만, 그럼에도 각 캐릭터에 투영된 메시지가 좋았던 작품이었다.

지금이 아무리 바닥같이 느껴져도, 방법이 잘못됬다는 걸 나중에 깨닫게 되더라도. 
계속 길을 찾다보면 언젠가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까.

형식을 갖춘 악보도 종장을 가는 과정에 연주자의 개성과 감정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이, 더 멋지게 탄생하는 것처럼, 우리들 이야기도 그러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그남자의피아노그여자의소나타,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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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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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소개



 

괴팍한 천재 남편의 아내를 위한 소행성 포획일지!


"자기야, 날 위해서 뭐든지 해줄 수 있어?"
"그럼, 자기를 위해서라면 하늘에 별도 따다 줄 수 있지!"

충고하겠는데, 남자들이여!
그딴 말 함부로 하지 마라

내가 이렇게 실제로 하고 있다 !



**



 

배우 신동욱의 첫 작품으로 SF소설이다. 


주인공 41살의 T그룹 CEO인 맥 매커천은 혁신적인 사업가로 화성이주를 꿈꾸는 남자다. 자신과 같이 우주를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그녀와 함께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그에 필요한 소행성을 포획하기 위해 우주로 떠났다.

우주에 대한 기대와 희망, 꿈을 가지고 탑승했던 우주선,
그리고 우주에서 본 경이롭게 아름다운 푸른 별 지구.

하지만, 그 감상에 젖은 것도 잠시,


지구를 떠난 626일째 되는 날.
조울증에 걸린 대원이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 일로 맥 매커천은 홀로 우주에 남겨지고 마는데.........

 

 

 

 


 2  리뷰

언젠가 '신동욱'이라는 이름을 실검에서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처음 보았던 병명과 함께였던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를 다 챙겨보는 편은 아닌터라, 처음에는 생소한 이름에 왜 실검에 떴을까하다가 그 이유와 함께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힘든 병을 겪었고, 그 고통을 책으로 승화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에 관심이 생겼던 이유는 그게 가장 컸던 것 같다. 배우 신동욱이 썼다는 것 보다는, 작가 신동욱이 어떻게 그 힘든 시기를 견디며 책을 펴냈는지가 궁금했고, 그때서야 생에 꼭 해보고 싶던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면서 쓴 책이란 어떤 책일지 너무 궁금했다.

특히나, 이 책이 카페에 떴을즈음. 계속되는 취업(실패라는 말을 쉽게 쓰지 말랬지만)실패에 좌절감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기사에 작가의 집필 상황에 그냥 울컥했고. 글이 너무 읽고 싶어졌다. 그냥 책이 출판된 것 자체만으로 희망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그 작가(배우)님과 내가 처한 상황은 극명하게 다르지만, 그냥 이상하게 공감하고 싶어졌다. 육체건 정신적이건 어떻게든 하루하루 연장되는 생활 속에서, 어떻게든 죽지는 않겠지라는 실낱같은 희망만 가지고, 번번히 계속되는 실패나 고통을 감수하는 건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니까.

그치만 이 작가님과 내가 그 감정을 표출해내는 방법에서는 달랐던 것 같다. 나는 힘들다는 것을 온몸으로, 말로 소리내거나 글로 막 쓴다면, 이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풀어간다. 실례되는 말이지만 투병 생활을 한 사람이 쓴 게 정말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비록 중간부터 맥 매커천이 고립되는 상황은 너무 암담하다. 그를 넋놓고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동지들의 무기력함과 죄책감, 그리고 지구에 혼자서 오매불망 그를 기다려야했던 아내 안나. 안나의 상실감은 진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맥 매커천이 시종일관 낙천적이고 희망적인 자세로 나오기 때문에, 두 사람이 대비되면서, 어쩌면 그게 더 슬펐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글 자체는 매우 흥미롭다. '정말 이게 처녀작 맞아?' 싶을 정도로 내용도 풍부하고, 또 어려운 과학적인 지식도 전문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잘 녹아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물론 다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진짜 SF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작가 본인이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100여 권 넘게 관련 책을 독파하고, 실제로 전문가(전 항우연 연구소장)의 자문을 받아가며 집필했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싶었다. 하지만 전문적인 용어랑 이론들이 나와도, 또 작가가 주인공들 대화 속에 위트 섞어 재밌게 풀어내 주기 때문에 '아아.. 오호..'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러니 정말 그쪽 장르 영화는 한 편도 안보았지만, TV보다 지나가며 보았던 우주 영화 광고나 영상들이 머릿속에 주르륵 펼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책이 일지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하루하루 일상과 그 사이사이로 과거에 아내와 만나게 된 경위, 그리고 우주 엘리베이터 구상과 소행성 포착 계획을 하기까지 일련의 이야기가 함께 번갈아 가면서 나오니, 지루할 틈 없이 바로바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었다.

무엇보다, 이 작가 위트가 너무 잘 맞아서!! 시종일관 풉, 하고 자꾸 바람 새는 소리 내는 바람에, (회사에서 자투리 시간에 종종 읽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숨죽여 읽느라고 혼났던 기억이 난다.

작가가 (남자)배우라서 그런가 '수지'랑 '전지현'이 나오고 '별그대'도 나오는데, 그런 깨알 재미들이 코드가 맞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또, 주인공들이 주로 외국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약간 외국소설 읽는 기분도 들었다. 번역서를 본 기분이랄까. 근데 이게 나빴다는게 아니라, 진짜 외국 영화 보는 기분이 들었고, 헐리웃 배우가 책에서 튀어 나올 것 같아서 흥미롭게 읽었다.


이쯤되니, 투병 중에 쓴, 의지가 담긴.... 이런 초반의 다소 감상적이고 무거웠던 생각은 어느새 날아가고, 유쾌한 맥 매커천만 머릿속에 남아서 이 남자의 다음 행보가 너무너무 궁금해졌었다. 

처음에 맥 매커천이라는 캐릭터를 보고는 '엇, 이 자존(부)심이 우주급인 또X이는 뭐지?. 현실에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다.'하고 약간의 어이상실과 함께 큭큭거리면서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볼매 캐릭터였다. 여자주인공인 김안나 역시 화끈한 성격에 시원시원한 입담이 완전 내 취향! (언니 걸크러쉬 멋져요!하며 응원했다는....)

그러다보니 또 한편으로는, '그래 이런 희망적인 이야기를 쓰려했던 거구나,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다는 의지를 이렇게 유쾌하게, 낙천적으로, 희망적으로 썼나보다.'라고 자연스레 생각했다.

그리고 그 즈음 일이 터졌다!!! 진짜 빌어먹을 빌리같으니!!
그렇지 않아도 조울증으로 사고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는데,
하필 우주에서라니..!! 이 망망대우주에서!!

그 사고가 나고나서 처음 든 생각은 '헐'이었고, 안나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진짜 가슴이 '찡'했다. 하지만 우리의 유쾌한 우주 대스타 주인공은 그 '우라질' 상황에서, 욕은 할 지언정, 쉽게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래, 이렇게 된거 꿈에 그리던 '화성'이라도 보자는 생각으로, 또 생존을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맥 매커천의 모습에서는 이제 존경심까지 들기도 했다.

그랬기에 마지막 결말이 참 가슴 아프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게 최선의 결말이었던 것 같기도하고. 또 나름 현실적 아닌 현실적인 느낌도 나고, 이렇게도 희망적으로 표현할 수 있구나 그런 생각도 들어서 감동 받은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고, 감동을 준 <씁니다, 우주일지>
 

내가 처했던 상황도 상황이었던지라, 더 감동적이었다. 또, 생업으로 찾고 있는 직장은 다른 곳이지만, 언젠가 글을 꼭 쓰고 싶다는 꿈이 있기 때문에 작가님의 작품이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내 경우는 4차 혁명이랑 가상현실 이쪽인데, <한계비용 제로사회>에서 벌써 막혔는데.... 100여 권의 책이라... 작가님의 열정에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다.

SF소설을 좋아하고, 우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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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향해 박차를 가하다
늘혜윰 지음 / 로코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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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책 소개

내맘대로 키워드
현대로맨스/ 친구>연인 / 재회물 / 잔잔달달 / 살짝 애잔

주인공소개
남주_한선우(28)
예서의 첫사랑이자, 국가대표 승마선수. 10년 전 갑자기 자취를 감춘 연인 예서, 10년 간 그녀를 마음에 품으며 흔적을 찾아 헤매이다 승마를 시작했다. 자신과 달리 꿈과 희망에 당당해 보이는 모습이 아름답던 예서. 율주에 있는 정보를 얻자마자 그녀가 있는 초등학교 체육 교사로 부임했다.

여주_윤예서(28)
율주의 초등학교 보건교사, 아버지를 여의고 고등학생 때 어머니와 율주로 내려왔다. 꿈 많고, 순수한 사랑이 아름다웠던 18살.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추억 하나 가슴에 품고 근근히 살아오던 그녀 앞에, 옛 연인 신우가 불현듯 찾아왔다.



 2  줄거리

 
너무나도 달콤해 모든 걸 잃게 했던 사랑.
그런데 그 아픈 사랑이 막을 새도 없이 박차를 가해 달려오고 있었다.

"난 이해가 안 돼. 네가 율주에 온 것도,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이곳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것도.
내 일까지 나서서 도와주는 것도."

우리는 다시는 만나선 안 될 관계였다.

"그렇다면 기회를 줘. ....... 너를 떠날 수 있게."
                                - 책 표지 글(본문내용) 中

**

작은 섬, 율주의 초등학교로 부임한 지 반년,
그녀의 앞에 첫사랑이자, 국가대표 승마 선수인
한선우가 나타났다.

10년 전, 그녀와 고등학교 한자락 추억을 함께 공유했던 그가 꿈처럼 나타났다. 하지만 예서의 속마음은 재회의 감정을 애써 갈무리하느라 분주했다. 열여덟의 그때와 달라진 바 없는 모습을 보며, 울컥이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이 너무 버거웠다.

그래서 예서는 10년 전처럼, 한선우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선우는 예서에게 한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기적같은 기회를 허투루 날릴 마음 따위, 그에게 한 점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가치관을 흔들고 꿈을 주었던 예서였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이뤄준 것과 다름 없는 그녀를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돌려 말하는 건 생각 조차 안했다.
'보고싶었다. 물러나지 않겠다. 기회를 달라.'고.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던졌다.

그러나, 10년 후의 윤예서는 자꾸 그를 밀어내려고만 한다. 진실일리 없는, 마음에도 없어 보이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잊었다고, 10년의 마음을 미련이라고 치부하면서.

결국 선우는 최후의 보루처럼 마음에 담아둔 말을 꺼냈다.



"최소한 네가 나를 사랑했던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 마음을 정리할 기회라도 줘. 그때는 끝내지 못했으니, 이제라도 끝내게 해 줘."

선우는 간절하게 말하고 있었다.

"너를 떠나게 해 줘."   -p.84



 3  리뷰

헝. 그냥 너네 사랑하면 안되겠니?
읽는 동안, 자꾸 도망치려는 예서 때문에 맴찟하고, 그런 예서에게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힝'소리 내며 자꾸 오는 외(外)강아지 내(內)늑대 선우가 귀여워서 페이지가 쉴 새없이 넘어갔던 작품이었다.

원래 마음이야 겉으로만 인정하지 않으려고 발뺌했지, 이미 이심전심 서로 마음을 알고 있는 그들이었기에, 그냥 하는 행동들이 썸 같고 그래서 달달하기도 하고 그랬었다.

무엇보다 잔잔물+친구>연인+첫사랑 조합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딱 부합했던 작품이었다. 요즘 현대물이 너무 심심하게 느껴져서 판타지에 살짝 눈 돌렸던 나에게 초심을 일깨워준 작품이랄까.


(약간의 스포와 잡설이 싫은 분들을 위한 요약)


 

- 작은 섬 율주의 학교에서 옛 연인과의 재회와 함께 그려지는 잔잔달달
- 사연때문에 밀어내는 여주와 포기하지 않는 남주의 애잔함도 한 스푼
-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는 남주 덕에 보호받는 기분 한가득
- 남주의 10년 순정, 소유욕 질투 능글거림이 너무 좋았작품

 - 단, 여주의 사연이 풀어지는 장면이 예상 외로 휘릭 넘어간 건 기분탓이었을까, 그 부분이 둘이 헤어진 것과 아주 무관한 것이 아니었어서, 조금 더 극적으로 그려질 줄 알았는데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섬마을 초등학교 기간제 체육쌤의 연심 연장 고군분투기

10년 전, 불현듯 사라진 예서의 자취를 찾던 선우. 그가 섬마을 율주의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들어왔다.

오자마자 브레이크 따위 없는 지, 돌직구 날리는 선우.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그의 태도에 예서는 '선생님'으로 예우를 차려줄 것을 신신당부하며 그의 마음을 애써 모른 척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보고 싶어 왔다며, 보건실에 꽃을 던져주고 가는 새로 온 체육 선생님 때문에 보건 선생님은 울상이고.

어반자카파(널 사랑하지 않아)와 한동근(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해)의 노래 대결을 연상시키는 듯한 둘의 대화. 연이은 핑퐁핑퐁, 도돌이표로 이어지는 반복되는 대화 속에서, 결국 선우가 먼저 카드를 꺼냈다.

'너를 떠날 기회를 줘.' 라고 말이다.
맘에도 없는 그 소리 넣어둬라며, 대신 기간제로 온 6개월동안 만큼은 네 진심으로 대해달라며, 그래야 진짜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갈 수 있겠다고 한다.

이때부터 한선우 쌤은 계약 기간이 시작되고, 만료 전까지 이 여자와의 종신계약(?)을 위한 순정이 시작됬다. (꺄)


 


난 선생이고 너도 선생이야!! 

결국 최후의 수단과도 같은 선우의 마음에 동했는지, 그녀는 기간만큼은 진심으로 대하겠다고 하고. 그때부터 아주 달달함을 한 스푼, 두 스푼.... 으어어어어...(?!)

이미 노골적으로 율주에 온 이유도, 굳이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까지 자처하며 공백기를 만들고 있는 이유도, 선수 자기 일 도와주는 이유도. 오직 그녀 때문이라고 했던 선우였기에. 여기서 더 얼마나 있나 싶었는데.

예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선우는 고학년만 가기로 했던 수학여행 대상을 전교생으로 확대하지를 않나. 확장된 서울 코스에 보건 선생님 동반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심지어 자기가 '재단'의 도움이라는 명목을 내밀며, 가진 게 돈이니 써야지 하는 쿨한 이 남자.

정말 같은 선생님인가 혼란 주는 이 선생님 때문에 예서는 어이가 없고, 근데도 이 남자의 호의가 싫지않고. 한번쯤은 그려보았던 그와의 연애가 있었던지라. '나는 선생이고 너도 선생이야.'라며 학교 안에서는 조심하자던 말은 어느 덧 날아가고. 학교 밖이니 논외라며, 놀이동산에서 신나게 데이트 즐겨주는 두 선생님들.

캬.. 또 어떻게 예서가 좋아하는 건 다 알아가지고, 누가 보면 예서 아빠인줄. 여튼 먹어보고 싶던 거 용케 알아서 다 주시니. 같은 선생님으로 부임해 온 건지 이쯤 되면 점점 의심이 된다.

그리고 자신의 홈그라운드를 수학여행 코스에 넣은 한쌤은 열심히 승마를 가르쳐 주는데, 하하하하. 승마에도 다양한 용어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그리고 저녁에 실습이 어려웠던 자세를 알려주는데. 승마가 이렇게 야시꾸리했던가. 했다는. (부끄부끄)

여튼 예습복습 잘하는 예서쌤은 그렇게 저녁에 현직 국가대표 체육 쌤에게 승마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고......


 

언제나 좋은 남자의 순정과 소유욕

흠, 예서에게는 미안했지만, 이번 작품은 선우가 너무 좋았던 작품이었다. 원래 남주편애자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사연이 있다보니 신파스러운 느낌도 적잖게 있고, 남주랑 형편이 너무 차이나서(생각 외로 이 문제는 쉽게 풀렸지만) 혼자 걱정하고 맴찢하게 되는 마음들이 안쓰러웠긴 하지만... 그게 되려 선우의 매력을 업 시켜주는 요인이 되어버렸달까.

도움이 너무 필요할 때, 위험한 순간이 닥쳤을 때, 맘이 아플 때, 그냥 아무도 신경 꺼주면 좋겠는데 동시에 신경써줬으면 하는(? 표현하기 어렵다ㅠㅠ) 모순된 상황일 때. 그때마다 너른 품에 안아주고 다독여주는 남자가 있길 얼마나 바라왔던가..

내 우는 모습에 안절부절하고, 내가 그냥 아는 오빠 만났다는 이유만으로도 질투해주고, 늑대같이 굴다가도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강아지처럼 '안돼?'하는 표정으로 갸우뚱 할 것 같은 남자가 막 그려지는데. 내가 어찌 이 남주를 안 이뻐할 수가 있겠냐구.

허엉. 진짜 여주를 예쁘게 봐주는 게 글에서 마구마구 느껴져서 대리만족 제대로 했다.



약간은 아쉬웠던 뒷부분_악조와 사연 풀이

갠적으로 악조와 여주의 사연이 풀어져나가는 게.. 조금 아쉬웠다.

첨에 태진을 보면서, 서브로 나온 남주가 박수칠 때 떠나는 그런 떠날 때 떠날 줄 아는 퇴장의 미덕을 보이는 남자인줄 알았다. 근데 애매하게 나쁘게 나와서 너무 아쉬웠다. 중간에 퇴장하는 줄 알았는데, 여주가 그렇게 꽁꽁 싸매면서 비밀로 두려고 했던 걸 악조에게 건네주지를 않나. 헝. 물론 사랑에 눈이 멀면 이성이 날아간다고 하지만.... 무언가 무언가 말로 참 표현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있던 서브였다.

그래서였나, 생각보다 악조는 큰 인상이 남지 않았다. 워낙 남녀 주인공들의 마음이 견고하다보니, 파고들 틈이 없었다고나 할까. 되려 낑낑하면서 틈을 만들려고 애썼는데 튕겨나간 고양이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연 풀이. 여주 사연은 안타까웠다. 나름 꿈과 희망, 아주 밝은 것만은 아니었지만. 학창시절 공부도 잘하고, 꿈에 실력까지 있어 반짝반짝 당차게 살았는데. 아버지를 여의고, 극성으로 변해버린 어머니 사이에서 꿈을 포기해야 했던 사연은 진짜 안타까웠다.

죄책감과 동시에 그 문제를 남주에게 돌리는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와 꿈도 희망도 사랑도 다 잃어버렸다는 패배감과 허망함, 그리고 노력과 실력으로 안되는 부분으로 인한 현실적 괴리감. 그것이 18살이 감내하기에는 참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안쓰럽고, 신데렐라 스토리로 진행되는 감이 있음에도 남주의 헌신이 너무 고맙고 같이 힐링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근데, 이게 끝에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약간 급히 끝난 감 때문이었을까. 차라리 남주가 혼자 찾아서 알아냈는데, 여주가 말해주길 기다렸다는 게 더 울컥했을까. 흠. 그리고 여주가 자꾸 숨겨서 답답한 것도 알았는데. 여주에게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인 건 맞는데. 첨부터 도망쳤던 여주 찾아올 생각이었으면 조금만 더 멋대로 해주지. 몰래 찾아보지ㅠㅠ. 말 안해주냐구 몸으로 묻는 건.... 뭐랄까 안쓰러우면서도, 흠 이건 아닌데 싶고.

어쨌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인데, 남주는 여주 말 잘 듣고 기다렸을 뿐인데. 듣기 싫다는 거 악조가 막 떠든 거 듣다가, 나에 대한 사랑이 그것밖에 안되서, 그런 이유로 숨기고 떠났었냐며 휙 가버리던 선우. 물론 이 일 때문에 예서가 더욱 더. 그녀가 잘못했고, 이제는 그가 없으면 안된다는 걸 절감하는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여주가 울면서 남주가 떠날 것만 같아 현관에서 애타게 부르다가, 들어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다가 울컥해서 또 서로 확 풀리고. 마무리 되어가는 부분이 뭔가 아쉽다가도. 아니 괜찮은데 싶다가도 막 그래버렸다는.... 아 다시 읽어봐야겠다.ㅜㅜ

아무래도 앞에서 달달함과 안타까움을 오가면서 감정이 부풀었는데, 이거 언제 밝히지 언제 밝히지 싶다가 말미에 팍 나와서... 그랬나보다.


기타/마무리


 

어쨌거나, 내겐 초심을 되찾아 준 오랜만의 잔잔달달애잔한 현대 로맨스물이었다. 역시 쌀쌀한 바람 불 쯤에는 이렇게 잔잔하다가... 또 애잔한 느낌에, 포근하게 안아주는 남주가 나오는게 좋지 하면서, 역시 첫사랑 재회물 친구연인 조합은 정말 내게는 꿀조합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능글능청돋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오가는 선우 덕에 읽는 동안 엄마미소 그려지고, 막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떠오르게 하는 선우 덕분에 음악 찾아듣느라 정신없고. 중간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데, 예서의 사연이 나올 때면 괜히 내가 다 맘 아프고, 슬펐다. 그래서 선우가 나올 때마다 안아주는 장면이 나올 때면 그렇게 꼽씹어서 읽었다고.....

아 진짜.. 그리고 안아주면서 '충전'하는데. 끄아아아악(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최고의 사랑 독고진씨가 마구마구 떠오르는 것이. 캬. (나도 배터리 빵빵하게 채워줄게 커몬커몬) 충전할 내 남자는 현실에 없다는 게 슬플 뿐이었다,

 

(살짝.. 남주 직업군 소재가... 거시기하지만. 작가님이 쓰실 때는 그 전이었던 것 같고. 최대한 인물들의 로맨스 중심으로 읽으려고 했다.....)


여튼 찬바람 쌀쌀해 잔잔한 로맨스 물이 보고 싶을 때,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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