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향해 박차를 가하다
늘혜윰 지음 / 로코코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1  책 소개

내맘대로 키워드
현대로맨스/ 친구>연인 / 재회물 / 잔잔달달 / 살짝 애잔

주인공소개
남주_한선우(28)
예서의 첫사랑이자, 국가대표 승마선수. 10년 전 갑자기 자취를 감춘 연인 예서, 10년 간 그녀를 마음에 품으며 흔적을 찾아 헤매이다 승마를 시작했다. 자신과 달리 꿈과 희망에 당당해 보이는 모습이 아름답던 예서. 율주에 있는 정보를 얻자마자 그녀가 있는 초등학교 체육 교사로 부임했다.

여주_윤예서(28)
율주의 초등학교 보건교사, 아버지를 여의고 고등학생 때 어머니와 율주로 내려왔다. 꿈 많고, 순수한 사랑이 아름다웠던 18살.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추억 하나 가슴에 품고 근근히 살아오던 그녀 앞에, 옛 연인 신우가 불현듯 찾아왔다.



 2  줄거리

 
너무나도 달콤해 모든 걸 잃게 했던 사랑.
그런데 그 아픈 사랑이 막을 새도 없이 박차를 가해 달려오고 있었다.

"난 이해가 안 돼. 네가 율주에 온 것도,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이곳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것도.
내 일까지 나서서 도와주는 것도."

우리는 다시는 만나선 안 될 관계였다.

"그렇다면 기회를 줘. ....... 너를 떠날 수 있게."
                                - 책 표지 글(본문내용) 中

**

작은 섬, 율주의 초등학교로 부임한 지 반년,
그녀의 앞에 첫사랑이자, 국가대표 승마 선수인
한선우가 나타났다.

10년 전, 그녀와 고등학교 한자락 추억을 함께 공유했던 그가 꿈처럼 나타났다. 하지만 예서의 속마음은 재회의 감정을 애써 갈무리하느라 분주했다. 열여덟의 그때와 달라진 바 없는 모습을 보며, 울컥이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이 너무 버거웠다.

그래서 예서는 10년 전처럼, 한선우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선우는 예서에게 한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기적같은 기회를 허투루 날릴 마음 따위, 그에게 한 점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가치관을 흔들고 꿈을 주었던 예서였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이뤄준 것과 다름 없는 그녀를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돌려 말하는 건 생각 조차 안했다.
'보고싶었다. 물러나지 않겠다. 기회를 달라.'고.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던졌다.

그러나, 10년 후의 윤예서는 자꾸 그를 밀어내려고만 한다. 진실일리 없는, 마음에도 없어 보이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잊었다고, 10년의 마음을 미련이라고 치부하면서.

결국 선우는 최후의 보루처럼 마음에 담아둔 말을 꺼냈다.



"최소한 네가 나를 사랑했던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 마음을 정리할 기회라도 줘. 그때는 끝내지 못했으니, 이제라도 끝내게 해 줘."

선우는 간절하게 말하고 있었다.

"너를 떠나게 해 줘."   -p.84



 3  리뷰

헝. 그냥 너네 사랑하면 안되겠니?
읽는 동안, 자꾸 도망치려는 예서 때문에 맴찟하고, 그런 예서에게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힝'소리 내며 자꾸 오는 외(外)강아지 내(內)늑대 선우가 귀여워서 페이지가 쉴 새없이 넘어갔던 작품이었다.

원래 마음이야 겉으로만 인정하지 않으려고 발뺌했지, 이미 이심전심 서로 마음을 알고 있는 그들이었기에, 그냥 하는 행동들이 썸 같고 그래서 달달하기도 하고 그랬었다.

무엇보다 잔잔물+친구>연인+첫사랑 조합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딱 부합했던 작품이었다. 요즘 현대물이 너무 심심하게 느껴져서 판타지에 살짝 눈 돌렸던 나에게 초심을 일깨워준 작품이랄까.


(약간의 스포와 잡설이 싫은 분들을 위한 요약)


 

- 작은 섬 율주의 학교에서 옛 연인과의 재회와 함께 그려지는 잔잔달달
- 사연때문에 밀어내는 여주와 포기하지 않는 남주의 애잔함도 한 스푼
-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는 남주 덕에 보호받는 기분 한가득
- 남주의 10년 순정, 소유욕 질투 능글거림이 너무 좋았작품

 - 단, 여주의 사연이 풀어지는 장면이 예상 외로 휘릭 넘어간 건 기분탓이었을까, 그 부분이 둘이 헤어진 것과 아주 무관한 것이 아니었어서, 조금 더 극적으로 그려질 줄 알았는데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섬마을 초등학교 기간제 체육쌤의 연심 연장 고군분투기

10년 전, 불현듯 사라진 예서의 자취를 찾던 선우. 그가 섬마을 율주의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들어왔다.

오자마자 브레이크 따위 없는 지, 돌직구 날리는 선우.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그의 태도에 예서는 '선생님'으로 예우를 차려줄 것을 신신당부하며 그의 마음을 애써 모른 척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보고 싶어 왔다며, 보건실에 꽃을 던져주고 가는 새로 온 체육 선생님 때문에 보건 선생님은 울상이고.

어반자카파(널 사랑하지 않아)와 한동근(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해)의 노래 대결을 연상시키는 듯한 둘의 대화. 연이은 핑퐁핑퐁, 도돌이표로 이어지는 반복되는 대화 속에서, 결국 선우가 먼저 카드를 꺼냈다.

'너를 떠날 기회를 줘.' 라고 말이다.
맘에도 없는 그 소리 넣어둬라며, 대신 기간제로 온 6개월동안 만큼은 네 진심으로 대해달라며, 그래야 진짜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갈 수 있겠다고 한다.

이때부터 한선우 쌤은 계약 기간이 시작되고, 만료 전까지 이 여자와의 종신계약(?)을 위한 순정이 시작됬다. (꺄)


 


난 선생이고 너도 선생이야!! 

결국 최후의 수단과도 같은 선우의 마음에 동했는지, 그녀는 기간만큼은 진심으로 대하겠다고 하고. 그때부터 아주 달달함을 한 스푼, 두 스푼.... 으어어어어...(?!)

이미 노골적으로 율주에 온 이유도, 굳이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까지 자처하며 공백기를 만들고 있는 이유도, 선수 자기 일 도와주는 이유도. 오직 그녀 때문이라고 했던 선우였기에. 여기서 더 얼마나 있나 싶었는데.

예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선우는 고학년만 가기로 했던 수학여행 대상을 전교생으로 확대하지를 않나. 확장된 서울 코스에 보건 선생님 동반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심지어 자기가 '재단'의 도움이라는 명목을 내밀며, 가진 게 돈이니 써야지 하는 쿨한 이 남자.

정말 같은 선생님인가 혼란 주는 이 선생님 때문에 예서는 어이가 없고, 근데도 이 남자의 호의가 싫지않고. 한번쯤은 그려보았던 그와의 연애가 있었던지라. '나는 선생이고 너도 선생이야.'라며 학교 안에서는 조심하자던 말은 어느 덧 날아가고. 학교 밖이니 논외라며, 놀이동산에서 신나게 데이트 즐겨주는 두 선생님들.

캬.. 또 어떻게 예서가 좋아하는 건 다 알아가지고, 누가 보면 예서 아빠인줄. 여튼 먹어보고 싶던 거 용케 알아서 다 주시니. 같은 선생님으로 부임해 온 건지 이쯤 되면 점점 의심이 된다.

그리고 자신의 홈그라운드를 수학여행 코스에 넣은 한쌤은 열심히 승마를 가르쳐 주는데, 하하하하. 승마에도 다양한 용어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그리고 저녁에 실습이 어려웠던 자세를 알려주는데. 승마가 이렇게 야시꾸리했던가. 했다는. (부끄부끄)

여튼 예습복습 잘하는 예서쌤은 그렇게 저녁에 현직 국가대표 체육 쌤에게 승마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고......


 

언제나 좋은 남자의 순정과 소유욕

흠, 예서에게는 미안했지만, 이번 작품은 선우가 너무 좋았던 작품이었다. 원래 남주편애자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사연이 있다보니 신파스러운 느낌도 적잖게 있고, 남주랑 형편이 너무 차이나서(생각 외로 이 문제는 쉽게 풀렸지만) 혼자 걱정하고 맴찢하게 되는 마음들이 안쓰러웠긴 하지만... 그게 되려 선우의 매력을 업 시켜주는 요인이 되어버렸달까.

도움이 너무 필요할 때, 위험한 순간이 닥쳤을 때, 맘이 아플 때, 그냥 아무도 신경 꺼주면 좋겠는데 동시에 신경써줬으면 하는(? 표현하기 어렵다ㅠㅠ) 모순된 상황일 때. 그때마다 너른 품에 안아주고 다독여주는 남자가 있길 얼마나 바라왔던가..

내 우는 모습에 안절부절하고, 내가 그냥 아는 오빠 만났다는 이유만으로도 질투해주고, 늑대같이 굴다가도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강아지처럼 '안돼?'하는 표정으로 갸우뚱 할 것 같은 남자가 막 그려지는데. 내가 어찌 이 남주를 안 이뻐할 수가 있겠냐구.

허엉. 진짜 여주를 예쁘게 봐주는 게 글에서 마구마구 느껴져서 대리만족 제대로 했다.



약간은 아쉬웠던 뒷부분_악조와 사연 풀이

갠적으로 악조와 여주의 사연이 풀어져나가는 게.. 조금 아쉬웠다.

첨에 태진을 보면서, 서브로 나온 남주가 박수칠 때 떠나는 그런 떠날 때 떠날 줄 아는 퇴장의 미덕을 보이는 남자인줄 알았다. 근데 애매하게 나쁘게 나와서 너무 아쉬웠다. 중간에 퇴장하는 줄 알았는데, 여주가 그렇게 꽁꽁 싸매면서 비밀로 두려고 했던 걸 악조에게 건네주지를 않나. 헝. 물론 사랑에 눈이 멀면 이성이 날아간다고 하지만.... 무언가 무언가 말로 참 표현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있던 서브였다.

그래서였나, 생각보다 악조는 큰 인상이 남지 않았다. 워낙 남녀 주인공들의 마음이 견고하다보니, 파고들 틈이 없었다고나 할까. 되려 낑낑하면서 틈을 만들려고 애썼는데 튕겨나간 고양이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연 풀이. 여주 사연은 안타까웠다. 나름 꿈과 희망, 아주 밝은 것만은 아니었지만. 학창시절 공부도 잘하고, 꿈에 실력까지 있어 반짝반짝 당차게 살았는데. 아버지를 여의고, 극성으로 변해버린 어머니 사이에서 꿈을 포기해야 했던 사연은 진짜 안타까웠다.

죄책감과 동시에 그 문제를 남주에게 돌리는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와 꿈도 희망도 사랑도 다 잃어버렸다는 패배감과 허망함, 그리고 노력과 실력으로 안되는 부분으로 인한 현실적 괴리감. 그것이 18살이 감내하기에는 참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안쓰럽고, 신데렐라 스토리로 진행되는 감이 있음에도 남주의 헌신이 너무 고맙고 같이 힐링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근데, 이게 끝에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약간 급히 끝난 감 때문이었을까. 차라리 남주가 혼자 찾아서 알아냈는데, 여주가 말해주길 기다렸다는 게 더 울컥했을까. 흠. 그리고 여주가 자꾸 숨겨서 답답한 것도 알았는데. 여주에게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인 건 맞는데. 첨부터 도망쳤던 여주 찾아올 생각이었으면 조금만 더 멋대로 해주지. 몰래 찾아보지ㅠㅠ. 말 안해주냐구 몸으로 묻는 건.... 뭐랄까 안쓰러우면서도, 흠 이건 아닌데 싶고.

어쨌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인데, 남주는 여주 말 잘 듣고 기다렸을 뿐인데. 듣기 싫다는 거 악조가 막 떠든 거 듣다가, 나에 대한 사랑이 그것밖에 안되서, 그런 이유로 숨기고 떠났었냐며 휙 가버리던 선우. 물론 이 일 때문에 예서가 더욱 더. 그녀가 잘못했고, 이제는 그가 없으면 안된다는 걸 절감하는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여주가 울면서 남주가 떠날 것만 같아 현관에서 애타게 부르다가, 들어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다가 울컥해서 또 서로 확 풀리고. 마무리 되어가는 부분이 뭔가 아쉽다가도. 아니 괜찮은데 싶다가도 막 그래버렸다는.... 아 다시 읽어봐야겠다.ㅜㅜ

아무래도 앞에서 달달함과 안타까움을 오가면서 감정이 부풀었는데, 이거 언제 밝히지 언제 밝히지 싶다가 말미에 팍 나와서... 그랬나보다.


기타/마무리


 

어쨌거나, 내겐 초심을 되찾아 준 오랜만의 잔잔달달애잔한 현대 로맨스물이었다. 역시 쌀쌀한 바람 불 쯤에는 이렇게 잔잔하다가... 또 애잔한 느낌에, 포근하게 안아주는 남주가 나오는게 좋지 하면서, 역시 첫사랑 재회물 친구연인 조합은 정말 내게는 꿀조합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능글능청돋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오가는 선우 덕에 읽는 동안 엄마미소 그려지고, 막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떠오르게 하는 선우 덕분에 음악 찾아듣느라 정신없고. 중간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데, 예서의 사연이 나올 때면 괜히 내가 다 맘 아프고, 슬펐다. 그래서 선우가 나올 때마다 안아주는 장면이 나올 때면 그렇게 꼽씹어서 읽었다고.....

아 진짜.. 그리고 안아주면서 '충전'하는데. 끄아아아악(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최고의 사랑 독고진씨가 마구마구 떠오르는 것이. 캬. (나도 배터리 빵빵하게 채워줄게 커몬커몬) 충전할 내 남자는 현실에 없다는 게 슬플 뿐이었다,

 

(살짝.. 남주 직업군 소재가... 거시기하지만. 작가님이 쓰실 때는 그 전이었던 것 같고. 최대한 인물들의 로맨스 중심으로 읽으려고 했다.....)


여튼 찬바람 쌀쌀해 잔잔한 로맨스 물이 보고 싶을 때,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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