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사랑하는 방법
헤일리 태너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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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애틋하고 아련한 사랑의 기억과 추억을 간직한 채 성장한 소년과 소녀의 찬란한 사랑과 헌신과 배려가 담겨있는 성장소설입니다.

소련붕괴이후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혼란의 시기를 맞춰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 온 바츨라브네 가족들. 그리고 그곳에서 동변상련의 마음으로 가족같이 지내면서 바츨라브에게 친구이상의 감정을 싹트게 한 옐레나. 레나와 바츨라브는 5살때부터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이후로 9살때까지 한시도 따로 있어본 적이 없고 무엇이든 같이 해 왔습니다. 오히려 따로 같이 있지 않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 그들을 이어준 것은 서커스와 마술로 바츨라브는 마술사를 꿈꾸며 당연히 그의 오른팔이자 조수는 레나이외에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최근의 레나의 상태와 변화는 그에게 혼란을 주고 이윽고 레나의 결석과 엄마의 레나네 집에 다녀온 이후로 일어난 일들로 인한 헤어짐은 바츨라브에게 큰 마음의 상처와 육체는 자라지만 7년동안 한번도 잊거나 기도를 안한 적이 없는 레나에 대한 마음은 그를 정신적으로 9살에서 멈추게 하였습니다.

사실 레나는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거나 알려진 것이 없는 수수께끼와도 같은 아이인데 한가지 그녀의 관심은 바로 자신의 정체성과 바츨라브이죠. 그녀의 성장의 비극은 바로 소련의 붕괴로 인한 모든 것의 침체와 혼란의 희생자와 같은 것으로 간간히 그녀의 할머니라고 부르는 라도슬라바와 그녀의 이모 예카테리나를 통해서 간간히 들리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의 참담한 가정사에 대해서 보여주는데 당시의 모든 이민자들이 그랬듯이 꿈과 희망을 품고 온 사람만 있지 않았던 이민자들의 어두운 이면을 잘 보여줍니다. 마술과 순애보적인 사랑의 배회를 통해서 한시도 잊거나 생각을 안한적이 없는 바츨라브는 그는 은근히 레나가 자신을 휘두르며 이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레나없는 자신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알면서도 속아주고 그렇게 움직여 주죠. 그리고 그런 그에게 너무도 지극히 순수한 마음에서 마음을 내 주는 레나는 그들의 헤어짐과 다시 재회를 통해서 변치 않고 오히려 더 커진 자신들의 서로에 대한 마음에 당황을하게 됩니다. 마술을 통해서 이어지고 같이 있으며 함께 있을 수 있었다면 이제 바츨라브는 레나의 진정한 진심을 담은 사랑과 행복을 위해서 그녀가 너무도 궁금하고 알고 싶었던 진실, 자신의 가족과 자신에 배경의 사실을 거짓말을 함으로 레나를 행복하게 하려고 합니다. 바츨라브에게 이 거짓말을 그녀를 위한 하얀 거짓말이죠. 그리고 이제라도 앞으로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는 진심을 담은 거짓말 어쩌면 이것이 레나를 향한 바츨라브의 가장 멋진 궁극적인 마술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소련붕괴이후의 미국에서 살아가던 러시아 이민자들의 삶의 애환과 그들이 겪었어야할 고통과 이민의 과정속에서 일어난 검은 이면을 통해서 한 소년과 소녀의 만남과 동행 그리고 이별이후의 재회를 통해서 변치않는 사랑을 통해서 진정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의 완성체란 어떤 것인지 소년을 통해서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이 작품은 주인공과 그 주변이 다 러시아인인데 정작 작가가 미국토박이라는 것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이 작품은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 아닐는지 잊어버린 아련하고 애틋한 그 무엇인가 소중했던 그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곱십어보게 하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주는 그런 의미있는 작품으로 작품자체도 엄청 감동적이지만 작가의 이력에서도 또한번 놀라움과 감동을 느꼈던 그런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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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이철환 글.그림 / 자음과모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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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의 감동의 물결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따스한 감동과 눈물을 안겨주었던 베스트셀러 <연탄길>의 저자 이철환작가의 신작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입니다.

 

누구나 사람이라면 궁극적인 고민이자 해답이 없는 질문이자 고민이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죠. 그 끝없는 고민과 질문에 대한 책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인간과 관계에 대한 따스한 작품을 많이 내 놓았던 작가도 이 작품에서 인간관계와 속성에 대해선 자신도 미숙하고 어려워한다고 털어 놓고 있는 이 작품은 미력하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고 합니다. 답이 없는 이 질문에 대해서 해답을 먼저 얻으려고 하기 이전에 인간의 속성과 감정들을 먼저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를 칭찬해준다.

상대가 부끄러워할 만한 것들은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상대의 말을 최대한 공감해준다.

상대를 충고하지 않는다.

상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상대에게 친절해야 한다.

상대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는다.

 

가장 기초적이고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이런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쉬워보이는 것이 가장 어려운 말이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하려면 힘든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저자는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얻기 위한 방법으로 네 가지 생각의 도구를 제시합니다.

상대방이 부끄러워하는 부분은 말하지 말라는 역린의 비유, 극단적 선택을 하지 말라는 꿀 속으로 다이빙하는 개미 이야기, 토끼를 기다리는 어리석은 농부 이야기,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내가 원하는 방식을 진심을 다해 말하라 등 경험에 바탕한 이야기와 동서양 고전의 깨달음을 자칫 어렵고 딱딱해서 지루하게 와 닿을 수 있을 법한 이런 이야기들을 따스한 그림들과 함께 친절하고 알기 쉽게 풀어 해지면서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쉽게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 인간관계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파악하기 위해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12개의 감정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2가지 감정이란 질투, 배신, 변덕, 배은망덕, 이기심, 이중성, 속물근성, 허영심, 인정받고 싶은 마음, 폭력성입니다. 인간의 못된 속성을 면밀하고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작가는 인간을 파악하고 들여다보기 위해선 먼저 않좋은 부분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정도의 차이일 뿐 인간은 질투할 수 있고, 변덕을 부릴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은혜를 잊어버릴 수도 있고, 이기적이며 이중성과 속물근성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누구나 허영심을 가지고 인정받고 싶어하면서 무례함과 비판적인 성향과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런 분별력을 가지려면 인간의 본성과 감정을 깔보지 말고 바로 마주대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고 해석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작가는 거듭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알아내고 상대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그 순간 비로소 인간대 인간의 진정한 소통이 시작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흔하고 흔한 인간관계에 대한 책이려니 하면서 생각하고 읽어나가다가 한방 맞은 것 같은 깊고 진한 내용을 이렇게 어렵지 않고 쉽게 와 닿을 수 있게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은 필시 작가의 오랜 필력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여겨지며 가볍게 읽고 꽂아둘 책이 아닌 간간이 꺼내서 읽어봐야 할 작품임에 틀림없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간만에 정말 괜찮은 작품을 마주한 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았으며 이철환 작가의 이런 깊은 통찰이 빛나는 작품을 통해서 작가가 고민하고 전하려고 한 인간관계에 해한 해답은 아니여도 방향성을 알 수 있으면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정말 간만에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난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던 시간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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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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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문제적 영화이자 작품인 <은교>의 작가이신 박범신 작가의 작품 <주름>입니다.

이 작품의 이력은 참으로 흥미롭죠. 1999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침묵의 집'2006년에 개작하여 '주름'으로 발표를 했는데 그것을 한 차례 더 개작해 이번에 다시 발표를 했습니다.

작가가 제목까지 바꿔가며 수정에 또 수정을 감행한 이 책 작가는 계속해서 수정하고 또 손을 보게 하게 하는 이 작품. 아마도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이 작품을 손을 볼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의 작품들을 계속 손을 보고 수정하여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손을 볼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정도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계속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서 손을 보게 한 이 작품은 뭔가가 있는 것이기에 더욱더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여서 읽어나가게 되었습니다.

일명 박범신 작가의 갈망 3부작의 그 첫 번째인 <주름>은 한줄로 요약하자면 인생의 기로에 선 50대 남자의 파멸과 또 다른 환생을 그린 작품으로, 흔히 인생과 삶에 지친 중년의 갈망과 기로, 그로 인한 한순간의 파멸을 박범신 작가의 그 특유의 필력으로 그려나간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작은 아들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로부터 시작을 합니다. 아버지의 거처와 올 수 있느냐는 전화. 평범한 회사원 50대의 가장이었던 김진영.... 가정과 직장, 그리고 나라를 떠나면서까지 쫓아간 여인을 향한 그의 집념.

나름 규모가 큰 주류회사의 자금 담당 이사인 김진영에게 그의 인생은 흔히 그 나이의 우리의 아버지들이나 가장들이 그렇듯이 톱니바퀴와도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던 여느 가장과 다를바없는 공허한 인생을 살아가는 50대이죠. 회사를 위해, 가족을 위해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일탈과 벗어남이란 용납할 수 없는 그의 인생에 어느 순간 번개와 같이 큰 전환점의 계기된 일이 찾아오죠. 한순간의 늙었다는 생각은 그의 하루 일과를 다 틀어놓아버리고 그런 우울한 나날을 비오는 퇴근길에 문득 유년에 잃어버린 꿈인 그림, 그 그림을 쫓아서 화실로 들어간 김진영은 앞으로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여자 천예린과 대면하게 됩니다.

연상이 여인인 천예린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녀에게 빠져버린 김진영은 그 날부터 그에겐 사랑이지만 세인이게 있어선 불륜을 열정적으로 하게 되죠. 회사의 공금을 빼내서 가져다 주고 하루에 그녀의 생각을 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그녀와의 시간은 그의 새로운 삶의 활력이자 이유가 되어 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천예린은 뜻모를 암시를 하고 홀연히 한국을 떠나게 됩니다. 좌절과 분노 그 여러 복합적인 심란함에 빠진 김진영은 과감하고도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바로 천예린의 자취를 따라서 그녀에게 가기로 하죠. 때는 우리에게 아직도 상처이자 큰 시련의 시기인 IMF에 회사와 가정을 버리고 한 여인을 따라서 이 나라를 떠난 김진영.

아프리카, 유럽대륙, 영국을 거친 긴 여정 후에 스코틀랜드의 한 성당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 레드 하우스라는 그들만의 집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눕니다. 그리고 온 몸에 종기들로 죽음이 다가온 천예린은 그녀가 죽기에 가장 좋을 것 같았던 장소 바이칼에서 김진영의 곁에서 생을 마감하고 김진영은 그 추운 바이칼에서 사랑하는 여인 천예린의 시신을 지켜보고 지키고 있게 됩니다.

 

작품의 일반적인 내용만으로 봐선 이들은 분명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진영의 천예린에 대한 사랑은 분명 도가 지나쳤고, 그런 그를 보면서도 그에게 파멸과 맹목적인 것을 부추긴 천예린 그리고 천예린 사후에 보여준 김진영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봐야 할 것은 그런게 아닌 김진영의 천예린의 행방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그가 느끼고 본 것들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프리카 나이바로에서부터 시작하여 모로코, 유럽, 그리고 스코틀랜드까지로 북극해를 향하던 그들의 여정속에서 비친 북극해라는 의미가 무엇이 였는지.

신생의 젊은 땅으로부터 시작해 북진을 거듭, 고절한 죽음의 땅끝으로 이어진 여정이었다. 내가 거쳐온 길이 탄생-청춘-노년-죽음으로 이어지는 생의 여정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자 갑자기 나는 목이 메었다.’

이 여정의 과정을 천예린은

나는 지나온 삶을 재현해보고 싶었어. 적도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한 게 그 때문이야. 우기의 적도 아래는 온갖 생명들이 다투어 깨어나고 무섭게 무성해지고.... 바꿔 말해 유년기와 청년기가 거기 있는 샘이잖아. 아프리카는 청춘이 한낮과 같았지. 위도를 거슬러 파리쯤 오면 가을 같은, 부드러운 중년의 계절을 만나는 셈이고, 또 거슬러 올라오면 그래, 여기쯤.... 황량한 노년의 겨울이야. 칠흑 같은 밤바다가 천지 사방에서 레드 하우스를 포위한 채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게다가... 당신과의 게임이 보태졌잖아.’

어쩌면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서 진짜로 말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김진영의 여정을 통해서 거쳐간 곳을 통한 탄생과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작가는 미리 이 작품을 부도덕한 러브스토리로 보지 말라고 했듯이 진짜 내용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죠.

사람에게 있어서 주름이란 나이 듦이겠지만 주름, 즉 시간의 주름은 보다 사람을 성숙하고 완성되어감의 상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무에게 나이테라는 주름이 많아질수록 단단하고 커지듯이 인간도 주름이란 그저 노화와 약함, 나이듦의 상징이 아닌 단단함과 성숙의 상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보기에 중년의 남자가 치명적인 매력의 마성의 여인에게 빠져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사정없이 빨려간 파멸의 과정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생각이 지울 수 없는 것이 왜일까요. 그가 짊어진 어깨의 무거움을 너무 쉽게 내던진 것이 커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주인공이 좀 더 젊은 사람이 이랬으면 그 깊은 내용이 더 잘 보였으나 무엇이든 쉽게 생각하기보단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려야 할 나이의 가장이자 어른이 이랬으니 좀 씁쓸한 마음을 금치 못한 건 사실입니다. 그가 그로 인해서 찾은 것이 무엇인지 그는 그 주름의 깊이를 알았을까 아니 찾았을까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파렴치한 두 중년의 로맨스로 인한 파멸로 향하는 여정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안엔 심오하고 깊은 내용이 담겨있던 박범신 작가의 <주름>. 아직 <은교>와 이 <주름>밖에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무척 궁금해서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작품으로 정말 작가의 그 표현력과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였던 엄청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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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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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시리즈 그 7번째 이야기인 <산 자와 죽은 자>입니다. 이번 출간 전에 77인의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사전 리뷰를 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죠.

6번째까지 나오다 스탠드 얼론 형식의 작품인 <상어의 도시><여름을 삼킨 소녀>로 잠시 외도를 하다가 다시 돌아온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정말 기대한 만큼 그 작품은 엄청났습니다.

이야기는 어느 한적한 마을의 아침에 강아지와 산책을 나온 노파가 괴한의 저격총에 피살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그때까지 크리스토퍼와 휴가의 두근거림과 기쁨으로 우리의 피아는 이 일이 그렇게 큰 일로, 혼돈의 소용돌이 안으로 사정없이 빠져들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죠. 휴가기간의 경찰서는 이 사건이 일어남으로 인력부족으로 휴가중인 피아를 임시로 불러들입니다. 20121219부터 201313일까지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정말 대수롭지 않은 무차별 난사사건이려니 했던 이 사건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어서 마치 살인의 추억의 두 형사와 같이 사건과 베일에 싸인 범인에 대한 노이로제에 걸리게 되죠. ‘꼭 잡고 싶었다.’라면서요.

첫 번째 사건까지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탐문수사를 하면 할수록 죽을 이유가 없는 사람이 죽고 얼마지나지 않아 2번째 희생자에 3번째 희생자가 똑같이 저격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전혀 연관성도 원한도 살 것 같지 않은 희생자에 대해서 무차별 난사사건이다. 뭐다하면서 혼란에 혼란을 돌던 그때 범인은 놀리기라도 하듯이 버젖이 부고를 보내는데 여기서부터 10년전에 거슬러 올라가 희생자들과 얽혀있는 엄청난 비밀에 범접하게 됩니다.

10년전 뇌사판정을 받았지만 엄연히 살아있는 키르스텐은 당시 재해병원의 의사들로 인한 욕심과 의학발전이라는 명분의 희생양이 되어서 막무가내로 장기기증 도너가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장기기증 자체는 숭고한 겁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어땠느냐가 문제가 된 것이죠. 순수한 기증과 정식절차속에서 숭고하게 이루어진 장기기증이라면 문제도 뭐도 되지 않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바로 오늘날의 현실이여서 오늘날에 흔히 메체나 뉴스와 영화에서도 장기브로커와 인신매매로 인한 강제 장기 적출 등 많은 문제가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새로운장기를 원하는 환자와 그 어려운 수술을 바탕으로 성공가도를 올라가고 싶은 의사의 야욕이 이상하게 맞물려서 의학적으로 죽었을지 모르지만 엄연히 살아있는 환자을 가족동의 없이 아니 속여서 동의를 얻어서 안락사시키고 장기를 적출해 내면서 10년뒤에 이 스나이퍼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내가 당한 고통과 억울함 죽을 것 같은 이 고통을 너희도 가족을 눈앞에서 잃음으로서 같이 맞봐야 한다고 하면서 재판관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자의 가족에게 부고를 보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엄연히 피아와 보덴슈타인 콤비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세 번째 주인공이 있죠. 바로 카롤리네 알브레히트. 두 번째 희생자의 딸이자 10년전 장기수술에 깊이 관여되었던 의사 디터 루돌프 교수의 딸인 그녀는 어머니의 받아들일 수 없는 죽음 속에서 부고로부터 시작한 범인에 대한 체포가 아닌 순수한 아버지와 10년전의 비밀을 밝히고 싶은 마음에서 접근해가다가 결정적인 힌트를 보덴슈타인에게 건네주게 됩니다.

이번 작에서도 역시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하죠. 처음엔 독일작품이다 보니 이름부터 생소해서 정신이 없다가도 과연 타우누스 시리즈답게 사정없이 이야기가 돌아가서 어느순간엔가 빨려드어가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이번작에선 특별히 피아의 여동생 킴이 등장해서 심리학자에 걸맞는 깨알같은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가족사도 비춥니다. 그 외에도 간간히 전작들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전작에 대한 새록새록 기억을 더듬게 하죠. 범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덴슈타인을 괴롭하고 농락하죠. 얽혀있는 주변인들의 비협조와 유력한 용의자인 것 같은 주변일을 등장시켜서 혼선에 혼선을 거듭하게 하고 정말 마지막까지... 힘빠지게 합니다. 정말 살인의 추억의 명대사 죽을 만큼 잡고 싶었다.’라는 말이 나오게 하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의 범인에 대해서 공감이 가는 건 왜일까요. 아마도 그런 말도 안되는 거대한 의학계에 대한 피해와 그로 인한 무기력감과 억울함 그리고 그로 인한 가정파탄 등을 겪으면 누구라도 그런 범인과 같은 마음을 들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날 많은 이런 일들이 매체와 언론등에서도 많이 다뤄지다 보니 공감대가 형성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톰슨과 보덴슈타인의 대화 중 왜 진작에 말해주지 않았냐라는 말에 톰슨의 그놈들 중 한 놈이라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 했다.’, ‘죄 지은 사람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합니다.’라는 말이 깊이 울림을 주는 것이 바로 오늘날 이와 유사한 억울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기에 더 씁쓸하게 정당한 살인이라는 스나이퍼’, ‘재판관들이 등장하게 되고 이들의 행보에 대해서 그저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공감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의학계의 어두운 이면을 들추면서도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 이번 타우누스 시리즈 7번째 작품 <산 자와 죽은 자> 기다린 만큼 큰 재미가 있고 가독성이 엄청났던 작품으로 역시 넬레 노이하우스라는 감탄과 찬사를 마음껏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작품으로 앞으로의 후속 시리즈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작품입니다. 빨리 다음작품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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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럼 분 PLUM BOON 2015 - Vol.2
RHK타이완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타이완문화콘텐츠연구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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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오랜 힘든 기간동안 왕래와 교류를 유지해오다가 중국과의 문호를 개방하고난 이후 교류가 단절되었다가 근래에 들어서 다시 교류를 시작한 우리에게 있어서 국공내전으로 인한 장재스와 국민당의 도피처이자 작지만 작지않은 나라 타이완 대만에 대해서 다시 알고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짜 의미있는 대만문화컨탠츠 잡지 플럼분 2호입니다.

전작은 대만과 조선의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역사적인 부분을 알아갔다면 이번엔 그 역사적인 사실에서 더 깊고 넓게 확장을 하였다는 것이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우리와 대만은 그리 먼 나라가 아니란 것은 창간호에서 이미 깊이 알 수 있었던 대목이죠. 오히려 요즘에 영미와 일본문학에 친숙하다면 그 당시에 그보다 더 깊이 친숙해도 이상하지 않았던 것이 중화문화이자 대만이 그랬죠. 그라다가 어느순간 교류가 단절되면서 그저 장재스의 나라로 멀게 느껴지게 된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만에 대해서 새롭고 친숙하게 와 닿고 다시 새로 알아가는 분위기가 생겨난 것은 매체의 영향이 지대하게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90년대엔 영화가 그랬다면 이번엔 오락프로가 큰 역할을 했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여행붐을 일으킨 <꽃보다 할배>가 그렇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도상으로 보면 일본에서 한참을 내려가 오키나와를 지나 그 옆에 있는 곳이 바로 대만이죠. 그래서 이번 호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바로 대만으로의 투어리즘, 바로 대만으로 어떻게 가나를 다루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여행에만 다룬 것이 아닌 바로 역사적인 배경과 그 대만과 조선에 얽힌 식민지 시절의 역사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식민지 시절에 얽힌 것이라면 그리 밝지 않은 어두운 암울한 시절이지만 관계를 보자면 그 시절로 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한가지 놀라운 것은 타이완의 역사에 얽힌 글을 읽다가 보니 대만에선 지금도 일본 통치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이는 어쩌면 이렇다 할 정체성의 확립과 뚜렷한 자주국가가 아닌 것이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조선과 대만은 같은 식민지 시절이 있었지만 우리는 언어가 있고 정체성이 확립이 되어있었던 반면 대만은 이렇다할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것이 없었던 나라였으니 대만은 어쩌면 북아일랜드나 기타 영국령으로 남은 소수나라들같이 영국에 속해있기를 바라는 나라들과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생각이 들죠.

그리고 기대하던 연재소설인 화동부호도 이번 호에선 끝났지만 정말 예전에 90년대에서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문학과 문화를 많이 접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죠. 만화도 있었으니까요. 정말 전편에선 현세를 다루었다면 이번 후편에선 전생을 다루면서 거슬러 올라가 그 뿌리를 알아가면서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이번편에서 끝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입니다. 정말 다음엔 어떤 작품이 연재소설로 나올지 모르지만 그땐 좀 긴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죠.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아는 많은 유명 기업이나 벤처등이 알고보면 타이완사람들이 창업자였다는 것이 무척 놀랍고, 오늘날 한류의 여파로 인해서 대만에서도 한국을 알아가려는 붐이 일고 있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현재 대만이 역사적으로도 봐서도 복잡하지만 대만인은 여러 복잡한 갈등의 원인은 역시 한민족이 아닌 다민족 국가인 것이 가장 큼을 알 수 있는 것이 한족에 원주민, 외성인, 본성인 등 정말 시끄러운 이유의 근본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됨을 보여주고 있어서 무척 흥미로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창간호도 그랬지만 이번 2호에서도 많은 다양하고 특별한 내용으로 한층 더 깊이 천천히 대만이라는 나라를 알아갈 수 있어서 무척 좋았으며 벌써부터 3호가 기대가 됩니다. 대만을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 정말 최고의 잡지가 아닐 수 없죠. 앞으로도 일본문화 분과 함께 쭉~ 오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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