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럼 붉다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1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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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핀란드의 작가 살라 시무카(Salla Simukka)의 미스터리 작품 스노우 화이트 트릴로지 3부작의 시작인 레드 화이트 블랙의 첫 번째 작품인 레드인 ‘피처럼 붉다’입니다.

이 3부작은 루미키(Lumikki = 백설)라는 나름 힘들게 살아가는? 아니 곤경에 처한 주인공이 활약하는 성인 버전 ‘밀레니엄시리즈 : 여자를 증오 한 남자들’과 그 분위기의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핀란드에 흔치 않았던 작품이고 저희에게도 핀란드 작품의 세계가 다소 낯설고 볼 기회가 없었기게 더욱 기대가 되는 작품이죠. 다크하고 리얼리티가 살아 쉼쉬는 미스테리작품답게 볼로냐 국제도서전에서 한몸에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미리 앞서 말했듯 트릴로지 3부작이여서 각 3권의 부제는 1권이 “Punainen Kuin Veri (피처럼 붉게)”, 2권이 “Valkea Kuin Lumi (눈과 같이 희게)”, 3권이 “Musta Kuin Eebenpuu (흑단 같이 검게)”로 삼색작품입니다. 레드, 화이트, 블랙으로 주인공의 이름인 루미키는 핀란드어로 '백설 공주'라는 뜻이랍니다.

 문득 3색이라고 하니 예전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블루(자유), 화이트(평등), 레드(박애)가 떠오르네요.

북유럽이라고 하면, 지금까지는 주로 멋진 헤비메탈 밴드와 멋진 흰눈이 덮인 산지라는 이미지 였지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최근 몇 년은 거기에 "좋은 신비의 세계가 살아 숨쉬는 산의 동네"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있죠. 스티그 라르손이나 요 네스뵈와 같이 요즘은 북유럽의 추운동네의 작품이 대세인 것은 사실인 듯 합니다. 새하얀 눈에 덮인 붉은 피같은 작품들...

그렇지만, 다른 동네의 작품은 나름 간간이 들어오지만 아직까지 흔치않은 핀란드의 작품을 이번에 읽어보긴 처음이여서 무척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고 이 책의 주인공인 루미키는 백설공주이미지완 사뭇 거리가 먼 터프하고 배짱있는 17세 소녀입니다. 이야기도 나름 단순하다면 단순하다고 할 수 있죠. 피뭍은 돈 뭉치를 찾아 위협을 받게 되고 동급생의 부모가 범죄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게 되면서 동분서주하는 우리 주인공이 범죄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 나가는 작품이죠. 숲속의 암살자에게 쫓기고 질주하거나 화장을 해서 절세미인 백설 공주로 변신 해 파티에 잠입하는 등 그 활약상은 바로 17세라고 하기 힘든 완전 에이전트 슈퍼 여고생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인 것은 사실이지 내용만 가지고 단순하게 읽기에는 군데군데 도사리고 있는 놀라운 것들이 있어서 이 작품이 왜 그렇게 유명하고 찬사를 받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간간히 알게 되는 루미키 자신도 암울한 과거와 유년의 고통을 알아가는 것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죠. 자식관계, 어린시절의 가혹한 경험에서 고독을 선호하게 된 것을 알 수 있고, 하지만 혼자만 심각하게 사랑한 사람이 있다는 과거도 -. 담담한 표정의 아래에 다양한 감정이 소용돌이 치고있어 나름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귀여움이 없지않아 무척 귀엽고 매력넘치는 주이니공입니다.

이중에 설치되고 수수께끼에 이끌려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에 페이지를 넘길 손이 멈추지 않는다! 긴장감 넘치는 사건의 장면과 아픈과거를 연상시키는 회상뿐만 아니라 멋진 루미키와 그녀와 대조되는 현제의 고교 클래스메이트들과의 대화가 속도감있고 활발하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틈 없이 그리고 현실에 이질감이 느끼지 않고 무척 가깝게 느껴지는 배경의 이야기들이 진행이 되어서무척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는 루밋키가 말 그대로 '생존'해 나가는 모습에 멋지고 과연 슈퍼 여고생이라는 생각과 팽팽히 가슴에 육박하는 고통이 전달되어서 애정이 가는 주인공이여서 무척 매력이 있어서 아직 시작에 불과한 그녀의 활약이 더욱더 기대가 되죠. 아무튼 아직 다 개봉되지 않은 베일에 쌓인 비밀도 모두 밝혀지지 않았기에 이번 레드편에서 "슈퍼 여고생"모습을 발휘한 루미키는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어디에 도착할 것인지 그 종착지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작품으로 3부작의 시작에 불과했던 이번편 ‘피처럼 붉다’ 남은 속편인 희다와 검다도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작품으로 빨리 나와주길 기대됩니다. 이 편도 요 네스뵈의 오슬로 3부작같이 박스세트로 나오면 정말 그 자태가 무척 아름답고 보기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정말 핀란드에서 온 차가운 서릿발 넘치는 백설공주 3부작 그 시작인 피처럼 붉다 너무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남은 2작품 빨리 나오길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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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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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문학상수상의 영애를 안은 저자가 쓴 작품으로 다소 생소하고 낮설게 느껴질 동구권의 작가의 작품입니다. 기타 다른 작품과는 달리 당시 독소전쟁에 참전한 여성들을 찾아가면서 그들의 녹취를 나열한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 작품으로 이야기와 속도를 기대한 분들에겐 적응이 힘들고 어찌보면 졸린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그런 형식의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읽어나가다 보면 그들의 애환과 노고와 슬픔에 공감이 가서 나도모르게 울컥해지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작품입니다. 확실히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다소 문턱이 높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문학으로 역사의 한 장을 인터뷰형식으로 되어 있는 작품으로 구어문체로 보기완달리 무척 읽어나가기 쉬운 작품입니다.

인류역사에서 여군, 여성군인이 언제부터 등장하였을까요? 고대 스파르타일까? 아니면 그 이전? 인류가 탄생하고 부족간의 아직 국가라는 체계나 공동체가 등장하기 이전에 무리를 지어 생존하던 시기 폭력과 무리간의 충돌이 일어나던 그때 남자들이 싸울 때 여차하면 나와 가족과 아이들을 지키기위해서 무기를 들던 여성들은 이미 남자와 같이 전사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다가 한동안 전쟁이란 남자들의 소유물처럼 여겨지다가 모두가 눈여겨보고 경악하게 된 때가 바로 2차대전의 향방과 전환점이 된 강철의 충돌이자 2차대전 인류의 재앙이라고 할 수 있는 독소전쟁에서 조국 러시아를 지키기위해 남자들보다도 더 무모하고 용감하게 독일을 괴롭힌 여성들이 등장하죠. 독소전쟁을 깊이 알기 이전까지 그나마 소련여군하면 남자보다 인내력이 있고 체구가 작아야 이득이라는 저격수나 간호병만을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이 병과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힘들게 조국을 사수하는데 일조했었다는 거죠. 그러나 승리의 기쁨도 잠시 그들에게 내려진 것은 침묵이었다는 겁니다.

“폐쇄적이고 봉인되어 온 소련의 종군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현대사 속에 숨어있는 악마의 얼굴이 보인다.”

지금은 붕괴된 한 국가인 구소련에서 2차세계대전에서 당시 소련과 현재 러시아에선 대조국 전쟁이라고 불리우는 그 전쟁의 현장에 있던 종군 한 여성들에 대하여 숨죽이고 억눌려온 그녀들에 대해 들춰내고 그들의 입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들을 저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엮은 작품으로 주목할 점은 그녀는 저널리스트로 정식 작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2차 대전의 승전국이자 승전국치곤 폐전국보다 더 엄청난 국가적 재난수준의 피혜를 입은 구소련, 그리고 동서냉전 시대의 동구권의 맹주였던 소련에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적나라하게 그리고 과감없이 여성들의 입을 통해서 밝히고 있죠. 그러나 그 사상과 소련 자체를 비난하는 목적으로 저술한 작품이 아닌 단지 여성들의 당시의 소련군의 한축을 담당한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억눌렸던 여성들의 당시의 활약과 그들의 존재를 어필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이 작품은 85년 즈음에 출간될 예정이었지만 당시 검열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봉인되었다가 2000년도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되고, 다시 수정보완되었다가 이번에 노벨상이라는 영애를 안게 되어 여성군인들에 대한 재조명을 다시금 세상이 바라보게 되는 계기를 안게 한 작품입니다. 독일과 파시스트에 승리한 주역이라는 '큰 이야기'의 그림자에서 말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고, 스스로 입을 다물고 종전후 40여년을 숨어살아온 여성들의 기록. "울었다"며 "혼났다"라는 단어와 슬픔과 두려움 공포라는 문장들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고 나가 싸우길 바래서 전장에 나갔던 여성들. 가정에서 축복받고 보호받던 그녀들이 고민한점없이 당연히 배운대로 당시의 분위기 그랬듯이 전쟁터로 나가게 되었던 군인이라기엔 너무도 수줍음이 많고 남자가 되지 못했던 아가씨들. 가정에서 갑자기 전쟁터에 내 던져진 혼란속에서 임무에 충실했던 순수한 아가씨 병사들.

병사에 지원하면 받을 준비금으로 트렁크 가득 초콜릿 과자를 담아 전쟁터로 향하고, 독일군의 낙하산으로 원피스를 만들거나 발싸게로 속옷을 만들며 생리적으로 다른 남자들과 같은 보급으로 여성의 생리와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여성을 잊지않으려고 눈물겹게 바둥거린 그녀들. 행군 중에 발견한 제비꽃에 화관을 만들어 지급 된 총에 장식해서 상관에게 처벌받았던 사연들. 군 특유의 관습이나 계급에 쉽게 익숙해지지 않아서 계급과 직책이 떠오르지 않아서 대대장과 중위 대신 “잘 생긴 남자”, “대머리 아저씨” 등 빨간 머리에 키다리와 같은 ​​별명으로 말했다고 하는 그녀들.

십대 소녀라면 그야말로 있을 법한 에피소드 속에서 사람이 당연한 듯이 죽어가는 처참한 전쟁터에서의 사건이 한 사람의 여성에서 공존하고 있죠.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 저자에 의한 서문인 문장이 인터뷰는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보여주며 책의 출판이 계속 거절당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소련의 붕괴와 세월의 흐름으로 더는 지체하기엔 생존자의 연령과 생존자가 이젠 거의 남아있지 않음에 더 박차를 가하게 된 사연을 보여주고 있어서 저자의 의지가 남다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시대에 말할 수 없는 것,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있는 그대로 작품속에서 들려주고 있죠.

그리고 보니 우리의 역사에도 이런 분들이 많죠. 독립군에 한국전쟁당시 수 맣은 이름모를 여성들은 남자 이상의 애국심과 용맹함을 펼쳤지만 우리가 알고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죠. 어느 백령도의 해병부대에 군복을 입은 할머니가 찾아와서 자신은 해병2기라고 전쟁당시 해병대원으로 싸웠다고 해서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하죠.

종군 한 여성들의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동시대에 전장에서 싸운 남자의 목소리도 간간히 소개되고 있어서 당시의 남자들은 여성군인들이 전우로서 경의를 품고 있지만 결코 아내로는 삼고 싶지 않았음을 남성 측의 속내도 그대로 보여주며 또한 같은 전장에 서서 그대로 결혼에 이른 부부가 있어도 남자는 자신의 아내가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운 사실을 숨기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중적인 당시의 상황과 남자들의 사정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연합국에서도 종군 한 여성은 적지 않을 것 같지만, 소련처럼 저격병과 포병으로 흙투성이에 피비린내 나는 전장속에서 참호와 맨땅에서 같이 악전고투한 경우는 소련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수가 무려100만명이라고 하죠.

"여자 였는가"라고 놀랐다는 이들과 여자를 이끌고 싸우지 않을 수 없었던 지휘관에 당시의 최악의 상황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이들의 증언속에서 그런 이들에게 내려진 가혹한 현실의 시선과 강요는 너무도 비겁하고 무엇을 위한 애국강요였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전장에서 귀신같은 형상의 적병을 우연히 만나서 "멈추지 않으면 쏠거에요."라고 말한 가련한 아가씨를 우연히 만난다면 교양있는 문화인이라면 분명 어이없고 전의를 상실하기에 충분하죠. 실제로 총탄이 빗발치는 전선에서 소련여군을 본 독일군이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고 합니다. 전시에는 “전쟁터에서 싸우는 불쌍한 아가씨”에서 전후에 세상의 압력과 남자들의 위상에 해가 된다고 입을 다물기를 강요당한 소련의 아가씨 군인들.

사회주의 패권의 핵이자 냉전의 양대 거인이었던 소련이 승리앞에 물불 가리지 않고 '약자'도 총동원 해 얻은 결과가 승리라면 감동적이겠지만, 당시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하기엔 그 약자인 여자들을 통해서 얻은 승리이후에 내려진 약자와 여자들에게 내려닌 처후를 보자면 거기엔 역시 "용감한 영웅"과 "용감하게 싸웠다"라고 하기 보단 사실 여자의 그림자에 숨어 있었다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고 싶습니다.

500 명이 넘는 실전에 참가한 여성들의 증언을 통해 얻은 것. 그것은 거창하고 큰 영웅담이나 모험담은 없습니다. 다만 전장에서도 틈만 있으면 바느질을 한다거나 화장을 하고 적군이지만 부상자면 돌보고, 매일 엄마와 집이 그리워서 눈물을 흘리면 밤을 지새우며 전쟁이 승리하기보단 살아남기를 간절히 바랬던 군복을 입었던 젊은 아가씨들 그들에겐 그 4년여의 시간동안에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워지게 된 사연들. "큰 이야기"의 그림자에 입을 다물어 수밖에 없었던, 사실은 꽃이나 과자와 친구와 가족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소박함속에서 행복을 느끼던 사람들의 작지만 가장 위대하던 이들의 목소리를 모아놓은 이야기. 전쟁과 우리의 잊혀진 영웅들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 큰 계기를 안겨준 의미있고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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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2015-12-2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1/3쯤 읽었는데, 묘한 몰입감이 생기는 책이네요. 눈물을 글썽이게도 하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게도 하고. 중독성 있습니다.
 
나라 없는 나라 -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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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의 정세가 급격하게 요동치고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이 실정에 우리는 어떤 대처와 준비를 해야 할까. 급속도록 미국과 대치를 해가면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이젠 합법적 군대를 움직일 수 있는 법안이 통과가 되어서 한반도에 군대를 상륙시키려고 하고 있는 일본. 그리고 중국 견제를 위해서 일본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미국 이 사이에 끼어 있는 한반도. 이런 상황을 보면 문득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세삼 떠올리며 생각나는 역사의 한 장이 떠오릅니다. 바로 급박한 근대조선에서 한 장이자 보통사건이 아닌 바로 동학 농민 혁명이죠. 흔히 우리는 민란이자 실패한 혁명으로 기억하면서 그 과정과 그 안에 숨어있는 사연에 대해서 정말 모르는 감춰진 사실을 잘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때 아주 요즘 국정화문제와 국제 정서에 맞게 나온 소설이 있으니 바로 이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나라 없는 나라'입니다. 흔히 역사의 빈 공간의 메꾸는 게 소설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매우 훌륭히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근대가 시작되었을 때, 요동치고 풍전등화같은 동북아시아의 화약고와도 같은 조선에는 여러 정치세력이 있었죠. 고종과 명성왕후로 대표되는 궁정파와 개화파 세력 그리고 대원군 세력과 대원군을 지지하는 농민 세력.

어찌보면 왕정 궁정파와 대원군 파는 등에 업은 세력이 청나라냐 일본이냐의 큰 차이로 시작해서 정치적 이념이나 사상이 다른 것에서부터 자잘한 가장문제로 까지 평행선을 달리하는 극단적 대치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던 상황에 놓은 세력이지만 기존의 틀과 권력을 지키려는 것에선 큰 차이가 없는 유교적 보수 기득권세력이라는 데선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원군의 최종목적은 바로 호국이죠. 일본이든 청나라든 지금은 호의적으로 나오지만 언젠간 조선을 차지하려는 탐욕을 숨기고 있는 자들로 척화를 해야할 위험한 세력들이로 임오군란으로 인해 청나라에 끌려가서 운현궁에서 가택연금을 당해서 어느정도 힘이 빠진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자신을 동학당이라고 밝히며 찾아온 사내를 만나는 데서 이 소설이 시작이 됩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비전으로의 갈망으로 넘치는 개화파와 전봉준은 세력은 있지만 물리력이나 조직력이 미약하였기에 어느정도의 대원군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였던 시기에 전봉준과 대원군이 만나는 자리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전봉준과 동학농민군은 고부에서 들고 일어나 전주성을 함락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대로 집강소설치를 하고 그 사이에 청나라와 일본군의 전쟁이 일어나 일본이 승리하고 경복궁을 점거하고 2차 동학농민운동이 다시 일어나 패배에 패배를 거듭해서 결정적으로 우금치전투에서 완패해여 동학농민혁명은 실패로 끝나 더 이상 들고 일어서는 백성이 없어지고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수순을 밟게 되죠.

그러나 이 사건은 하나의 민란 봉기로 생각하기에 빙산의 일각만을 아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내면을 들여다 보면 보통 문제가 아니죠.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닌 철저한 시간과 공을 들이고 계획적으로 체계적으로 준비된 운동이 바로 동학운동이고 근대 조선에서 그런 갈망과 세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으로 일어난 대대적 운동이자 세력이 갑오년에도 있었지만 이런 대규모적인 혁명이 바로 아시아에서 농민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죠. 결국 국가의 근본은 백성이요. 글이 움직였기에 프랑스혁명에 더 빛을 발하고 의미가 남다르게 보여지는 것이죠.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들의 목적은 왕과 근본을 뒤엎는데 있었던 것이 아닌 외세로부터 국각를 지키려는 호국에 있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책은 대원군과 전봉준 그리고 그 외 당시의 개화파와 동학군의 지도자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그들이 아닌 당시의 그 급격한 사회의 물결속에서 흘러가듯 자리에 있었을 일반 보통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개혁을 갈망하던 자에 있었던 사람, 대원군의 가까이에 있었던 사람, 전봉준의 가까이에 있었던 사람, 개혁은 필요하지만 신분이 사대부에 속하던 사람 등 중심이 아닌 그 주변에 있었던 나름의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주인공이자 그 안에서도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갑례와 호정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역사속에 여인의 한을 빼놓을 수 없듯이 지켜보고 바라보고 있었어야할 그녀들의 마음과 슬픔이 읽는내내 가슴깊이 아프게 와 닿죠.

책은 크게 5파트로 나뉩니다. 그 중에도 이 작품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바로 ‘적과 동지’라는 장에서 큰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데 바로 1차 동학운동이후 일본과 전면전을 치루기 전의 서로 눈치보고 어디가 적이고 어디가 아군인지 모를 때의 그 혼란속에서 개화당과 대원군 그리고 동학당의 신경전을 정말 당시에 이런 상황이 실제 있을 수 있었겠구나 싶게 잘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그 안에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되는 과정속에서 고뇌와 슬픔과 회한이 잘 묻어나오고 있습니다. 젊은 관원이던 이철래는 결국 자신의 소신과 뜻대로 다 내던지고 나라에 필요한 개혁과 염원과 바램을 위해서 동한군이 싸우는 남쪽으로 내려가고 그걸 만류하지만 결국에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호정, 이젠 다신 만나보지 못할 전장터로 아버지와 을개를 떠나보내야 했던 갑례,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종결정에 나서게 되는 과정은 정말 읽는 내내 먹먹하고 가슴아프게 와 닿게 됩니다.

우리가 알 듯이 동학은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과 함께 싸우는 꼴이 되어서 결국은 참패를 당하고 모든 농민인 학살을 당하게 됩니다. 사대부와 유생과 민보군에 의해서 추적당하고 학살 당하는 과정속에서 임신한 갑례와 이철래를 찾아서 집을 나온 호정의 만남과 갑례의 출산, 그리고 서로 사연있는 두 여인이 친구가 되는 것에서 어쩌면 희미하지만 새로운 조선의 그리고 신분을 넘어선 달라진 조선의 희망과 모습을 갑례와 호정의 모습에서 미래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그래서 동학농민혁명이 반란이 아닌 혁명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을 에필로그에서 보여줍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속에서 출산이 이루어지고 신분을 넘어선 우정. 그리고 그 이후에 사방에서 의병이 일어나 항일 운동이 시작이 되는 모습 등. 급격한 시대적 상황속에서 역사적 주연이 아닌 가상의 일반인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 안에 숨어있는 사연과 고뇌와 슬픔을 통해서 당시의 그 상황과 여러 사건을 통해서 동학운동이 아닌 오늘날의 이런 정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보여주는 이 작품은 지나간 것이 역사가 아닌 역사를 통해서 미래를 들여다보고 계획해야 함을 다시금 인지시켜주는 의미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 다만 비극으로’라고 했듯이 바로 알지 못하는 역사관을 가진자에게 미래란 없을을 알 듯이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시기적절하게 나온 작품으로 슬픈 그날의 사건과 상황과 그로 인한 우리의 가슴속 깊이 박힌 아픔과 한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꼭 알아야할 것들과 알려준 작품으로 먹먹한 슬픔속에서도 스러져간 사람들의 지혜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감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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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21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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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휴대전화를 통해서 보내져 온 아내의 외도현장인 듯한 사진. 게다가 보내온 수신전화는 아내 자신의 휴대폰이었습니다. 평범한 인생을 걸어 있던 매트. 하지만 대학생시절 실수로 사람을 죽여 버리고 4년간의 복무생활을 하게되죠. 출소 후는 법률 사무소에서 법률 보조원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결혼하게 된 후 평범한 나름 행복한 나날을 살아가고 있던 그였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무렵, 그의 인생은 예기치 않은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소설은 대학 시절 치기어린 실수로 사람을 죽게한 매트이라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그는 4년간의 복역을 마치고 마음 깊숙이 아물지 않은 상처는 안고 살아가고 있는 상태의 그이지만 이제 제대로 된 일자리에 종사하고 아름다운 아내도 얻고 마침내 행복에 가까워지고 있는 그 자신에게 자신의 휴대폰에 아내의 휴대폰으로부터 그녀의 외도 증거처럼 보이는 사진과 영상이 보내져 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런데 그건 시작에 불과하고, 거기에서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의 열기에 거듭되어지는 전개속에서 매트 자신이 표적이 되어서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되죠. 그리고 종반이 되면 모든 매듭들이 연결되고 정말 그 과정의 격렬함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코벤의 작품은 이런거라는 걸 다시금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일단, 어쨌든 제가 칭찬하고 싶은 것은 이 스토리 전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코벤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과 그것을 글로서 표현한 그의 필력에 감탐스럽니다는 겁니다.

코벤은 선과 악이라는 단순한 이율배반 구도로 상황을 주로 묘사하는데, 어떠한 악인도 태어날 때부터 악인인 것이 아니라 어떠한 범죄자도 나름의 사연과 이유와 그만의 나름의 고민이 있다라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 작품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거기까지 깊게 그려지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나름의 고뇌가 그려져 나감으로서 독자에게 그들의 그 깊은 사연이 어떤 이유로 이런 상황까지 오게 한 것인지 상상력을 동원하게 하는 것이 코벤의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흔히 누구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사연들을 통해서 일어난 사건들로 누구나가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누군가는 억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그러나 모두가 가해자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 코벤의 대표적이 마성의 매력을 담은 작품으로 진짜 한번 읽기 시작하면 다 읽을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못하게 한 작품으로 내용이면 내용 구성이면 구성 등 정말 최고의 작품으로 역시 할런 코벤이란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코벤형님의 왠만한 작품이 비채에서 출간이 되었지만 가만보니 시리즈물인 마일런 볼리타 시리즈는 아직 국내엔 두권밖엔 출간되지 않은 것 같은데 현재 Deal Breaker(위험한 계약), Drop Shot, Fade Away(페이드 어웨이), Back Spin, One False Move, The Final Detail, Darkest Fear, Promise Me, Long Lost, Live Wire 이 작품들도 한번 보고 싶네요. 꼭 볼 수 있으면 너무 좋을거 같아요. 아무튼 코벤형님의 대표적이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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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빠져들고 헤어날올 수 없으며, 한편의 영화이고 드라마이자 계속되는 신선한 충격의 충격을 안겨주는 이 책은 너무도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입니다.

이미 너무도 유명한 작품인 개미, 뇌, 나무 등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를 굳힌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은 햇살돛으로 움직이는 우주 범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구가 위태롭다. 인류는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인류를 구하기 위해 한 항공 우주 엔지니어가 태양빛을 추진 동력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우주선에 14만 4천 명의 지구인을 태우겠다는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고 이를 실현에 옮기죠. 여행기간 1251년, 거리 20조 킬로미터, 40제곱킬로미터 넓이의 돛을 달고 미지의 별을 향해 날아오르는 우주범선. 프랑스의 한 방송프로그램에서도 말하였듯이 베르베르의 대담한 상상력은 실로 소름돋고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 사람의 머릿속의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인지... 이사람의 머릿속 자체가 우주의 블랙홀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죠.

물론, 그의 과학적 지식과 역사적, 문화적인 표현에도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고 싶지만, 파피용을 읽기 전의 읽은 '개미'에 이어 또 다른 영화를 봤다는데에서 더욱 놀랄 따름이었습니다. 이브, 엘리자베트의 인간을 시작해서 1200년이 넘는 기간을 어떤 함정에 빠지는 것처럼... 헤어나오지 못하죠. '지루하다'라는 단어는 아예 머릿속에서 떠오르지를 않고, 그럴 틈 자체를 안겨주지 않죠.

이미 왠만한 분들이 다 읽었을 이 책의 간략한 줄거리는 지구는 부패했고 더 이상의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희망은 탈출이라며 탈출을 시도하는 이들...

그들은 이상향을 만들기 위해 제도도 계급도 만들지 않고 배분도 공평하게 하는 약간의 사회주의(?)까지 반영해 보지만 다음 태양계에 도착하는 1,200여년동안 인간들은 지구에 있었던 악습과 폐습을 답습하고 말죠. 그리고 어느 행성에 도착한 건 한쌍의 남녀뿐...

하지만 이들은 인류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남녀문제로 여자 쪽이 죽게 된다. 그래서 남자는 자신의 갈비뼈를 조작해 여자를 만들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어쩌면 자신들은 조상들 때부터 계속 탈출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죠...

예전에 땅 속의 곤충들의 생태계에 관심을 가졌던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느순간부터 부쩍 우주쪽으로 관심사를 옮겨가서 미지의 저쪽너머의 그 세계로 영역을 넓혔죠. 영역의 범위가 방대하다는 것은 좋을 수도 있지만 때론 작가에게 있어서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는 법이지만 이 분에겐 그건 오히려 좋은 쪽으로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어느 영역으로까지 넓혀갈지 무척 기대도 되고요.

이 책에서 나오는 요소 하나하나는 분명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는 부분입니다. 일단 조상들의 삶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 악폐습을 본질적으로 따라하고야 하는 모습은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에서 무인도에 표류된 아이들과도 비슷하게 보입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악한 존재일수도 있다는 생각... 하지만 그것을 고쳐나가야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는 구성과 글솜씨에 이 베르베르의 방대한 지식이 함축되어 있는 책이니, 확실한건 세계가 이 사람의 글을 기다리는 이유가 명백히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이 파피용이라는 작품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 중에서 흔치 않은 단권짜리 장편소설임에도 그 충격과 재미와 흡입력은 장난이 아닌 작품으로 베베의 작품의 세계에서 숨쉬어 가면서 가볍게 읽고 싶은 분들에겐 이 작품이 가장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으리가 생각이 들며, 그렇다고 아주 가벼운 작품은 아닌 심오하고 깊이가 있는 작품으로 과연 베르나르 베르베르라고 생각하게 한 최고의 작품임에 틀림없는 아주 훌륭한 작품이었으며,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무척이나 궁금하고 기대되며 빨리 만나보고 싶은 최고의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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