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장의 불황 가운데서도 꾸준한 수요가 있는 분야가 있다고 한다. 자기계발서적 코너가 그 중 하나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먼저 살아보고, 먼저 시행착오를 겪어본 사람이 쓴 책은 구도자에게 매우 유익하다. 구도자. 길을 찾는 사람을 말한다. 신앙 서적 뿐만 아니라 사업이나 장사, 영업을 잘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바른 길과 지름길이 필요하다. 지름길보다는 바른 길이 우선해야 한다. 요행을 바라거나 급행을 추구하다 보면 무리수를 두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읽은 김주환 저자의 '판매의 법칙'은 영업의 정석을 알려 주는 기본서라는 생각이 든다. 절대 거절당하지 않는 심리와 멘탈을 어떻게 갖추게 되었는지 저자의 경험을 솔직 담백하게 들려 준다. 이론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 본인의 경험과 사례를 들어서 문제 상황과 해법 과정을 독자에게 말하듯 알려 준다. 저자는 고가의 빌딩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그리고 백 명에 이르는 직원을 고용한 전문 경영인이기도 하다. 저자는 빌딩을 팔고 싶거나 사고 싶어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라고 주문한다. 그런 마음으로 영업과 상담을 해야 고객이 자신에게 일을 맡긴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하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영업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고 끝까지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33가지의 법칙은 이 전제에서부터 시작된다. 기억에 남는 것. 저자는 사무실을 10억을 들여서 인테리어를 새롭게 했다고 한다. 고가의 건물을 거래하는 영업이니만큼 찾아오는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과감한 투자였다고 한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 첫 상담을 할 때 고객이 사무실에 찾아오도록 한다는 점. 믿을 수 있는 업체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라 할 수 있다. 물론 투자 사기 집단들도 사무실과 정장을 잘 차려 입고 사람을 속이기는 하지만. 어째든 저자는 당장의 거래 성사로 인한 중개 수수료 수입보다, 고객이 만족할 중개 상담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실천한다.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를 내다보는-그 고객이 지인에게 추천함으로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긴 호흡의 영업을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늘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영업 전문가가 되고 싶은가? 전문성으로 무장하되 고객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안목과 통찰을 장착하라. 고객의 마음을 헤아릴 때, 비로소 영업의 시간이 시작될 수 있다이런 마음가짐으로 저자가 정리한 33가지 법칙을 하나씩 섭렵해 보라. *** ***나는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가지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고객은 친절한 사람과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안심되는 사람과 계약한다는 사실이다.(21쪽)"건물 하나 사려고 하는데 한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영업은 고객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이 먼저 나를 찾게 만드는 기술이다. (83쪽)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딧세이를 편안하게 읽기는 쉽지 않다. 본래 오디세이는 활자로 읽는 소설이 아닌, 청중 앞에서 낭송하던 서사시였기 때문이다. 오디세이에는 수많은 등장 인물과 신들의 이름, 도시와 지역 이름이 어지럽게 등장을 한다. 맥을 놓치지 않고 줄거리를 따라가려면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면서 읽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부록으로 인물 관계도와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표시한 간략한 지도를 제공해 줬으면 하는 바람)오디세이를 읽으면서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그리스인들은 신과 인간이 서로 대화하고 교류한다고 생각했을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을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자연과 세계로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신은 인간처럼 질투도 하고 애정을 느끼고 편애도 한다. 강력한 능력을 지닌 불멸의 신이 인간과 교류를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은 복잡한 인간사를 거울처럼 비춰준다.오디세우스와 그의 아들의 여정 전반에 걸쳐 여신 아테나가 중요한 시점마다 등장하여 두 부자의 귀환길을 도와 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내면의 영감과 지혜를 '신이 곁에서 속삭여 준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여신 아테나가 수시로 나타나 도와주는 장면은, 영웅이 내면의 지혜와 결단을 발휘하는 순간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라 한다. 오디세이에는 신들의 전쟁이 인간 영웅들의 전쟁에 투영되어 있다. 지략과 지혜의 신 아테나는 오디세우스를 보호하지만, 반대편에 선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오디세우스의 귀향길을 방해함으로써 신들의 힘겨루기를 쉬지 않는다. 이러한 구도를 미리 알고 나서 오디세이를 읽으면 이해의 폭과 깊이가 달라질 것이다. 그리스 신화는 결코 완벽하지 않은 불멸의 신들과, 죽을 운명이지만 자신의 지혜와 의지로 삶을 개척하는 인간이 소통하는 드라마라 한다. 지금 삶이 힘든가? 오디세우스와 그의 가족, 동료들이 겪은 고난을 상상해 보라.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그들을 보며 새로 자신의 여정을 시작해 보라. *** ***오디세우스는 목적지를 향해 곧장 나아가지 못합니다. 수없이 길을 잃고 실패하고 다시 바다로 떠밀립니다. 그래도 자신이 돌아가야할 곳만은 잊지 않습니다. 수많은 길을 떠돌아도 인간은 결국 돌아갈 곳을 찾습니다. 이제 오디세우스와 함께 그 긴 귀향길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엮은이 정영훈. (9쪽)
세계척학전집은 독특하다. 독서 효과 극대화를 위해 독자의 읽기 스타일을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순서대로 읽어 나가는 순차적 독서 방식과 먼저 목차를 살펴본 후 읽고 싶은 주제부터 읽어나가는 문제중심 독서가 그것이다. 척학전집 7번째 책은 인간 세계 뿐만 아니라 동물에게서도 발견되는 서열과 투쟁을 다룬다. 불편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독자는 서열이라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략과 투쟁의 교양을 이 책을 통해서 정리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침팬지 집단을 관찰한 기록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리의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격렬하게 싸우는 개체에겐 관찰자들이 이름을 지어줬다. 단지 강력한 힘으로만 무리를 통솔하는 줄 알았는데 저들 세계에도 정치가 있었다. 환심을 사려는 노력도 관찰자의 예리한 시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동물 세계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인간 사회는 말할 것도 없겠다.서열이란 불편한 현실을 지식 크리에이터 이클립스는 4단계로 길라잡이를 했다. 어떤 사람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자신을 느끼는가? 1단계 '각인'이다. 권력 재편에 따른 서열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고개를 숙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기 객관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판독'이다. 별다른 이유 없이 누군가의 옷차림이 눈에 거슬리는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은 타인과 자신의 서열을 측정하고 있는 셈이다. 갖은 노력 끝에 원하던 것을 얻었는데도 허무함을 느끼는가? 제3단계 '도취'편을 보라. 마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의 결말과 같다. 인간은 명예 등의 성취를 위해 전력을 다해 살아간다. 그런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인정 욕구가 있다. 때문에 이들에게 무시나 모욕은 견디기 힘든상황이다. 1-3단계를 모두 거친 부지런한(!) 사람에겐 마지막 4단계가 기다리고 있다. 이기고 지는 것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초연'함이다. 사자 무리에서 오랜 기간 동안 리더 역할을 했던 늙은 숫사자가 젊고 강한 도전자의 도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처신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척학전집 제7권을 펼쳐 보라. *** ***상사는 못 바꿔도 풀어낼 통로 하나는 만들 수 있다. 직급은 못 올려도 편이 되어줄 사람 하나는 둘 수 있다. 자리보다 조건이 더 바꾸기 쉽다. 당신의 몸은 거짓말을 못 한다. 오늘 웃으며 삼킨 말이 지금 당신의 혈관 어딘가를 지나고 있다. 당신이 오르려는 그 자리는 당신을 살리는 자리인가. (50쪽)경제학에는 오래된 법칙이 하나 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칙이 통하지 않는 물건도 있다. 가격을 올릴수록 오히려 더 잘 팔린다. 명품 브랜드가 세일을 하지 않고 재고를 폐기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가격이 내려가는 순간, 그 물건이 수행하던 지위의 기능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147쪽)권력자의 몸이 변할 때, 그 아래에 있는 사람의 몸도 함께 변한다. 조직 안에서 낮은 자리에 오래 있어 온 사람은 위협에 예민한 몸이 된다. 상관의 표정이 바뀌면 즉시 감지한다. 회의실에 들어서면 방 안의 분위기를 먼저 읽는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태연한 사이에 그는 이미 긴장하고 있다.말도 짧아진다. 자기 말이 중간에 잘릴 것을 예측하고, 처음부터 짧게 말한다. 오래 말하고 잘리는 것은 두 번 손해를 보는 일이다. (211쪽)우리는 평생 서열의 게임을 한다. 그것을 피할 수는 없다. 그 게임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재고, 계산하고, 자기 자리를 확보하려 한다. 게임이 끝나고 판이 치워지는 순간, 그 자리에 남는 사람은 게임 안에서 만난 사람이 아니다. 게임 밖에서 만난 사람이다. (314쪽)
묵직한 두 개의 질문을 먼저 던져본다. "인간은, 왜 이토록 연약한가""나는, 내 과오를 안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소설가이자 문화 기획자인 홍선기 작가의 세계문화전집 시리즈 3권은 책 말미에 위와 같은 질문을 활자로 새겨 놓았다. 옅은 노란색 양장본 표지를 펼친다면 습관처럼 맨 첫장을 볼 일이 아니다. 거꾸로 읽어보라. 뭔가 묵직한 것이 머리와 가슴을 채우는 듯하다. 제3권은 '거장의 사생아들'이란 소재를 갖고 이야기를 펼쳐 간다. 이전 두 권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소설가와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매칭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와 프랑스의 화가 르누아르가 주인공이다. 톨스토이는 기독교 세계관 아래 '인류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소설로 녹여냈다. 흔히 환희의 화가로 불리는 르누아르는 가장 행복한 얼굴을 많이 그렸다. 처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르누아르의 그림이 13~39쪽까지 연재되어 있다. 책을 읽는다기보다 미술관 한 켠을 천천히 걷는듯한 느낌이 든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르누아르의 매력이 양장본의 가치를 더해준다.문화전집시리즈의 장점은 엮은이의 세밀한 통찰-소설가와 화가를 매칭해서 공통점을 찾아내는-뿐만 아니라 친절한 길라잡이 콘텐츠가 풍성하다는 점이다. 책 서두에 책을 읽을 때 곁들이면 좋은 클래식들을 소개한다. 음반을 구하기 어렵다면 너튜브 등을 활용하면 될 일. 책 속에 소개된 화가의 작품들이 어느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지는 400쪽부터 찾아보면 된다. 화가 이영은이 그린 르누아의 사생아 딸 잔 마르그리트 트레오의 초상화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379쪽을 보라. 르누아르는 잔을 자기 곁에 두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그의 그림에도 잔은 등장하지 않는다. 고단한 삶을 살았던 사생아 잔은 단 한 장의 사진만 남았고, 화가 이영은이 담백하게 그렸다. 기회가 되면 책이 아닌 원화로 보고 싶다. 문화전집시리즈. 벌써 4권이 기대된다. *** ***같은 시기 러시아에서 톨스토이가 자신을 세계적 작가로 만든 소설을 버리고 신앙과 도덕의 글로 돌아섰듯이, 르누아르 또한 자신을 거장으로 만든 인상주의를 버리고 고전으로 회귀했습니다. (353쪽)평생 행복한 얼굴의 여자아이와 소녀를 수백 점 이상 반복해서 그린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일상의 행복을 포착한 거장이자 기쁨과 환희의 화가로 불리는 그가 가장 그리고 싶었던 건, 아니 그렸던 건 누구였을까요? (390쪽)
일상의 거의 모든 것을 기계나 인공지능이 대신 해 줄 것 같은 오늘날에도 사람을 식별하게 하게 하는 몇가지가 있다. 글씨체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자기 소개서나 시험 답안지를 자필로 써야 하는 상황, 각종 신청서나 방명록 작성, 간단한 메모 이런 것들을 접할 때마다 지렁이가 기어간 듯한 악필은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과연 글씨도 연습하면 예뻐질수 있을까? 악필을 벗어나야겠다. 이런 질문과 각오가 선행되어야 하는 스프링북이 나왔다. 그저 밑줄 긋고 읽고 좋은 구절을 메모하고 내용을 요약하는 여느 책과는 쓰임새가 다르다. 바른 손글씨 연구소가 설계한 이 책은 악필에서 벗어나는 한글 손글씨 따라쓰기 교본이기 때문이다. 악필의 원인을 먼저 알아야 한다. 글자 이음새가 어긋나고, 자음과 모음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각 글자의 높이가 일정하지 않은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바른 손글씨 연구소는 가장 먼저 펜을 바르게 쥐는 법부터 알려 준다. 그런 다음 선과 도형을 그리는 연습을 시킨다. 곧은 선과 곡선을 교본을 따라 그리다 보면 독자는 이것 또한 연습이 필요하단 것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 한글 자음과 모음을 각각 연습하고, 서로 연결해서 쓰는 이음새 연습을 하도록 유도한다.이 책은 스프링 제본이라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경험을 독자에게 안겨준다. 교본 내용이 좋다고 해서 독자의 글씨체가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는다. 이 교본에 제시된 따라쓰기 분량을 채웠다고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다른 노트에 반복해서 자습을 반복해서 할 때 평생 손에 익은 악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1장과 2장에서는 바른 글씨체를 연습하도록 기본기를 알려 준다. 3장과 4장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상황별 글쓰기 연습과 캘리 서체를 소개한다. 어느 정도 글씨체가 잡히면 5장에 소개된 필사 노트를 섭렵하도록 구성해 뒀다. 독자는 필사노트를 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자신의 2차원 분신을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시작하라. 교본을 따라 기본기를 새로 익혀라. 매일 반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