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ㅣ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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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은 독특하다. 독서 효과 극대화를 위해 독자의 읽기 스타일을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순서대로 읽어 나가는 순차적 독서 방식과 먼저 목차를 살펴본 후 읽고 싶은 주제부터 읽어나가는 문제중심 독서가 그것이다. 척학전집 7번째 책은 인간 세계 뿐만 아니라 동물에게서도 발견되는 서열과 투쟁을 다룬다. 불편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독자는 서열이라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략과 투쟁의 교양을 이 책을 통해서 정리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침팬지 집단을 관찰한 기록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리의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격렬하게 싸우는 개체에겐 관찰자들이 이름을 지어줬다. 단지 강력한 힘으로만 무리를 통솔하는 줄 알았는데 저들 세계에도 정치가 있었다. 환심을 사려는 노력도 관찰자의 예리한 시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동물 세계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인간 사회는 말할 것도 없겠다.

서열이란 불편한 현실을 지식 크리에이터 이클립스는 4단계로 길라잡이를 했다. 어떤 사람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자신을 느끼는가? 1단계 '각인'이다. 권력 재편에 따른 서열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고개를 숙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기 객관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판독'이다. 별다른 이유 없이 누군가의 옷차림이 눈에 거슬리는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은 타인과 자신의 서열을 측정하고 있는 셈이다.

갖은 노력 끝에 원하던 것을 얻었는데도 허무함을 느끼는가? 제3단계 '도취'편을 보라. 마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의 결말과 같다. 인간은 명예 등의 성취를 위해 전력을 다해 살아간다. 그런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인정 욕구가 있다. 때문에 이들에게 무시나 모욕은 견디기 힘든
상황이다. 1-3단계를 모두 거친 부지런한(!) 사람에겐 마지막 4단계가 기다리고 있다. 이기고 지는 것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초연'함이다.

사자 무리에서 오랜 기간 동안 리더 역할을 했던 늙은 숫사자가 젊고 강한 도전자의 도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처신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척학전집 제7권을 펼쳐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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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는 못 바꿔도 풀어낼 통로 하나는 만들 수 있다. 직급은 못 올려도 편이 되어줄 사람 하나는 둘 수 있다. 자리보다 조건이 더 바꾸기 쉽다. 당신의 몸은 거짓말을 못 한다. 오늘 웃으며 삼킨 말이 지금 당신의 혈관 어딘가를 지나고 있다. 당신이 오르려는 그 자리는 당신을 살리는 자리인가. (50쪽)

경제학에는 오래된 법칙이 하나 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법칙이 통하지 않는 물건도 있다. 가격을 올릴수록 오히려 더 잘 팔린다. 명품 브랜드가 세일을 하지 않고 재고를 폐기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가격이 내려가는 순간, 그 물건이 수행하던 지위의 기능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147쪽)

권력자의 몸이 변할 때, 그 아래에 있는 사람의 몸도 함께 변한다. 조직 안에서 낮은 자리에 오래 있어 온 사람은 위협에 예민한 몸이 된다. 상관의 표정이 바뀌면 즉시 감지한다. 회의실에 들어서면 방 안의 분위기를 먼저 읽는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태연한 사이에 그는 이미 긴장하고 있다.
말도 짧아진다. 자기 말이 중간에 잘릴 것을 예측하고, 처음부터 짧게 말한다. 오래 말하고 잘리는 것은 두 번 손해를 보는 일이다. (211쪽)

우리는 평생 서열의 게임을 한다. 그것을 피할 수는 없다. 그 게임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재고, 계산하고, 자기 자리를 확보하려 한다. 게임이 끝나고 판이 치워지는 순간, 그 자리에 남는 사람은 게임 안에서 만난 사람이 아니다. 게임 밖에서 만난 사람이다.
(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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