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딧세이를 편안하게 읽기는 쉽지 않다. 본래 오디세이는 활자로 읽는 소설이 아닌, 청중 앞에서 낭송하던 서사시였기 때문이다. 오디세이에는 수많은 등장 인물과 신들의 이름, 도시와 지역 이름이 어지럽게 등장을 한다. 맥을 놓치지 않고 줄거리를 따라가려면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면서 읽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부록으로 인물 관계도와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표시한 간략한 지도를 제공해 줬으면 하는 바람)오디세이를 읽으면서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그리스인들은 신과 인간이 서로 대화하고 교류한다고 생각했을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을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자연과 세계로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신은 인간처럼 질투도 하고 애정을 느끼고 편애도 한다. 강력한 능력을 지닌 불멸의 신이 인간과 교류를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은 복잡한 인간사를 거울처럼 비춰준다.오디세우스와 그의 아들의 여정 전반에 걸쳐 여신 아테나가 중요한 시점마다 등장하여 두 부자의 귀환길을 도와 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내면의 영감과 지혜를 '신이 곁에서 속삭여 준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여신 아테나가 수시로 나타나 도와주는 장면은, 영웅이 내면의 지혜와 결단을 발휘하는 순간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라 한다. 오디세이에는 신들의 전쟁이 인간 영웅들의 전쟁에 투영되어 있다. 지략과 지혜의 신 아테나는 오디세우스를 보호하지만, 반대편에 선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오디세우스의 귀향길을 방해함으로써 신들의 힘겨루기를 쉬지 않는다. 이러한 구도를 미리 알고 나서 오디세이를 읽으면 이해의 폭과 깊이가 달라질 것이다. 그리스 신화는 결코 완벽하지 않은 불멸의 신들과, 죽을 운명이지만 자신의 지혜와 의지로 삶을 개척하는 인간이 소통하는 드라마라 한다. 지금 삶이 힘든가? 오디세우스와 그의 가족, 동료들이 겪은 고난을 상상해 보라.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그들을 보며 새로 자신의 여정을 시작해 보라. *** ***오디세우스는 목적지를 향해 곧장 나아가지 못합니다. 수없이 길을 잃고 실패하고 다시 바다로 떠밀립니다. 그래도 자신이 돌아가야할 곳만은 잊지 않습니다. 수많은 길을 떠돌아도 인간은 결국 돌아갈 곳을 찾습니다. 이제 오디세우스와 함께 그 긴 귀향길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엮은이 정영훈. (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