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친구, 반 고흐 -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의 여정 인문여행 시리즈 16
정철 지음 / 인문산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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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교통이 좋지 않던 시절에는 서울 구경 다녀온 것이 자랑이 되던 때도 있었다. 풍문으로 들은 것과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만지고, 먹어 본 경험치를 당할 수 없는 법이다.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일부 국가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직접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넘게 발이 묶였다. 그러던 차에 발견한 책. 영혼의 친구 반 고흐는 요즘 유행하는 영상 매체-여행 다큐 또는 디지로그 등-에서 느낄 수 없는 진한 맛이 우러난다. 수년에 걸쳐 저자가 직접 현지에 가서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빈센트 반 고흐를 다룬 저작은 참 많다. 특히 빈센트가 동생 테오와 주고 받은 편지를 엮은 책은 그의 그림과 함께 또다른 감동을 독자에게 들려준다. 저자 정철은 37년 간의 강렬하고 치열한 삶을 살다간 빈센트와 주변 인물들이 거주했던 장소를 직접 찾아가 그의 손길과 숨결을 사진과 텍스트로 옮겼다. 네덜란드의 목사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빈센트는 초기에는 신학과 선교사 활동을 한다. 이후 진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던 그는 화가가 되기 위한 험난한 수련을 시작한다.

이 결정으로 인해 보수적인 아버지와 관계가 소원해진 것과 경제적인 어려움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또한 데생과 드로잉 등 체계적인 화가 수업을 받지 못했던 그는 험난한 수련 과정을 거쳐야 했다. 화랑에서 일하며 재료비와 생활비를 부쳐준 동생 테오의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빈센트 반 고흐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저자는 빈센트의 삶의 궤적을 좇아 동네와 건물을 찾아 나선다. 유럽을 강타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참화에 사라진 곳도 있지만 재건된. 현장에도 명판이 붙어 있어 빈센트를 기억하게 한다.

빈센트의 생애를 9개 파트로 나눠 시간과 장소, 함께 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직접 촬영한 현장 사진과 고흐의 작품과 함께 소개한다. 빈센트의 작품 변화 추이를 시기별로 알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빈센트가 교류한 화가와 화풍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덤이다. 특히 당시 문호를 개방하고 적극적으로 유럽 문화를 수용하기 시작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생각해 보면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소설에도 일본이 경유지로 나오는 것을 보면 당시 유럽인들에게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 듯하다.

37년이란 길지 않은 일생을 보냈지만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흔적은 그가 그린 해바라기나 불타는 듯한 나무나 바람결 같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저자는 빈센트의 나라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오랜 기간 근무를 한 덕에 이곳저곳을 탐방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저자의 이런 수고로움 덕에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눈이 호강하고 가슴 뭉클한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빈센트는 단지 그림을 잘 그린 화가가 아니었다. 그는 젊은 시절 열정 가득한 선교사로, 이후 화가가 되어서는 영혼을 화폭에 담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 여정을 한 권 책에 담아낸 저자의 우직함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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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는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와 많은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그의 의식 속에는 종교적인 영성이 면면히 이어졌고,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개인적으로 성경 번역 작업을 할 정도로 성경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고 그만큼 성경 지식도 풍부히 갖추고 있었다.(128p)

[취재노트] 인상주의의 영향
빈센트가 파리에서 발견한 다양한 예술 세계는 처음에는 그를 상당히 당황스럽게 했다. 빈센트는 수년간 현대미술과 거의 단절되어 살아왔기 때문이다. (중략) 빈센트의 화풍은 파리로 올라와 인상주의 화가들이나 젊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을 접하고 급속히 변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 변화는 상당한 심사숙고 이후 이루어진 것이었다. (중략) 빈센트가 동시대의 예술을 이해하는 법을 알게 되고, 이를 자신의 그림과 드로잉에 실제 적용하게 되는 과정은 서서히 이루어졌다. (176p)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이 매년 빈센트 작품인지 진위 여부를 묻는 요청을 받는 건수가 거의 200건에 달하나, 1970년 이래 진품으로 판정된 작품은 7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중 이 같은 걸작이 새롭게 발견된 것은 반 고흐 미술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빈센트의 예술적 기량이 절정에 달했을 때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235p. 몽마주르의 석양. 1888년작)

빈센트는 종종 충동적이면서 참을성이 부족하고 자기 환상에 갇혀 있는 데 반해, 고갱은 냉정하면서도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성향의 사람이었다. 고갱 역시 내심 화가 공동체를 꿈꾸기는 해지만, 빈센트는 유치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빈센트의 재능을 의심했고, 기이한 사람으로 생각하여 아를에 오는 것을 망설였다. (278p)

빈센트는 1889년 7월에 나타난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두 달 동안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는 10월이 되어서야 밖으로 나갈 용기를 냈다. 빈센트는 색상을 배합하여 서로 어울리거나 대조되는 효과가 나도록 함으로써 감정을 표현했다. 12월에 그린 그림에서의 색상은 이전 작품에 비해 강렬하지 않은데, 이는 그의 병세가 조금 진정되었음을 보여준다. (334p)

전 생애를 통해 자연은 빈센트 예술의 출발점이었다. 이 점은 일본 화가들도 마찬가지였으며, 빈센트는 그러한 사실을 알았다. 동시에 일본 판화는 빈센트가 자기만의 화풍을 찾아가는 데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빈센트는 현대적이면서도 보다 원시적인 그림을 찾아가려고 했으며, 그 점에서 일본 목판화는 그의 출발점인 자연을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4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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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캠핑
이소원 지음 / 알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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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생각지 않게 보름 동안 집안에서 생활을 했다. 햇볕과 코끝을 스치는 바람이 그리웠다. 한편으론 집안에서 숙식-먹는 문제가 더 큰 과제-을 해결하는 나날이 마치 야외 훈련 나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조금 빠진 살은 통금이 풀리고 이틀 만에 원복되었다. 자연스런 자유를 꿈꾸며 9월에 읽은 책 ‘퇴근 후, 캠핑’은 읽고 보는 것만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코로나19는 일상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었다. 주말이나 여름 휴가 때도 거리 두기를 해야 했다.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가족 단위 소규모 캠핑이 늘었다고 한다. 반복되는 도시 속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들어가 불편-필수품만 갖췄을 경우-을 기꺼이 감수한다. 사먹는 한 끼가 아닌 직접 불을 피우고 요리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함께 지켜 보는 시간의 소중함을 누리는 것이다.

저자 이소원은 읽는 재미와 함께 보는 즐거움을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선사한다. 가족과 함께 보낸 사계절을 정지 사진으로 보여 준다. 어쩌면 긴박한 쇼호스트의 유혹(?)보다 더 솔깃하게 다가온다. 아. 캠핑을 가면 이런 맛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렇게 독자를 혹한 다음 마음가짐과 함께 갖춰야 할 필수템을 소개한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최소한의 필요를 채울 정도만 갖추는 미덕을 강조한다.

저자의 세심함이 잘 드러나는 부분은 단연 캠핑 요리 레시피가 아닌가 싶다. 계절과 장소에 따라 품을 덜 들이고 한 끼를 차릴 수 있는. 무엇보다 캠핑 출발 전 집에서 재료 전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는 팁은 바로 적용해 둘만하다. 간단 요리를 배워 볼까 생각하는 사람들은 집에서도 따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비록 ‘불멍’을 즐기진 못해도 집안에서 향초를 켜놓고 ‘초멍’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퇴근 후, 캠핑 책은 일상의 편리를 잠시 접어두고 조금은 불편한 잠자리와 먹거리에 도전해 볼 충동을 준다.

아파트에 층간 소음 분쟁이 많다. 최근 캠핑객이 늘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는 소음 발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안전과 환경 보호 뿐만 아니라 캠핑장 에티켓을 챙기는 센스도 필요하다. 자녀 또는 지인과 함께 하는 설레는 캠핑이 시작과 마침은 개념과 장비를 잘 챙기는데서 비롯된다. 퇴근 후,캠핑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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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식구’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식구'에는 같이 밥을 먹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담겨있으며, 혈연이 기준이 되는 가족이라는 개념보다 단순하면서 유연하다. 같이 식사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붙일 수 있는 무척이나 따뜻한 말. 그런 의미에서 캠핑에선 모두 식구가 되어 지낸다. 삼시세끼를 다같이 한다는 것이 보통 일인가. 그들과 나누는 매번의 끼니가 즐겁고 소중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식탁에 열과 성을 다하는 나의 캐릭터도 이쯤 되면 이해될 만 하지 않은가! (84p)

캠핑과 여행의 가장 다른 점은 일정이 없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여행을 갈 때도 일정을 최대한 줄이며 다녀지만 그건 일정을 가뿐하게 할뿐 계획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캠핑은 어쩌면 계획이 없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흐르듯이 내버려 두는 것 또한 캠핑의 매력이다. (159p)

캠핑에서는 늘 계절을 앞서 만나는 기분이다. 일상은 여전히 겨울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캠핑장에서 먼저 봄꽃을 만나기도 하고, 한낮에 등으로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에 여름이 코앞에 왔음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봄 캠핑은 생각보다 훨씬 덥고, 가을 캠핑은 생각보다 훨씬 춥다. (2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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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임팩트
이주선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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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2번째 재난(상생) 지원금을 신청했다. 평소 잘 이용하지 않던 동네 조그만 가게를 이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20년 전만 해도 인터넷 전자상거래란 말이 생소했다. 시장이 이렇게까지 커질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서점에 가지 않아도 책을 고르고 주문할 수 있어 신기해 했던 것이 그리 멀지 않은 기억이다. 초가집과 호롱불을 경험했던 세대들은 어쩌면 가장 급변하는 세상을 살아내고 있을 것이다. 어릴 적 읽은 황당한 공상과학소설의 내용은 이제 대부분 현실이 되었다.

몇 년 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그룹 ‘알파고’의 대국이 화제가 되었다. 기대와 달리 인공지능의 승리였다. 그 당시 놀랐던 기억은 다른 데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정부에서 단기간에 인공지능 기술개발을 하도록 예산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사실 앒파고는 어느 날, 단기간에 뚝딱 출현한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반세기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연구개발 자산-성공과 실패로 쌓여진- 위에서 일구어낸 성과를 단기간의 예산 투입으로 따라 잡으라는 요구는 무리가 아닌가 한다. 물론 우리 연구진들은 과거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적과 같은 성과를 거둔 선례를 여럿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기술은 단지 코딩 등의 기술적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명과 암의 양면의 결과를 같이 가져왔다. 4차 산업혁명의 이면에는 윤리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일자리 문제도 정부와 기업의 고민거리로 따라올 것이다. 이런 급변을 불러오는 인공지능의 정체와 우리 사회와 삶에 미치는 파장을 예리하게 파헤친 책이 있다. 기업 임원을 거쳐 대학에서 산업조직론, 법경제학, 기업경제학 등을 강의하고 있는 이주선 박사가 쓴 신간 ‘AI 임팩트’가 그것이다.

저자는 먼저 AI의 역사, AI가 지능을 가지게 되는 과정, 향후 일자리와 경제에 미칠 영향력, 정부와 개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적절하게 설명하고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아직까지 인간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준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현존하는 인공지능은 사람의 지시에 따라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정도다. 스스로 문제를 생각해서 해결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 단계는 아직 요원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도달할 목표점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4장과 5장에서 인공지능이 일자리와 경제에 미칠 영향과 시장과 정부 정책에 초래할 파장을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같이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말은 쉽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를 이루는 각 주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살피고 준비해야 할 작업들을 시작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몰고 올 파장은 정부, 기업, 학교, 가계, 개인 모두에게 예외없이 영향을 줄 것이다. 폭풍우가 오기 전에 배수로와 창문 등을 점검하는 것처럼 인공지능 쓰나미를 미리 대비하는 숙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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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란 사람이 수행하는 지능적인 작업을 기계인 컴퓨터가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기술을 의미하며,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로 구현해서 궁극적으로 출현하는 '생각하는 기계'이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은 자신의 목적 달성에 맞는 지능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최종적인 도착지가 될 것이다. (35p)

이런 추세를 보면서 일부 전문가들과 미래학자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지거나 사람을 능가하는 초지능이 나타나는 특이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언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기술적으로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딥러닝은 인간의 지능에 접근할 만한 그런 수준이 아니라 여전히 기술발전의 초보단계에 있고, 해결할 수 있는 특정 문제나 영역에서는 사람을 능가할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보이나,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나 영역이 여전히 훨씬 많고, 사람과 같이 광범위한 영역에서 자유자재로 그렇게 하는 것은 아직도 너무나 요원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116p)

그들에 의하면 2-3개월 된 아기들의 학습 메커니즘은 기존에 생각해 왔던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정교해서 태어나자마자 세상의 기본적인 것들을 이해할 수 있다." 갓난아이들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서 세상에 있는 많은 데이터를 얻고, 인지능력을 발전시킬 때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해서 그렇게 한다.(135p)

d과연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친 산업혁명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에서 발생할 경제적, 사회적 변화의 예측에 유효한 경험이 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미 앞 장들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공지능 중심 기술혁신이 생산활동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사람과 기계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87p)


이미 산업 3.0이라 불리는 ICT 혁명이 진행되면서 이런 현상은 점점 더 강화되어 왔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에서 소득 불평등과 일자리 부족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구조의 확대가 핵심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ICT 혁명 기간 동안 예상과는 달리 생산성의 향상과 경제성 장은 기대에 못 미친 반면, 일자리는 예상보다 상당히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과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이의 제기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예외없이 나타나 정권이 교체되거나 정치체제 자체가 붕괴되는 상황이 빈번해진다. (2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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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7가지 죄 - 내가 먼저 회개해야 할
한기채 지음 / 두란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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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개신교회는 현장 예배 대신 비대면 온라인 예배라는 생소한 도전에 직면했다. 작년 상반기에 대구지역 신천지의 집단 감염사태는 이른바 정통교회의 선명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지역 교회에서도 꾸준히 발생한 집단 감염으로 인해 빛이 바랬다. 교회 또는 종교인들이 내부적인 교리를 수호하려는 순수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사회 제도와 국가 정책, 일반인의 상식에 준하는 행동 준칙 또한 존중해야 한다. 왜냐면 교회는 세상 가운데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사회 일반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기실 최근의 일은 아니다. 과거 일제 강점기 때 극소수의 개신교인들의 희생과 모범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이르기까지 많은 열매를 거뒀다.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개신교회도 양적 성장을 했다. 교인수와 교세도 증가했다. 반대로 역기능 또한 늘기 시작했다. 배가 부르면 딴 생각을 하게 된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물론 대부분의 개신교회는 미자립 상태이고, 소수의 중대형 교회가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형국이다.

이번에 읽은 책 ‘한국 교회 7가지 죄’는 수술용 칼처럼 예리하다. 한국 교회가 밖으로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속병을 꺼내 보여준다. 하나 같이 속이 쓰린 아픈 부분들이다. 영적 남용, 공의 사유화, 신앙생활의 사사화, 친목과다 신드롬, 공로자 신드롬, 송사 신드롬, 무례한 기독교, 이렇게 7개 죄목이다. 저자 한기채 목사는 기독교 윤리학자다. 저자는 교회 불신의 시대의 원인을 진단하고, 성경(서)에서 해법 또한 찾아낸다. 또한 각 장의 말미에 개인 기도문이 아닌 공동 기도문을 수록해 두었다. 개인 구원에 천착한 개신교회는 공동체성-교회 내부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공존하는-을 회복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마치 평소에 건강관리를 해야 면역 체계가 잘 작동되는 것처럼.

마지막 7장에서 다룬 ‘무례한 기독교’는 참 인상깊다. 개신교인들은 구원을 받았고 진리 가운데 거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일부는 이런 확신이 지나쳐서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부족한 경우를 종종 보이곤 한다. 저자는 진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감정, 그리고 구령의 열정이 복음 안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록으로 윤리적인 목회에 대한 조언과 성결 교단의 목회자 윤리강령을 소개해 두어 이론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실천 방향까지 제시한다. 개신교회의 현실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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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의 믿음은 반드시 공적 영역에서 삶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에서 예수님을 따라 사는 ‘예수님의 제자’의 실천적 삼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교회 안에만 머무르는 신앙을 넘어서 가정에서, 그리고 일터에서 신앙의 생활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67p)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진리를 가지고 있다는 확신 때문에 타 문화와 타 종교와 다른 가치관을 너무 쉽게 깎아내리고 악마화하고 정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법당을 훼손하거나, 사찰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고, 안 믿는 사람들을 죄인 취급하거나, 전통 문화를 이교 문화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내가 확신하는 진리에 대해 분명하게 표명하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속단하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165-166p)


우리는 지금 권위의 붕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한 권위는 필요하지만, 권위는 주장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에서 영적 권위는 자리(position)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역시 주장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자발적인 인정에 의해 부여됩니다. 가식적이고 형식적인 권리를 포기할 때, 도리어 영적 권위가 생깁니다. (2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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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Philos 시리즈 7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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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무덤이라 불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를 했다. 우리나라는 미라클 작전이라는 아프간 민간인 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제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이 다시 집권을 하는 모양새다. 20세기부터 세계 최강대국의 면모를 유지하던 미국이 9.11 테러 이후 이십 여년 동안 막대한 군비와 병력을 투입하고도 베트남에서 처럼 퇴각을 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칭기즈칸의 몽골 제국, 구 소비에트 연방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쓴맛을 봤다고 한다.

현재와 미래의 국제 정세와 국가 간 이해관계를 예상하고 이해하려면 과거의 역사를 먼저 살펴야 한다. 단지 역사적 기술과 해석 뿐만 아니라 지리 정보와 그 시대의 기술 수준, 정치와 종교 등의 사회 제도 전반에 대한 고찰이 있어야 한다. 학력고사를 보던 시절에 배운 역사 수업은 연대순으로 사건들을 외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떤 이유로 서로 전쟁을 했는지, 왜 게르만족은 남하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찰은 부족했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을 쐬며 이번에 읽은 제프리 삭스의 신간 ‘지리 기술 제도’는 그가 2017년 5월, 옥스퍼드 대학에서 한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국제 금융과 거시 경제 분야의 석학으로 전작 ‘빈곤의 종말’,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대’ 등울 저술했다. 그는 지구를 점령한 인류가 앞으로도 평화, 번영을 누리며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탐구해 왔다. 그는 이번 신간에서 선사 시대 이래 인류가 이뤄낸 문명사의 여정을 7회에 걸친 세계화로 설명했다. 맨 처음엔 네안테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이긴 호모 사피엔스의 세계화로 시작한다. 이후엔 농업, 말, 정치, 제국주의, 기술과 전쟁의 세계화가 진행된다. 인상 깊은 지점은 저자가 7번째 세계화를 ‘불평등’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인류는 수차례의 세계화와 농업, 기술 혁명과 종교, 제도 등의 혁신을 거쳐서 번영을 구가했으나 명과 암이 교차한다.

금세기에 접어 들어 이상 기후와 바이러스 등의 팬데믹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유는 급격한 산업화와 개발로 인한 자연 환경의 파괴에서 기인한다. 숲과 농지, 갯벌 등 지구의 허파는 점점 줄어들고, 반면에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지구 온난화, 아니 ‘가열화’ 현상은 인간 문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세계 각국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망가진 지구 환경은 복원이 어렵다고 한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마치 우리 몸의 혈관이나 치아 건강을 관리하는 것과 같다. 저자는 21세기 세계화를 위한 조언을 마지막 장인 9장에 배치한다. 눈에 띄는 것은 유엔-국제연합-의 개혁을 언급한 부분이다. 이제 세계는 몇몇 강대국들의 영향력으로 좌지우지되는 시대가 아니다. 저자가 제안한 상임이사국 확대 방안이 현실이 되었으면 한다. 생산량과 인구 점유율 10위권에 중국,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국가들이 자리잡고 있다. 기존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상임이사국 체계는 수명을 다했다고 본다.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은 세계 각국이 공동 운명체임을 공유하는데서 시작된다.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인류의 미래가 궁금한가? 인류가 걸어온 과거의 선택들을 살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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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800년에 이르러 글로벌 사업의 규모는 기원전 1만 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커졌다. 기원전 1만 년에는 인구라고 해봐야 겨우 200만 명이 드넓은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었다. 따라서 세계화의 역사는 곧 일련의 규모 확대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구석기 시대에 인류는 온 세상을 옮겨다니며 인간 정착지의 규모를 키웠으나, 대부분의 개인들은 30명 내지 50명 단위의 집단에 소속되어 한평생을 살았다." 신석기 시대에 세계 인구는 대략 22배 늘어나서 기원전 1만 년에 약 200만 명에 불과하던 것이 기원전 3000년에는 약 4,5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때 사람들은 수백 명씩 모여 마을을 이루어 살았다. (40p)

간단히 말하면 제1차 세계대전은 유럽의 정치 조직, 옛 오스만 제국, 중동과 러시아를 해체한 것 이외에는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유럽 내의 무역과 전쟁 이전의 유럽의 금본위주의는 회복되지 못했다. 그 결과 유럽은 1920년대 내내 엄청난 금융 불안으로 고통을 받았고 1930년대에 들어와서는 경제대공황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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