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없는 맛집 한국인의 소울 푸드 맛집 1
안병익 지음 / 이가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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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 그러나 가정의 달 5월, 바쁜(?) 나날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고른 이 책 ‘간판 없는 맛집’은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목차를 보면서 27가지 메뉴 중에서 하나를 고른 다음, 식신이 직접 방문하여 먹어보고서 추천한 식당들을 소개한 페이지를 찾아보면 된다. 저자 안병익은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연구원으로 지내다가 위치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저자는 푸드테크 기업인 ‘식신 주식회사’를 창업하여 맛집 정보를 ‘앱’과 책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한국인의 소울 푸드 맛집 제1권은 ‘노포의 밥집, 그 집에는 뭔가 다른게 있다’는 부제를 달고 있다.

사실 맛이 있으면서도 부담 없는 가격에 한 끼를 행복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내가 사는 동네나 근처에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예전에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요리하는 사람이 행복한 마음으로 할 때 그 음식을 먹는 사람도 몸과 마음을 건강해질 수 있음을 느끼는 경험이었다. 이번에 눈이 가는대로-군침이 도는 대로- 식신이 길라잡이 하는 메뉴와 식당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에는 모두 115개 식당을 소개하는데 내가 가 본 곳은 딱 한 군데 있다. 목사골 나주시에 있는 ‘나주곰탕 하얀집’이 그곳이다.

1910년에 연 가게라는데 벌써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대표적인 장터 음식인데 어느새 온나라에 이름이 알려진 나주배와 함께 나주를 알리는 맛이 되었다. 식신의 간결한 음식평과 함께 입맛 당기게 하는 사진 몇 장, 그리고 오른쪽 하단엔 식당의 역사와 위치, 영업 시간과 대표 메뉴의 가격까지 꼭 필요한 정보만 소개한다. 즉 한 가게당 2쪽 분량으로 소개하는 셈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다. 나머지는 직접 찾아가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아니면 홀로 고독한 미식가가 되어 보는 독자의 몫이다. 거기에 대해 식신은 각 음식의 특징을 잘 뽑아내 소개를 한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할 때는 순댓국, 뽀얀 국물과 수육 마음까지 든든한 설렁탕, 숯 향 가득한 인생의 맛? 돼지갈비, 보글보글 소리부터 맛있는 김치찌개, 칼칼하게 즐기는 시원한 이열치열? 생태찌개 등등.

직접 찾아갈 볼 버킷리스트를 나름 체크하는 중에 한가지 느낀 점. ‘간판 없는’이란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분명 허름한 집일 것이다. 달리 생각하면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작고 허름하지만 자기 집에서 대를 이어 음식을 만들어 단골에게 대접하는 식당일 것이다. 임대료를 내지 않으니 신선한 식재료로 제철 음식을 내놓을 여력을 가질 수 있을 터이다. 건너 들은 말로 장사가 너무 잘되어 새 건물 지어 이전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맛이
예전 같지 않더라 했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한지 식신이 발로 뛰어 고르고 골라 소개한 노포들에게서 오늘도 한 수 배운다.

*** ***
그런데 10여 년간 ‘맛집’이라는 주제에 매달리다 보니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인기 있는 노포들은 그 인기를 유지함에 있어 부침이 없다는 것이었다.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간판을 내리는 일이 허다한 전쟁터 같은 외식 업계에서 수 십년 동안 한자리에서 장사를 이어온 식당들이 궁금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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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
임대근 지음 / 파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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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하면 최근에는 일본을 떠올리곤 한다. 다른 한편으론 일본보다 더 오랜 세월을 더욱 밀접하게-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관계를 맺고 살았던 나라가 있다. 물론 그 나라의 이름은 시대별로 계속하여 변했다. 21세기에는 중화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이란 국호로 1992년에야 수교를 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인민해방군을 파병하여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남북한의 분단 상황이 극한 대립으로 고착화되는데 큰 영향을 주었기에 냉전 시대를 지나며 양국 관계는 오랜 단절을 겪었다.

6백 년 역사를 버틴 조선이 중국(명과 청)을 상국으로 섬기며 사대교린의 국제 외교를 펼칠 때만 해도 상상 못할 관계의 냉각으로 볼 수 있다. 반공 교육이 극에 달했을 때 나는 옛날 삼국지의 무대가 되었고, 을지문덕과 양만춘에게 혼쭐 났던 수와 당은 그저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줄로 알았다. 왜냐면 현실에서 중공이란 무시무시한 단어는 방송은 물론 어른들의 대화 속에서도 금기어였기 때문이다. 이런 유년과 학창시절을 지내며 다시 국교가 재개되며 조금씩 알게 된 중국은 매우 피상적인 이미지로 파편적인 지식으로 머물게 되었다. 그저 싼 물건을 수입할 수 있고, 여전히 ‘꽌시’가 극심하며, 공산당이 지배하는 그런 미개-빈부의 격차가 극심한-나라라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다.

내 생업과 큰 관련이 없으면 시간을 내서 애써서 공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때 영어에 이어 세계 2위의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어를 공부하자는 열풍이 불었다. 오랜 역사와 넓은 영토-물론 비교적 최근인 청나라 때에 병합하여 현재의 규모로 확장된- 가운데 한족을 비롯한 수많은 민족들이 모여 사는 중국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지만 너튜브 영상 몇 편 보거나, 패키지 여행의 일행이 되어 몇박 며칠 중국의 어느 곳을 다녀온 경험으로 중국을 알았다고 말하는 것 또한 가당치 않다. 중국과 중국인의 의식 세계를 알아가는 일에는 지름길이 따로 없다. 천리길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첫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할 뿐.

그런 사람에게 적당한 길라잡이 책이 나왔다. 중국의 ‘두꺼운 얼굴’과 ‘검은 마음’을 단박에 알아낼 비법은 엇다. 저자 임대근 교수는 중국통이다. 저자는 한국이 중국과 역사적으로 그 영향권에 있는 아시아 대륙의 여러 국가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물론 과거의 아픈 역사는 있는 그대로 가르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본의 후안무치한 극우 성향과 중국의 동북공정 같은 역사 왜곡은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다. 저자가 8개 테마로 나눠 소개한 무려 175꼭지의 정보는 ‘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라는 책 제목을 적확하게 설명해 준다. 거대한 중국과 중국인 이야기를 주마간산 격으로 살피면서 남의 일이 아님을 느낀다. 우리나라 또한 다른 나라에게는 ‘착한 한국, 나쁜 코리아’로 읽힐 수 있기에.

*** ***
우리는 중국과 좋은 시절, 안 좋은 시절을 겪으며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설령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중국 알기를 게을리하면 정말 중요할 때 중국의 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 역사가 보여준 대로, 중국은 우리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중국이라는 나라를 알아가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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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 - 45인의 물리학자가 주제별로 들려주는 과학지식
다나가 미유키 외 지음, 김지예 옮김, 후지시마 아키라 감수 / 동아엠앤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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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졸업 이후 관심 밖에 있던 물리학 책을 수십년 만에 손에 들었다. 읽어 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15개 대주제를 45명의 물리학자의 생애와 연구 실적을 간략히 소개-일본인 특유의 정리 스킬에 감탄을 금할 수 없음-한 이 책은 가까이 두고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는 용도로 딱이다. 포털 검색과는 다른 읽고 보는 맛이 있기에 그렇다.

제3장 역학 중에 만유인력 부분을 먼저 읽었다.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처음으로 개념을 정립한 만유인력은 질량이 있는 물체 간에는 인력-서로 끌어 당기는 힘-이 작용하며, 서로의 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이다. 지구가 자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유인력 뿐만 아니라 지상의 물체에는 원심력의 작용으로 중력이 같이 존재한다. 중력은 만유인력과 원심력의 합력-힘의 방향이 다른 두 힘을 동일한 효과를 가진 하나의 힘으로 합친 것-이라 물리학은 설명한다. 여기서 ‘중력’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사실 이 말은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일본어로 번역하여 <역상 신서>란 책으로 펴낸 시즈키 타다오가 고안한 것이 처음이라 한다.

근대 과학이나 철학, 예술 분야의 많은 부분을 우리나라는 일본의 학자들에게 빚을 지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메이지 유신 이전에도 임진왜란 한참 전부터 일본은 유럽과의 통상을 통해서 쇄국을 하던 조선을 앞서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국을 평정하고 에도 막부를 창설한 이래로 일본의 번영과 문명 교류는 빛을 발했다. 이런 토양 아래 막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 유신을 전격적으로 성사시킨 그들은 비약적인 동아시아에서 독보적인 근대화를 이뤄낸다. 영국과 독일 등에 수많은 유학생과 군인, 관료들을 파견하여 서구의 선진 문물을 이해하고 일본화시켰다. 그 결과 그들은 동아시아 유일의 제국주의 국가로 서구 열강과 패권을 다툴 정도로 성장했다.

이 책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는 그리 두껍지 않다. 그럼에도 과학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꼭 알아야 할 핵심 메시지를 간명하게 정리해 주는 저력이 있다. 우선은 꼭 알아야 할 45명의 물리학자를 선별하여 그들이 발견한 물리학의 진수를 짧고도 강렬하게 보여 준다. 일본 출판사의 편집 능력이 돋보인다. 좁은 집에 필요한 물건을 수납하는 것처럼 독자가 알아두어야 할 깨알 정보들을 여러 모양의 박스 안에 담아 두었다. 칼럼이 있는가 하면 ‘뒷이야기’와 ‘파급 효과’에 꾹꾹 눌러 담았다. 거기에 ‘연표’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과학자의 명언’이란 박스 기사를 두어서 가독성을 높였다.

*** ***

<뒷이야기>
뉴턴의 사과나무, 그 복제품이 일본에도 존재한다.
뉴턴이 힌트를 얻었을지도 모르는 사과의 품종은 새콤하고 크기가 작으며, 완숙되기 전에 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지기 쉬운 품종입니다. 이 사과나무의 복제품이 일본 각지에도 심어져 있습니다. 뉴턴이 <프린키피아>를 완성한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뉴턴이 거주했던 방이나 동상 등을 견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뉴턴이 설계한 수학의 다리는 지금도 학생들이실제로 그곳을 건너 다니고 있습니다.(55p)

* 일본에 있는 뉴턴의 사과나무 중 하나는 고이시카와 식물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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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 39인의 예술가를 통해 본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
김희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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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심한 계절, 겨우내 잠복했던 느티나무 새 잎이 뒤질세라 선을 보인다. 봄을 느끼기도 전에 한낮에는 여름 날씨인양 반팔 셔츠가 생각나는 주말 오후. 조용한 동네 카페 구석 자리에 홀로 앉아 식어가는 커피를 홀짝거리며 아껴 보는 책이 있다. 특이하게도 그림을 보다가도 큐알 코드를 찍어서 너튜브로 넘어가 클래식 음악을 듣게 하는 책이다. 그래서 책 제목에도 이름만 들어도 아하 하는 고흐와 브람스가 들어 있다. 책 표지에는 두 편의 명화와 함께 피아노를 치면 자매의 그림이 이 책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저자 김희경은 현직 기자이다. 또한 영화와 웹툰 평론도 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강의와 저술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난 4월 말에 출간된 신간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은 스마트폰보다는 화면이 조금 더 큰 태블릿 PC를 곁에 두고 있는 것이 좋다. 카페나 도서관이라면 이어폰도 챙겨야 한다. 본문에 수록된 명화 말고도 저자가 언급한 그림을 검색해서 조금은 더 넓은 화면으로 봐야 좋다. 아울러 음악가의 삶과 음악 세계를 다룬 챕터를 읽어갈 때는 저자가 소개한 곡을 큐알 코드로 접속해서 들어야 하기에 그렇다.

저자는 모두 39명의 화가와 음악가를 불러냈다. 너무 깊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한 명당 6~7쪽 분량으로 그이의 삶과 작품 세계를 알뜰하게 담아낸다. 거기다 인상 깊은 작품을 삽화로 들이고 저자가 이해한 작품 설명을 곁들인다. 저자의 설명을 듣다 보면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시기별로 어떤 계기 때문에 변화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다. 화가와 음악가들이 태어난 시기와 가정 배경을 알게 되면, 그림과 음악을 피상적으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공감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모두 11개 장으로 나눠 테마별로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저자의 섬세한 테마 나누기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제5장의 제목은 ‘힘들었죠? 토닥토닥_역경을 뛰어넘은 영원의 예술가’이다. 여기에 소개된 작가의 면면이 화려하다. 청각을 잃게 된 루트비히 판 베토벤, 가난과 정신 장애 가운데서도 별과 같은 그림을 남긴 빈센트 반 고흐, 혹평 속에서도 보석 같은 음악을 빗어낸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1918년 세계를 휩쓴 독감으로 28세라는 짧은 생을 마감한 에곤 실레가 그 주인공이다. 그이들의 역경을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다 보면 오늘 나의 고통을 위로 받는다.

손이 닿은 서가에 두고서 피곤하고 힘든 날에는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 ***
고통을 넘어 고흐가 품었던 벅찬 환희와 희망. 이 감정들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한 송이의 해바라기로 피어나고 하나의 별이 되어 빛나고 있습니다. (151p)

닿을 듯 닿지 못한 애달픈 마음.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자 했던 배려와 따뜻함. 그렇기에 브람스는 훗날 낭만의 대명사로 남은 게 아닐까요.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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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서양 편 - 지리로 ‘역사 아는 척하기’ 시리즈
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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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남은 다이어리 속지랑 3색 펜을 챙겼다. 각 장별로 채색된 지도를 펼쳐 놓고 직접 손으로 경계를 그리고, 산맥과 강, 사막, 반도와 만, 해협의 이름을 적어 본다. 수십년 전 구 소련이 존속하고 있을 때와 최근의 동유럽 국경선에는 큰 변화가 보인다. 냉전이 종식되고 소비에트 연방은 러시아를 비롯한 각 나라로 분리 독립을 했다. 민족과 종교적 배경에 따라 국경선이 정해졌다. 이 와중에 서로 독립을 하지 못한 나라들은 20세기 후반에 극심한 내전을 겪기도 했다. 코소보 분쟁 등이 그러하다.

강렬한 붉은 표지가 인상 깊다. 저자 한영준은 YOU튜브 채널 ‘두선생의 역사공장’의 공장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공장은 역사지식을 생산해내는 서당과 같은 곳이다. 그래서 역사공장의 학생들을 ‘두강생’이라 부르고 있다. 여느 역사 채널과 다른 점은 지도를 앞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3차원의 지구본을 2차원의 책장에 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평면 지도를 사용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아쉽지만 지도를 눈으로 보고, 빈 종이에 직접 그려가며 주요 키워드를 적어보자.

그런 다음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면 넓은 모니터를 가진 컴퓨터를 켠다. 구글 어스를 실행하고, 두 선생이 언급한 강과 사막, 산맥, 반도와 만, 해협을 인공 위성의 시점으로 내려다 본다. 두선생의 길라잡이를 통해서 대륙별 지리와 국경을 먼저 접하고 그 땅에 정착(?)하여 국가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의 종교와 인종 등의 배경 지식을 쌓아갈 수 있다. ‘두지세’-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를 읽으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서로 친한데, 왜 우크라이나와는 대립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박스형 기사 형태로 ‘챕터 정리’를 해 둔 것도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챕터 배치 순서에 아프리카 대륙이 맨 나중인 것은 아쉬움이다. 인류의 기원을 추적해 가다 보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고, 아프리카 하면 그냥 아프리카로 생각하고 말해 버리는 그런 존재. 만약 유럽인들이 한국, 중국, 일본 사람을 그냥 아시아인으로 뭉뚱그려 말하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책을 지도를 따라 그려가며 읽다보니 흩어졌던 지식들이 그룹화되는 느낌이다. 국경선의 변화 요인, 전쟁 발발의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미리 막을 사회적 통찰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
바다는 인간의 이동을 방해하지만, 모험심도 자극합니다. 바다 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땅인 반도는 인간이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좁은 바다인 해협은 바다와 바다 사이를 연결하는 길목 역할을 합니다. 육지 쪽으로 들어와 있는 바다인 만에서 인간은 교류하거나 경쟁합니다. (8~9p)

이 책을 읽고 지나친 ‘지리 결정론’에 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리 결정론은 인간과 사회의 여러 현상이 지리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입니다. (2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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