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
임대근 지음 / 파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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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하면 최근에는 일본을 떠올리곤 한다. 다른 한편으론 일본보다 더 오랜 세월을 더욱 밀접하게-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관계를 맺고 살았던 나라가 있다. 물론 그 나라의 이름은 시대별로 계속하여 변했다. 21세기에는 중화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이란 국호로 1992년에야 수교를 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인민해방군을 파병하여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남북한의 분단 상황이 극한 대립으로 고착화되는데 큰 영향을 주었기에 냉전 시대를 지나며 양국 관계는 오랜 단절을 겪었다.

6백 년 역사를 버틴 조선이 중국(명과 청)을 상국으로 섬기며 사대교린의 국제 외교를 펼칠 때만 해도 상상 못할 관계의 냉각으로 볼 수 있다. 반공 교육이 극에 달했을 때 나는 옛날 삼국지의 무대가 되었고, 을지문덕과 양만춘에게 혼쭐 났던 수와 당은 그저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줄로 알았다. 왜냐면 현실에서 중공이란 무시무시한 단어는 방송은 물론 어른들의 대화 속에서도 금기어였기 때문이다. 이런 유년과 학창시절을 지내며 다시 국교가 재개되며 조금씩 알게 된 중국은 매우 피상적인 이미지로 파편적인 지식으로 머물게 되었다. 그저 싼 물건을 수입할 수 있고, 여전히 ‘꽌시’가 극심하며, 공산당이 지배하는 그런 미개-빈부의 격차가 극심한-나라라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다.

내 생업과 큰 관련이 없으면 시간을 내서 애써서 공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때 영어에 이어 세계 2위의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어를 공부하자는 열풍이 불었다. 오랜 역사와 넓은 영토-물론 비교적 최근인 청나라 때에 병합하여 현재의 규모로 확장된- 가운데 한족을 비롯한 수많은 민족들이 모여 사는 중국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지만 너튜브 영상 몇 편 보거나, 패키지 여행의 일행이 되어 몇박 며칠 중국의 어느 곳을 다녀온 경험으로 중국을 알았다고 말하는 것 또한 가당치 않다. 중국과 중국인의 의식 세계를 알아가는 일에는 지름길이 따로 없다. 천리길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첫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할 뿐.

그런 사람에게 적당한 길라잡이 책이 나왔다. 중국의 ‘두꺼운 얼굴’과 ‘검은 마음’을 단박에 알아낼 비법은 엇다. 저자 임대근 교수는 중국통이다. 저자는 한국이 중국과 역사적으로 그 영향권에 있는 아시아 대륙의 여러 국가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물론 과거의 아픈 역사는 있는 그대로 가르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본의 후안무치한 극우 성향과 중국의 동북공정 같은 역사 왜곡은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다. 저자가 8개 테마로 나눠 소개한 무려 175꼭지의 정보는 ‘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라는 책 제목을 적확하게 설명해 준다. 거대한 중국과 중국인 이야기를 주마간산 격으로 살피면서 남의 일이 아님을 느낀다. 우리나라 또한 다른 나라에게는 ‘착한 한국, 나쁜 코리아’로 읽힐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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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과 좋은 시절, 안 좋은 시절을 겪으며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설령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중국 알기를 게을리하면 정말 중요할 때 중국의 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 역사가 보여준 대로, 중국은 우리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중국이라는 나라를 알아가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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