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 - 45인의 물리학자가 주제별로 들려주는 과학지식
다나가 미유키 외 지음, 김지예 옮김, 후지시마 아키라 감수 / 동아엠앤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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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졸업 이후 관심 밖에 있던 물리학 책을 수십년 만에 손에 들었다. 읽어 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15개 대주제를 45명의 물리학자의 생애와 연구 실적을 간략히 소개-일본인 특유의 정리 스킬에 감탄을 금할 수 없음-한 이 책은 가까이 두고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는 용도로 딱이다. 포털 검색과는 다른 읽고 보는 맛이 있기에 그렇다.

제3장 역학 중에 만유인력 부분을 먼저 읽었다.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처음으로 개념을 정립한 만유인력은 질량이 있는 물체 간에는 인력-서로 끌어 당기는 힘-이 작용하며, 서로의 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이다. 지구가 자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만유인력 뿐만 아니라 지상의 물체에는 원심력의 작용으로 중력이 같이 존재한다. 중력은 만유인력과 원심력의 합력-힘의 방향이 다른 두 힘을 동일한 효과를 가진 하나의 힘으로 합친 것-이라 물리학은 설명한다. 여기서 ‘중력’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사실 이 말은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일본어로 번역하여 <역상 신서>란 책으로 펴낸 시즈키 타다오가 고안한 것이 처음이라 한다.

근대 과학이나 철학, 예술 분야의 많은 부분을 우리나라는 일본의 학자들에게 빚을 지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메이지 유신 이전에도 임진왜란 한참 전부터 일본은 유럽과의 통상을 통해서 쇄국을 하던 조선을 앞서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전국을 평정하고 에도 막부를 창설한 이래로 일본의 번영과 문명 교류는 빛을 발했다. 이런 토양 아래 막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 유신을 전격적으로 성사시킨 그들은 비약적인 동아시아에서 독보적인 근대화를 이뤄낸다. 영국과 독일 등에 수많은 유학생과 군인, 관료들을 파견하여 서구의 선진 문물을 이해하고 일본화시켰다. 그 결과 그들은 동아시아 유일의 제국주의 국가로 서구 열강과 패권을 다툴 정도로 성장했다.

이 책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는 그리 두껍지 않다. 그럼에도 과학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꼭 알아야 할 핵심 메시지를 간명하게 정리해 주는 저력이 있다. 우선은 꼭 알아야 할 45명의 물리학자를 선별하여 그들이 발견한 물리학의 진수를 짧고도 강렬하게 보여 준다. 일본 출판사의 편집 능력이 돋보인다. 좁은 집에 필요한 물건을 수납하는 것처럼 독자가 알아두어야 할 깨알 정보들을 여러 모양의 박스 안에 담아 두었다. 칼럼이 있는가 하면 ‘뒷이야기’와 ‘파급 효과’에 꾹꾹 눌러 담았다. 거기에 ‘연표’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과학자의 명언’이란 박스 기사를 두어서 가독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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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이야기>
뉴턴의 사과나무, 그 복제품이 일본에도 존재한다.
뉴턴이 힌트를 얻었을지도 모르는 사과의 품종은 새콤하고 크기가 작으며, 완숙되기 전에 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지기 쉬운 품종입니다. 이 사과나무의 복제품이 일본 각지에도 심어져 있습니다. 뉴턴이 <프린키피아>를 완성한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뉴턴이 거주했던 방이나 동상 등을 견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뉴턴이 설계한 수학의 다리는 지금도 학생들이실제로 그곳을 건너 다니고 있습니다.(55p)

* 일본에 있는 뉴턴의 사과나무 중 하나는 고이시카와 식물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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