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빌라 - La Villa de Paris
윤진서 지음 / 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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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그림같은 비유법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시나브로 젖어드는 느낌의 책이다.
소설인지 모르고 무작정 읽었을 때 윤진서 작가 본인의 이야기인 줄 알았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감각적이었다.
직접 여행을 다니며 틈틈이 글을 썼던 만큼 사실적이고도 입체적인 표현법으로, 여행을 통해 인생을 돌아본다는 흔히 볼 수 있는 플롯의 한계를 탈피하고, 결국 글과 내가 혼연일체 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신기한 것은, 내 옆에서 윤진서 본인이 직접 내게 조용히 읖조리듯한 나레이션을 들려주는 듯했다. 그 만큼 작가의 향기가 짙게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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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논쟁사 - 100년의 혁신을 이끈 세계 최고 경영구루의 50인의 경영전략
미타니 고지 지음, 김정환 옮김, 김남국 감수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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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0년의 경영전략 역사를 겨우 450여 페이지의 책 한 권에 깔끔하게 담았다. 저자의 바람대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쓰여졌다. 경영을 배운 사람, 배우고 싶은 사람, 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전략에 관심이 있다면 당장 사서 보길 바란다.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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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 인류학」 또한 「마쿠라노소시」와 같이 김연수 작가의 책 「소설가의 일」에서 보고 읽게 되었다. 제목만 들어서는 순수하고(?) 재미있는 속담 모음집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눈을 의심할 만큼 낯 뜨거운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이러한 가벼운 일담으로 흥미를 이끌고 그에 해당하는 전세계의 속담들과 그의 배경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미국(부시정권)과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일본(고이즈미 정권)은 물론 여타 국제사회 이슈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이래도 괜찮은 건가 싶을 만큼 직설적으로 독설을 내뱉거나 선정적인 묘사가 있긴하지만, 실은 마음이 통쾌한 것이, 요네하라 마리만의 날 선 유머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정말 내가 지금껏 봐왔던, 혹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일본인의 성격과는 확연히 다른 성향을 가진 작가임이 느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의 속담들과 그에 얽힌 일화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많은 가르침이 된 책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에 대해 그닥 흥미가 없는 분들은 다소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일본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것도 약 10년 전의 이야기들이.

아무튼, 순수한 아이를 화자로 세워 당시 사회의 씁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법을 구사하듯 일상 속의 속담을 통해 현실에 대한 비판을 위트있게 전달하는 이 책은 꽤 쿨내가 나서 좋다.

앞으로, 요네하라 마리의 기술법에 반해, 요로 타케시 교수가 추천했던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읽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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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나왔길래 볼까하다가 왠지 원작의 맛을 조금이라도 떨어뜨릴까봐 망설여진다. 되도록이면 책으로 보고 드라마를 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혹시 둘 다 보신 분이 계시다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드라마로 먼저 접해도 무난할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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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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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편식하는 어린 양에게 새로운 반찬 같은 존재.

나의 과거 독서 성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청소년 시절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외국을 동경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지식을 담은 책이나 여행, 어학 등 국제관련 서적. 그리고 또 하나는 파격·괴기성에 매력을 느낀 아멜리 노통,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이다.
갓 스물이 되어 사랑의 맛을 알고는 제인 오스틴이 좋았고, 가끔 아기자기하고 달달한 일서도 좋았다. 중반이 되어서는 정치·경영 분야에 눈을 돌렸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특정 작가(주로, 아니 99프로 서양작가)의 작품을 빼놓고는 실용서적 위주의 독서를 한 것. 솔직히 만들어진 이야기에서 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나에게 독서란 힐링이고 마음의 안식처고를 떠나서 머릿 속에 무언가를 순식간에 넣어주는 도구였던 것 같다. 목적(?)있는 독서랄까.

하지만 작년 후반쯤이었나,
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발간 소식을 우연히 접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뭐 또 뻔하디 뻔한 수필 아니겠어?` 라고 대수롭게 넘겼다. 몇 개월 후, 서점을 돌아보는데, 요 책이 참 수수하게 생겨가지고는 (내 타입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끌리더니 결국 사게 되었다.

그리고 읽었다.

별 시시한 유머로 시작되길래 이게 무언가 싶었다. 별 이야기 아닌 것 같은데 계속 읽어보니 여간 매력없는 것이 아니었다. 한국작가의 수필이 이렇게 재밌는지 처음 안 순간이었다. 김연수 작가만의 농담조 섞인 문장들 뒤에 인생에 대한 진중한 조언이 들어있었다. 마음이 좀 힘들 때 읽었던 터라 더 심오하게 들렸는지도 모르지만. 힘들고 지칠 때마다 독서로 마음을 달랬다던 혹자들의 식상하고도 지루한 극복 스토리가, 갑자기 내 얘기가 되었다.

북플의 읽은 책장에 몇 십 권의 책이 있지만, 사실 책 자체라는 것이 진심으로 읽고 싶어서 읽은 책은 많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소설가의 일」을 접한 이후로는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설렘이 가득하고, 더욱 다양한 장르들을 맛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 몇 개월 간은 책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그래서 이 북플도 시작하게 되었고.

아무튼, 이 글은 이 책에 대한 리뷰라기 보다는, 내 독서역사 전반에 대한 생각을 담은 일종의 작은 독서회고록이다. 이 새벽에 센치해져서 닥치는대로 쓰다보니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어쨌든 내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보다 많은 책을 통해서, 1) 시공간을 넘나드는 경험을 만끽해보고, 2) 말을 더욱 맛있게 하는 사람이 되고, 3) 나만의 가치판단 기준을 세우자는 것!

추신1. 제 독서인생에 새로운 지평을 선사해주신 김연수 작가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추신2. 김연수 작가님처럼 아끼는 책 베스트 원부터 책장에 꽂는다고 하면 분명 이 책은 오랜기간 최상위권에 자리 잡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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