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인류학」 또한 「마쿠라노소시」와 같이 김연수 작가의 책 「소설가의 일」에서 보고 읽게 되었다. 제목만 들어서는 순수하고(?) 재미있는 속담 모음집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눈을 의심할 만큼 낯 뜨거운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이러한 가벼운 일담으로 흥미를 이끌고 그에 해당하는 전세계의 속담들과 그의 배경을 알려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미국(부시정권)과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일본(고이즈미 정권)은 물론 여타 국제사회 이슈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이래도 괜찮은 건가 싶을 만큼 직설적으로 독설을 내뱉거나 선정적인 묘사가 있긴하지만, 실은 마음이 통쾌한 것이, 요네하라 마리만의 날 선 유머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정말 내가 지금껏 봐왔던, 혹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일본인의 성격과는 확연히 다른 성향을 가진 작가임이 느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의 속담들과 그에 얽힌 일화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많은 가르침이 된 책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에 대해 그닥 흥미가 없는 분들은 다소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일본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것도 약 10년 전의 이야기들이.
아무튼, 순수한 아이를 화자로 세워 당시 사회의 씁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법을 구사하듯 일상 속의 속담을 통해 현실에 대한 비판을 위트있게 전달하는 이 책은 꽤 쿨내가 나서 좋다.
앞으로, 요네하라 마리의 기술법에 반해, 요로 타케시 교수가 추천했던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읽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