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은 제47회 (2001년)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이다.
에도가와 란포상은 1954년에 에도가와 란포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일본탐정작가 클럽 (현재 일본 추리작가 협회)에 의해 제정된 상으로
일본 신진 추리작가의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알기로 80년 이후 란포상 수상자 중 국내에 소개된 작가는
1985년 31회 수상자 인 '히가시노 게이고' (방과후)
1991년 37회 신포 유이치 (연쇄)
1992년 38회 카와타 야이치로 (희고 긴 복도)
1993년 39회 기리노 나츠오 (얼굴에 흩날리는 비)
1995년 41회 후지와라 이오리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2000년 46회 슈도 우리오 (뇌남)
등으로 수상작 들은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을 담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 없이 구입하였는데,
독서후 첫 느낌은 책읽기의 '흡입력'은 대단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는 치밀한 구성과 이지적인 문체와 능숙한 묘사에서 기인한 것으로
그 만큼 작가의 기량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자신의 범행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형수의 무죄를
밝혀 주는 사람에게 거액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익명의 독지가가 나타난다.
일단 서두부터 드라마틱하다.
기억을 상실한 사형수... 과연 잃어버린 그의 기억은 무엇이었을까?
강렬한 호기심을 야기하는 시작이다.

다음으로 이 사건에 뛰어든 두 남자,
상해 치사 전과자인 '준이치'와 교도관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난고'
둘은 성격은 다르지만 자기 손으로 타인의 생명을 앗은 기억이 있고
이러한 내면의 상처는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심리에 투영되어 있다.

그리고, 문제의 사형수 '료' 
그는 자신을 보호 관찰하던 보호사 노부부를 잔인하게 살해한 후
사건 현장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당일의 기억을 잊어버린 상태로 체포된다.
범인으로 판결을 받아 사형이 확정된 그가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던 것은
‘죽음의 공포에 떨며 오르던 계단’뿐이다.

기억 속의 ‘계단’을 찾아 나선 준이치와 난고...
그러나 계단의 흔적은 사건 현장 그 어디에도 없었고, 난고와 준이치는 난관에 봉착한다.
과연 둘은 '료'의 기억을 재구성 할 수 있을까?

의문의 사건을 새롭게 수사하는 두 남자의 추리 과정을 박진감 있게 그려 나가는
이 작품은 또한 자연스럽게 사형 제도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형벌의 목적이 '응보' 인가 아니면'교육(재범 방지)' 인가에 대한 오래된 형법이론을
쉽고 마음에 와 닿게 차근차근 풀어 주고 또한, 저 마다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는
사형제도에 대해 작가는 자신의 주장을 말하지 않는 대신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성찰의
기회를 준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면서 사형 제도라는 녹록치 않는 주제를 잘 풀어나간 수준작이다.
본격파 작품을 선호하는 독자에게는 '트릭' '반전' 등이 약하여
순수 미스테리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게 '극찬'을 받을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으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