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페스티벌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첫사랑의 상대가 연상인 경우에 그가 만일 청춘이라면 사랑의 열병을 심하게 앓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 소설의 주인공 '히로미'도 그러하다. 고등학교 2학년인 히로미는 별다른 굴곡없이 평범하게 자라왔다. 그가 살고 있는 '무쓰시로'는 양잠과 직물로 생계를 이어 가는 시골의 작은 마을이지만, 유명한 록 페스티벌을 유치한 바람에 주민들의 살림살이가 윤택해진 곳이다. 히로미도 매년 페스티벌를 구경하는 것으로 단조로운 시골생활을 견디고 있다.

 

그 해 페스티벌에서 히로미는 '유키미'를 만난다. 그녀는 오래 전에 이 마을을 떠나 도시로 가서는 유명한 연예인이 된 인물이다. '유키미'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마을 분위기는 웬지 들뜨고 사람들은 그녀를 보기 위해 그녀의 집을 기웃거린다. 이와 함께 그녀를 둘러싼 여러 가지 소문들도 떠돌기 시작한다.

 

처음 본 순간부터 '유키미'를 동경하던 '히로미'는 호수가에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자 여덟 살이나 연상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마을 촌장의 아들로 유복하게 자라왔지만 폐쇄적인 시골마을에서 갑갑하고 단조로운 일상만 있던 '히로미'의 세계가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면서 한 단계 성장하고 확장된다.

 

'히로미'에게 닥친 열병이 단순하게 첫사랑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키미'가 마을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데는 이유가 있었다. '유키미'는 자기 어머니의 자살이 이 마을과 마을 촌장인 '히로미'의 아버지와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히로미'에게 마을을 둘러 싼 여러 가지 비리를 알려 주면서 자기를 도와줄 것을 부탁한다. 차마 믿기 싫었던 마을의 비밀들이 하나 둘씩 드러날 때마다 '히로미'는 흔들리고 좌절하고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하며 종말을 향해 달려간다.

 

작가는 무엇인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마을'의 분위기를 잘 그려 내고 있으며, 사춘기 소년의 불안정하고도 격렬한 심리 상태 및 몸부림을 섬세하게 잘 살리고 있다. 무엇보다 환상적인 푸른 이미지로 표현한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