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대 - 한국 고대사 700년의 기록
김대욱 지음, 김정훈 사진 / 채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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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사 700년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기원전 1세기에서 7세기에 이르는 삼국시대이다. 이 시기의 역사를 '전쟁'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개론서 형태로 엮은 것이다. 지은이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대중 역사서를 지향하며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하는데 400페이지가 넘는 만만찮은 분량이고 일반적인 역사 개론서와 비슷한 서술 스타일이라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좀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좋은 점은 책 속에 상당히 많은 분량의 사진과 삽화가 수록되어 있는데, 컬러인데다가 솜씨 좋고 세밀하게 그려져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지은이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역사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강단 역사학자와는 달리 이른자 '비전공자' 출신들은 이설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철저하게 1145년 고려시대 '김부식'에 의해 완성된 '삼국사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책 내용의 큰 줄기도 학계의 '통설'을 기반으로 구성하고 있다. 통설이란 '세상에 널리 알려지거나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설'이다. 결국, 역사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나타나는 보편성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내용은 주류 역사학계의 학설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구체적인 전쟁과 전투의 세밀한 전개과정에서는 지은이의 견해내지는 상상력이 어느 정도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고대사의 영역은 오늘날 남아있는 사료가 많지 않아 깊이 있는 연구 성과가 드물고, 이웃나라들과 이른바 '역사논쟁'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한정된 국내 사료를 바탕으로만 접근하는 천편일률적인 역사 접근 방식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서려는 학자들의 노력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고대사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 주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책이 '전쟁'을 키워드로 삼아 삼국시대사에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삼국사기 기사를 바탕으로 한 정통적인 견해에서 별로 나아간 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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