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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코마에 두부 - 생뚱맞고 시건방진 차별화 전략
이토 신고 지음, 김치영.김세원 옮김 / 가디언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식품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도쿄의 유명한 '쓰키지 어시장'에서 몸을 쓰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 지은이의 눈을 홀린 것은 장화와 앞치마 차림을 한 생선장수가 벤츠를 타고 퇴근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는 것은 아마도 그 때부터 지은이의 혈관에는 창업자의 피가 흐르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창업자의 능력이나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장사의 세계, 창업의 세계에서는 생선장수가 벤츠를 타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대학 졸업 후 아버지가 운영하고 두부를 생산하는 '산와토유 식품'에 입사한다. 우리 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의 경우도 두부는 수없이 많은 제조사에서 생산되고 가격도 저렴한 대중적인 식품이다. 너무 대중적이다 보니 제품을 차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두부 시장에서 그는 '바람에 나부끼는 두부장수 조니'라는 긴 이름의 신제품을 출시하여 두부에 기발한 '스토리'를 가미한 마케팅을 시작하여 성공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펼치기 위해 2005년에 '오토코마에 두부점'이라는 자기의 회사를 창업한다.
오토코마에 두부는 '남자다운 두부' 내지는 '사나이 두부'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말이다. 창업하자마자 그의 회사에서 내 놓은 두부들은 불티나게 팔려 나가, 2006년에 매출 40억엔을 돌파하고 2008년에 매출 55억이라는 신화를 이루어 내었다. 오토코마에 두부는 2006년 닛케이 트렌드지가 선정한 히트상품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며 일본 비즈니스계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국내에도 2009년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비즈니스 3.0'에 '일본을 발칵 뒤집은 두 부 한모, 오토코마에 두부'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수많은 국내 CEO들 사이에서 '포화 시장의 진정한 차별화 전략'이라며 화제를 모으기도 하였다.
오토코마에 두부의 인기 비결은 남다른 컨셉에 있었다. 오토코마에 두부는 평범하지 않다. 흔히, 두부에서 연상되는 '고소한 두부', '부침개용 두부'등과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생뚱맞게도 두부에 '남자다움'을 덧씌웠다. 참으로 엉뚱하고도 남다른 착상이다. 만약 이 회사가 좋은 품질, 저렴한 가격 등과 같은 요소로 승부하려고 했다면 그렇고 그런 두부회사로 머물었을 것이다.
"조니, 언제나 너는 바람에 나부끼고 있구나.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너와 언젠가 마주앉아 이야기 하고 싶다" 공장 앞에 제품의 이름을 딴(바람에 나부끼는 두부장수 조니) 캐릭터의 동상을 세우고 키치하고도 센치한 문구를 새겨넣은 남다른 감성 마케팅이 소비자들이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 책은 오토코마에 두부점의 CEO가 직접 쓴 현장감 있는 성공 스토리이다. 두부 제조법에서부터, 디자인, 마케팅, 원소스 멀티유저 측면까지 남과 다른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도전했던 일련의 과정과 사례가 짤막짤막하지만 생생하게 담겨 있다. 차별화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기분전환 삼아 부담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