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 오는 길 -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 가을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계절별 시리즈 4
남궁문 지음 / 하우넥스트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는 스페인어로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예수의 열 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스페인식 이름은 산티아고)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가는 길인데, 가장 유명한 순례 코스는 프랑스 남부의 국경마을인 '생장피데포르'에서 시작하여 피레네 산맥을 넘어서 가는 '카미노데프랑세스'(프랑스 사람들의 길)라고 한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걸어 대략 한 달은 꼬박 걸어야 하는 힘들고 머나 먼 길이다.

그런데, 무엇이 천 년이라는 세월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행장을 꾸려 이 길을 순례하게 만들었는지, '파울로 코엘료'가 자신의 삶을 바꾼 길이라고 이야기 하는지, 무엇보다도 그 곳으로부터 수만킬로나 떨어진 한국 땅에서도 이 길을 걷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만 간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걷는다는 것이 인간의 원초적인 행위일 수 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구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걸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산티아고 길을 꿈꾸는 사람들은 대개 그다지 많이 걷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한 여유있는 도시민들이 많다고 한다.

산티아고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여행자들은 서로 마주칠 때 마다 '부디 좋은 길을 가시오'라는 뜻인 '부엔 까미노(Bueno Camino)'라는 말을 주고 받는다고 한다. 과도하게 경쟁 지향적인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무엇보다도 자기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타인으로부터 아무런 댓가없는 따뜻한 격려와 위안이 절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 생긴 무수하게 많은 마음의 생채기를 치유하기 위해 산티아고 길을 꿈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은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5년을 살았고, 2001년에 '이 길을 걸으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호기심에서 처음 이 길을 걸었다. 이듬해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는 책을 내어 그 동안 아는 사람만 알았던 이 길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 후에도 그는 2004년 겨울, 2007년 봄, 2010 년 가을 등 계절별로 네 차례나 이 길을 걸었다고 한다. 이 책은 지은이가 네 번째로 순례한 기록이다.

이 번 길은 지난 세 번의 여정과는 다르게, 목표 지점인 산티아고를 출발지로 하여 거꾸로 가는 행로를 잡았다. 그러다 보니 매일 산티아고를 향해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는 수 많은 사람들과 지나치게 되었다. 그는 이 길에 대해서 사람들의 인생에 대해서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느끼고 사유하며 그러한 것들이 일기처럼 책에 담았다.

길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은 제각각 서로 다른 의미를 스스로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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