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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뉴욕 - 로컬이 인정하는 올 어바웃 뉴욕 ㅣ 시공사 시크릿 시리즈
April(천현주) 지음 / 시공사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해외 여행의 로망은 유럽 대륙이었다. 역사가 아로새겨진 건축물, 문화가 가라앉아 있는 듯한 길거리, 현지 사람의 생활 냄새가 풍기는 뒷 골목 등 여행자로서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이국적인 풍광들을 파노라마같이 펼쳐 주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여행지로서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좁은 땅 덩어리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 외에는 그다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적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뉴욕에서 3주일을 보내야 하는 사정이 생겼다. 그것도 뉴요커들이 진정한 뉴욕이라고 말하는 '맨하튼'지역에서 말이다. 별 설레임도 없이 떠난 길이었는데, 지금에서 고백하자면 도착 첫 날부터 뉴욕이라는 도시에 빠져 버렸다. 그 곳은 정말 멋진 도시였다. 가히 세계의 수도라고 불릴 만한 자격이 있었다.
3주일이라는 기간은 하나의 도시를 구경하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다. 하지만, 워낙 사전 준비가 철저하지 못해서, 뉴욕 전체는 고사하고 맨하튼 지역도 그다지 많이 돌아보지 못한 것 같다. 그야말로 뉴욕은 볼 거리, 먹을 거리, 즐길 거리가 무궁 무진하였다.
이 책을 가끔 펼쳐 보는 이유도 뉴욕을 온전히 보고 느끼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설렁 설렁 책장을 넘기며 '이 곳이 이랬었지!', '이것을 왜 못 봤지!', '이런 거도 있었나!' 하고 추억과 상상을 펼치다 보면 온통 빌딩들로 뒤 덮은 맨하튼의 실루엣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여행 가이드로서 이 책은 장점이 많다. 일단 여행지에 가지고 가거나 현지에서 손에 들고 다녀도 별 부담이 안되게 크기가 콤팩트하다.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윌리엄스버그'지역을 제외하면 오로지 맨하튼 지역만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자들이 자주 가는 명소에 더하여 현지의 뉴요커들이 자주 가는 여행자들에게는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명소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미 뉴욕생활 6년째에 접어든 지은이의 생활 경험과 미디어 업계에 종사했던 이력에서 우러나오는 트렌디한 감각이 더해져 이 책의 컨텐츠는 상당히 프레쉬한 편이다. 이 책에 소개된 곳 중 아주 일부는 내가 가 보았던 곳이라 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지은이의 시선은 믿을 만 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컨텐츠들이 이삼십대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취향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다음 번 뉴욕 방문에 가져가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