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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살인사건 ㅣ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이 Cozy Mystery 시리즈의 주인공은 일흔 다섯 살 할머니 '글래디 골드'이다. 글래디는 오랫동안 뉴욕에서 생활하다가 지금은 따뜻한 플로리다에서 은퇴 후 남은 여생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이는 절친하게 지냈던 한 친구의 돌연한 죽음에 의문을 품고 그 비밀을 파헤치다가 어느 사이에 할머니 탐정단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이 시리즈는 주로 글래디를 비롯한 에비, 아이다, 벨라, 소피 같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앙상블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할머니 탐정들이 때론 갈등하고 서로 화해하면서 아옹다옹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나이와 무관하게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 때문에 번민하고 갈등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로맨스 소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번 시리즈는 글래디의 연인 '잭 랭포드'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그는 글래디와 새로운 인생을 함께하기 위해 그이의 마음 속에 그늘로 남아있는 45년 전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로 결심한다.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였던 글래디의 전 남편은 퇴근 길에 집과 가까운 거리에서 의문의 총격 사건에 휘말려 세상을 떠났다. 사랑하는 글래디가 이 일로 평생 가슴 아파해 왔다는 걸 알게 된 잭은 이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비밀리에 뉴욕으로 떠난다. 한편, 갑자기 소식이 끊겨 버린 잭 때문에 전전긍긍하던 글래디와 친구들도 어떻게 하다보니 모두 뉴욕으로 떠나게 되고 모두는 뉴욕에서 시끌벅적하게 재회한다.
지난 주에 어느 구청에서 운영하는 노인 복지관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열 명 남짓한 할머니들이 한 달에 한 번 수강하는 원예 교실에서 할머니들의 실습을 도와주는 일이다. 내가 담당한 할머니 중 한 분은 여든 아홉 살, 다른 한 분은 글래디와 동갑인 일흔 다섯 살이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연세가 많으셔서 약간 놀랐지만, 연세가 무색할 정도로 생기발랄 하셨다. 봉사를 주관하는 사회복지사의 말로는 생활 형편이 그다지 넉넉하지 못하다고 하는데도 별로 어두운 구석이 없어 봉사시간 내내 마음이 무겁지 않았다.
특히, 같이 원예 교실을 수강하는 동료 할머니들의 흉을 보시거나, 이런저런 일상의 비밀 이야기 등을 옆에서 들을세라 소곤소곤 들려주실 때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아마도 글래디와 그 친구들의 모습도 이 할머니들과 비슷할 것이다. 살아온 환경은 서로 많이 다르지만, 확실히 여자는 남자보다 더 사회적인 동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