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 미국 최고 전문가가 알려주는 재난 생존 매뉴얼
코디 런딘 지음, 정지현 옮김 / 루비박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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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원 제목처럼 -"When all hell break loose"(온통 지옥처럼 되어버렸을 때)- 최악의 재난이 닥쳐왔을 때 생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다수의 방송매체에 출연하여 위기시 생존법을 알려 주거나, 생존 프로그램의 자문을 하는 등 미국 최고의 생존 전문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군대의 생존훈련 내용같은 야생에서의 생존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지금 현재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곳에 재앙이 닥쳐와서 온통 지옥처럼 변해버렸을 때 생존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최근 일본 동북부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는 자연의 압도적인 힘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의 힘은 한 없이 왜소해진다. 이 책은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재앙에 처음 부딪치게 되면서 경험하는 심리적 문제부터 다룬다. 공포심이야말로 생존의 최대 적이 될 수 있으므로, 일단 그 공포를 이겨내는 방법부터 알려 주는 것이다. 다음은 재난시에는 당연히 필수품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므로, 이를 대비하여 가정에서 구비해 놓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단수와 단전이 발생하고 식량도 바닥이 났을 때,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방법과 육체적, 정신적 안락함을 위한 방법들에 대해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위기 상황에서 인간의 끝없는 욕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집 안이나 그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흥미로웠다. 예를 들면, '표백제'나 '빨간 소독약'으로 물을 정수하는 법, 여러 가지 식량을 확보하는 방법은 물론, 질병 예방을 위해 배설물을 처리하는 방법이라던지 심지어, 시체를 처리하는 방법까지 가르쳐 준다. 이 책은 일차적으로는 재난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메시지도 전하고 있다. 그것은 현대인들에게 '자급자족의 권리'를 일깨우는 것이다. 불과 몇 백 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인류는 자급자족의 삶을 영위해왔으며, 그 기술은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런데, 오늘날의 문명은 점점 인간을 자급자족의 삶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문명의 이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들은 우리의 선조들보다 훨씬 더 나약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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