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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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는 1990년에 발표된 '법의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 인기 시리즈이다. 국내에도 90년대 초에 몇 편 번역된 적이 있는데, '장원'이라는 출판사에서 '검시관'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소설을 보았다. 십 년도 훨씬 전에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은 격인데, 등장인물들의 이미지 정도만 기억이 나고 세부적인 내용은 처음 읽는 소설과 거의 같을 정도였다. 다만, 이야기가 점점 전개됨에 따라 결말 내지는 범인의 정체가 확 생각이 나 버렸다.

'노블하우스' 출판사에서 스카페타 시리즈가 새로 출간될 때 법의관을 제외한 몇 편을 사 놓고는 여지껏 서가에 꽂아만 두었다. 한동안 일본산 미스터리에 편향된 책 읽기를 돌리고 싶어 책장을 살피다 '스카페타 시리즈'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이왕이면 새로운 기분으로 읽기 위해 시리즈 첫 번째 작품부터 다시 읽기로 하였다. 새로 책을 구하고 보니 그 동안 출판사도 '랜덤하우스'로 바뀌었고 분권되었던 것이 두툼하게 합권이 되어 있었다.

'스카페타 시리즈'는 시체 안치소와 범죄 현장을 무대로 활약하는 여성 법의관인 '케이 스카페타'를 주인공으로 한 법의학 스릴러이다. 법의학 박사인 그녀는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는 원칙에 따라 시체에 남은 흔적과 증거를 통해 범죄 사건의 전모를 밝혀 나간다. 그녀의 곁에는 그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조력자들이 존재한다. 먼저, 그녀와 약간 껄끄러운 관계인 듯한 '마리노' 형사이다. 수사경험이 풍부한 그는 전형적인 마초 성향을 가진 중년의 백인 남자인데, 후속 시리즈가 진행됨에 따라 여성으로서의 자의식이 강한 스카페타 박사와 그 대척점에 서 있는 그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그리고 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현재는 FBI에 소속된 심리분석관인 '벤턴 웨글리'도 앞으로 많이 등장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캐릭터이다.

스카페타가 법의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리치몬드'에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희생자들은 젊은 여자라는 점 외에는 별로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범행 수법으로 미루어 보아 동일범의 소행임에 틀림없다. 마리노 형사는 네 번째 사건 피해자의 남편을 범인으로 지목하여 생각이 다른 스카페타와 갈등을 빗는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그녀는 사건 정보 누설의 의심까지 받게 된다.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작가는 이 사람이 범인 같다가, 또다시 저 사람이 범인 같아 보이도록 몇 차례 독자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그리고, 마침내 드러나는 범인의 정체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추리과정을 통해 밝혀진다. 그런데, 작가는 의도하였던 범인의 의외성 내지는 반전의 효과는 조금 약했다. 작가가 마치 범인일수도 있는 듯 변죽만 울린 인물들이 결국 범인으로 밝혀진다면 너무도 뻔한 스토리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십중팔구 결코 범인이 아닐 것이라고 추측하였을 것이다. 몇 가지 아쉬움이 있지만 이 소설은 독자들의 열광을 받는 인기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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