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소담 한국 현대 소설 1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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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은 후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먼저, 이른바 88만원 세대라는 요즘 대학생들의 취업난에 대해 떠오른 이런저런 상념이다. 작중 인물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온갖 자격증 시험 책을 갖고 다니면서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심정으로 취업을 준비했단다. 청년 백수 100만명 시대에 취업만 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아 버릴 있다고 고백한다.

예전에 내가 대학을 다닐 때는 이런 저런 이유로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특별히 취업 때문에 영혼이라도 팔아 버리고 싶을 정도로 고민하는 경우도 별로 보지 못했다. 물론, 그 당시도 인기가 높은 몇몇 회사는 입사 문턱이 높았지만 학점이 엉망인 친구들도 대개 고만고만한 대기업에 취직을 하였다. 그런데, 우리 세대의 친구들은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학교 공부도 그다지 못했지만 요즘 들어오는 신입직원들 보다 회사일에 대한 적응력은 훨씬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영어 실력도 훌륭하고 취업에 필요한 스펙도 두루 잘 갖춘 요즘 젊은 친구들이 회사일에 잘 적응하디 못하고 군대로 치면 고문관 비슷하게 취급받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목격한다. 시대 환경이 훨씬 예전보다 소프트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원래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한 경우일수록 적응력이 좋은 법이니까!

대학졸업 후 어느 스포츠신문 연예부 기자로 입사한 후 대한민국에서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 그 지랄 맞음에 대해 거의 마스터했다는 지은이의 경험이 녹아 있는 소설 속의 에피소드들은 젊은 독자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보다 더 지랄 맞는 80년대의 대학생활 및 군대생활, 90년대의 직장생활을 경험한 내 입장에서는 사실 헛웃음이 나오는 장면들이 많았다.

그리고, 두번째로 든 생각은 거의 날마다 인터넷 포탈의 뉴스 서비스에서 만나는 연예 기사들의 실체에 대한 상념이다. 예전부터 우리 언론, 특히 신문들은 정치과 경제고 간에 깊이 있고 통찰력있는 보도 보다는 너무 가쉽 위주의 기사가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물며 연예 기사야 오죽 할까라고 생각하고 눈으로만 흩고 머리 속에 집어 넣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런데, 묘하게도 어쩌다 본 이런 류의 기사들이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연예계의 온갖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창작'되는지 그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라는 냉소적인 제목도 그렇고 이 소설은 그냥 기분전환 삼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그런데, 소설 속의 에피소드들이 남의 일 같지 않을 젊은 독자들은 다르게 받아 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에게는 판타지지만 다른이에게는 리얼리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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