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그 천년의 이야기 - 상식으로 꼭 알아야
김동훈 지음 / 삼양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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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중에서 선별한 44개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18세기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건축사에서 언급할 만한 대표적인 건축물에 대하여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의 타이틀에 걸맞게 일반인의 눈높이 수준에서 쉬운 서술과 풍부한 사진으로 설명하였다. 부담없이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가는 점이 최대의 장점이다.

지은이(편저자)는 두 명으로 나오는데, 한 분은 대학에서 건축을 가르치는 교수이고, 다른 한 분은 건축에 대한 전문지식이 풍부한 건축 전문가가 아닌, 여러 가지 책을 기획하고 자신이 직접 저술하기도 하는 전문 저술가이다. 아마도 뒤에 나온 분이 거의 모든 내용을 쓰고, 다른 분은 내용에 대한 감수 정도를 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왜냐하면, 편저자로 소개된 분이 '추천의 글'까지 쓰고 있으니 그렇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건축물이라는 것 자체가 바로 문명의 산물이기 때문에 모든 건축의 기원은 문명의 기원과 맞 닿아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은이가 건축의 기원을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부터 찾아가는 것은 타당하다. 그런데, 이 지역은 아직도 불가사의하기만 한 피라미드와 몇 몇 신전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남아있는 건축물이 얼마 안되기 때문에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서양의 건축물에 대한 설명에 할애되어 있다.

모든 문화가 그러하듯 건축문화도 일정한 흐름이 있기 마련이다. 서양의 건축양식을 지배하는 두 가지의 요소는 그리스 건축양식과 기독교 건축양식이라 할 수 있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은 그리스 건축을 대표하는 건물이고 독일의 쾰른 대성당은 기독교 건축양식을 대표하는 건물 중 하나이다. 두 건물은  그냥 한 번 쓱 하고 일별해도 뚜렷이 차이가 드러난다. 파르테논 신전은 기둥으로 건물의 외관을 이루고 있는데 반하여, 쾰른 대성당은 건물의 외관이 벽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건물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얹어 건물을 짓는 방식은 '架構式'이라고 하고, 벽을 쌓아 올려 건물을 짓는 방식은 '組積式'이라고 한다는데 기독교 건축양식은 외부세계와 단절된 신의 세계라는 공간적인 특징을 건축물 자체가 보여 주고 있는 듯하다.

유럽 여행 중에 보았던 수 많은 기독교 건축물들에 대해 찬탄을 금치 못하였다. 웅장한 규모도 굉장했지만,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정교하게 다듬어 놓은 아름다움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게다가 대개 하나의 건물을 완성하는데 100년 이상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한 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천상을 향하는 인간들을 지배하는 지상의 권력과 부가 얼마나 막강했는지가 실감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중국, 인도를 비롯한 동양의 건축물과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건축 문화유산도 소개하고 있다. 인도의 '타지마할' 건축에 인도, 페르시아, 중앙아시아의 건축가들 외에도 프랑스의 금세공업자와 이탈리아의 보석 기술자도 디자인에 참여하여 타지마할의 건축양식에 바로크 양식의 요소도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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