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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 -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 남녀의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배재문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 재미있었다. 최근에 보았던 비슷비슷한 여행담들과는 다른 뭔가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야기가 빠진 여행기는 별로 없긴 하지만, 이 여섯 남녀의 북유럽 여행 이야기는 웬지 특별한 맛이 있었다. 아마도 캠핑카를 이용하여 북유럽 4개국을 여행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서 동행을 모으고 팀을 구성하여 여행을 실행한다는 컨셉 자체가 스토리가 풍부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은이는 'B'로 통칭되는 스른한살의 남자이다. 이미 한 차례 처음 보는 다섯 명을 조직하여 자동차로 서유럽을 여행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이 여행담도 책으로 나왔다 것을 처음 알았다) 그는 직장을 그만둔 서른 즈음의 백수가 장기간 같이 여행을 떠날 친구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동행을 구했다고 한다.
나의 경우도 작년에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면서 회원수가 몇 십만에 달하는 인터넷 유럽여행 카페를 거의 날마다 찾은 적이 있는데, 그 곳에서 여행 동행자를 구하는 많은 글들을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요즘은 이렇게도 여행을 다니는군'하며 그냥 넘어갔는데, 그와 같은 글들을 통해 엮인 사람들이 실제로 여행을 끝내고 낸 여행기라니 그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행기의 주인공은 27살에서 31살까지의 남자 셋, 여자 셋이다. 사는 곳도 다르고 하는 일도 백수, 학생, 직장인 등 다르지만 그들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동료가 될 수 있었다. 출발 전에는 거의 채팅과 메일과 전화통화만으로 여행에 수반되는 자잘한 것들을 처리하면서 이들은 마침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처음 다 함께 만난다. 그리고,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4개국을 한 달 이상 여행한다.
책의 소제목을 'Travel' Episode라 붙이지 않고 'Trouble' Episode라고 붙일 정도로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지는 유쾌한 여행담이다. 생전 처음 보는 사이지만 이들은 공동생활의 기본을 지키면서도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낼 때는 글 속에서도 그 개성이 잘 드러나 간혹 한편의 시트콤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북유럽은 화려한 맛은 덜하지만 자연경관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캠핑카 여행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의 속살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 책을 읽다가 가끔 이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