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 - 우리 시대 슈퍼스타 120인의 감동적인 인생스토리
이정아 지음 / 포북(for book)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 팝송을 듣기 시작하면서 라디오 방송 듣기에 열을 올린 적이 있다. 디제이들은 음반을 올리는 중간중간 불후의 명곡에 얽힌 사연이나 유명 밴드, 가수들의 마치 전설과도 같았던 일화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주말에는 가수나 영화배우를 불러 자기네들끼리 한 바탕 수다를 떨기도 했다. 명작 소설의 줄거리를 소개하거나 시를 낭송하는 코너도 있었다. 나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 외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청취자 사연 소개' 같은 코너에는 질색을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마음에도 사회성이 거세된 그렇고 그런 개인적인 고민이나 사연들은 너무 시시했고, 공자님 말씀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 디제이의 격려는 진부했었다.

이 책은 MBC 라디오에서 방송하는 어느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였다는 '길을 묻다'에 소개되었던 우리 시대 유명 인물들의 감동적인 인생스토리를 엮은 내용이다. 수록된 인물의 면면을 보면 '파울로 코엘료', '베르나르 베르베르', '조앤 K 롤링'과 같은 작가를 비롯하여 '스티브 잡스', 폴 오팔라', '혼다 소이치로' 등 기업가도 등장한다. 이외에도 영화배우, 영화감독, 성악가, 팝 뮤직션, 화가, 만화가, 운동선수 등 다양한 분야의 슈퍼스타 120명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국내 인물로는 영화감독 '임권택'과 '박지성'과 '이봉주' 선수, 디자이너 '이영희'의 스토리가 나온다.

각 인물의 이야기는 원래 방송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각 2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에 압축되어 있다. 대부분 스토리의 구성은 이들이 인생의 어느 순간에 겪은 좌절과 남들에 비해 부족했던 점들을 어떻게 극복해 내어 성공을 이루었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라디오 방송에서 낭독하는 형식으로 소개되었기 때문인지 짧은 분량이지만 극적인 효과를 유발하는 요소가 은근히 깔려 있어 금새 책장이 넘어갔다.

이 책은 이제 중학생이 된 아들에게 줄려고 먼저 읽었다. 아들과 비슷한 나이 때의 나는 '꿈'이니 '도전'이니 '열정'이니 하는 교훈적인 단어에 감동을 받기 보다는 오히려 촌스럽게 느낀 적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이 책과 같이 감동과 교훈으로 뒤범벅된 책은 별로 읽은 적이 없었다. 한 인물의 평생은 분명 빛과 어둠이 공존할 것인데 '빛'만을 집중 부각한다면(이 책이 그러하다) 그이를 올바르게 이해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결코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아이에게는 읽힐 만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가 주고 싶어서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슈퍼스타들은 온갖 시련과 좌절 가운데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었다. 현재의 성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어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그들이 보여 준 삶에 대한 자세가 위대하다는 점을 느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비록 그런 점을 아이가 느끼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미처 알지 못했던 인물들의 이름과 대략적인 인생 스토리만 기억하여도 만족한다. 인물들에 대한 상식은 넓힐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