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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의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김수현 지음 / 음악세계 / 2010년 1월
평점 :
방송국의 문화부 기자로 일하며 만났던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의 인터뷰나 취재 뒷 이야기, 공연 관람기와 두 딸을 키우는 생활인으로서의 일상 이야기 등을 함께 엮은 책이다.
대략 절반 정도는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마치 잡지 속 글을 읽는 듯 무난하게 잘 읽힌다. 기자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 주는 것 같다. 나머지 절반은 방송국 기자 블로그나 이런저런 매체에 실린 가벼운 수필풍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
다소 성격이 다른 글들이 같이 묶여 있어서 책의 성격이 모호해 진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분량인데 차라리 전반부 글들만 따로 묶어 책을 내었으면 더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지은이는 어릴 때부터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피아니스트를 꿈꾸고 조금 더 자라서는 연극무대를 동경하여 대학시절에는 실제로 연극반 활동도 하였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그녀는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기자가 된 이유도 기자가 바로 글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방송국 입사 후 여러 부서를 거치다 문화부에 배치된 후 마침내 지은이는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었고, 기사이외의 글도 쓰기 시작하였다.
문화예술의 어느 분야를 정말 좋아하고 재능과 노력까지 겸비한 사람은 '프로'가 되지만, 그것을 할 때 진정 행복한 마음을 느끼지만 안타깝게도 재능과 노력이 따라 주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른 일을 선택하고 '애호가'로 남게 된다. 그런데, 문화의 힘은 전문가 수보다는 두터운 애호가의 저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문화 소비자로서 애호가들은 프로들의 창작활동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지은이도 전문가보다는 애호가 타이틀이 더 좋다고 고백한다. 기사를 쓸 때도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남들과 나누고 싶은 순수한 애호가의 마음이 더 컷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수록된 여러 글들은 문화에 대한 쓸데없는 허영심이 그다지 많이 묻어 있지 않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