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홈즈걸 1 -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명탐정 홈즈걸 1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서점가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별히 어떤 목적이 없더라도 시간이 빌 때면 주변에 있는 서점에 들리곤 한다. 시간이 많이 없으면 신간 판매대에 새로 나온 책들만 들추어 보는데 그치지만, 시간이 한가로울 때면 빽빽하게 책들이 꽂힌 서가를 이리저리 배회하면서 숨겨진 보물을 찾 듯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을 한 권씩 발견하는 은밀한 기쁨을 누린다.

서점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일상의 작은 행복을 느끼는 곳이기도 하지만 수 많은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서점 일이라는 것이 단정하게 유니폼을 차려 입고는 계산대를 지키거나, 손님들이 물어 보는 책들을 척척 서가에서 찾아 주는 것 외에도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작가 '오사키 고즈에'는 13년간 서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이는 평소에 사람들에게 서점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면 무척 재미있어 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써 볼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세후도' 서점을 배경으로 한 연작 단편집이다.

서점이 주요 배경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모두 서점과 관련된 업무이거나 책과 관련이 되어 있다. 수수께끼 암호와 같은 책 주문의 이면에 숨겨진 음모, 단골 할머니 고객의 실종과 관련 있어 보이는 만화책에 얽힌 사연, 배달된 잡지 사이에 끼워져 있던 몹쓸 사진 때문에 발생하는 소동의 전말, 책 추천이 이어 주는 로맨스, 인기 절정인 만화 캐릭터의 비밀 등이 그것이다. 작품의 스타일은 일상의 미스터리 류에 포함시킬 수 있지만 본격 미스터리의 농도가 진한 편은 아니다. 

소설에서 탐정의 역할로 등장하는 인물은 서점 아르바이트 대학생인 '다에'이다. 그녀는 귀여운 외모에 손재주는 빵점인 아가씨지만 보기와 다르게 예리한 추리력을 가졌다. 왓슨역의 '교코'는 매사 똑 부러지는 야무진 성격을 가진 서점 생활이 6년차에 접어든 베테랑 직원이다. 차분하고 다른 사람의 곤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착한 성품을 가진 그녀는 서점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사건을 다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나간다.

이 두 명 뿐 아니라 '히로미', '후쿠자와', '점장' 등 서점에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의 캐릭터 묘사도 비교적 선명하고, 서점에서의 일상도 생생하게 잘 묘사되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과 연결된 빌딩의 6층에 위치한 100평 규모 중형서점 '세후도'의 전경이 눈에 잡히는 듯하다. 쓸데없이 배배 꼬아 놓지 않고 담백한 구성으로 지루함 없이 쑥쑥 잘 읽히는 미스터리 소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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