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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 캠핑 it's camping - 초보 캠퍼를 위한 캠핑 가이드&캠핑지 100선
성연재 외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아주 어린 시절에 익혔던 것 중에 그 노랫말과 멜로디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나도 모르게 어쩌다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보이스카웃 활동 중에 배웠던 노래인데, 수업시간에 배웠던 노래와는 웬지 다른 묘한 분위기가 어린 마음을 사로 잡았었다.
"불 타오르는 화톳불 속으로 추억으로 잠긴다. 조물주와의 신비한 속삭인 우리의 밤일세. 고요하고 적막한 밤, 그 시냇가에 앉아. 세상 고락과 번민을 잊고서 나 편히 쉬리라"
노래의 유래는 알 수 없지만, 광활한 대지를 떠도는 방랑자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런 정경이 연상된다. 아득한 옛날, 생존을 위해 이곳 저곳을 떠 돌아다녀야 했던 인간들의 삶은 그 방랑의 흔적을 유전자 속에 남겨 놓았는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항상 '떠남'을 동경한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는 그 떠남의 방향이 '문명'으로 향하는 것 보다 '자연'으로 향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요즘 캠핑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예전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던 캠핑이 자동차 문화와 캠핑 인프라의 발전으로 새로운 가족여행의 한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캠핑은 무엇보다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멋진 취미이다. 비가 오면 텐트 천정을 두드리는 경쾌한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사각사각 쌓이는 눈을 귀로 볼 수가 있다. 지저귀는 새소리, 개울물 소리, 파도소리, 바람소리... 인공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 내는 온갖 소리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캠핑이 가족 취미로 좋은 이유는 캠프장에서는 누구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다. 새벽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일찍 찾아오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감을 때까지 온 가족이 온전히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값진 경험을 한다. 캠핑에서 부족한 점마저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캠프생활을 통해 가족간의 사랑과 온기로 마음이 채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캠퍼 네 명이 캠핑에 막 입문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내 놓은 캠핑 입문서 성격의 책이다. 거의 동안 매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캠핑을 다니며 모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캠핑에 대한 노하우를 털어 놓고 있다. 사계절 각기 다른 특색을 지진 캠핑 명소 52곳을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입담 좋게 소개하고 이에 더하여 생동감 넘치고 화려한 색감의 사진까지 많이 들어 들어 있어 설렁설렁 지루하지 않게 책장이 넘어간다. 또한, 캠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인 캠핑요리는 한 장을 할애하여 21개 메뉴의 요리법을 맛깔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캠핑이라 하면 흔히, '사서 고생을 왜 하는지!' 또는 뭔가 대단한 장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선입관이 있다. 일단 그러한 생각부터 버리고 가족과 함께 길을 떠나는 순간 자연이 열린다. 일반 여행은 날씨가 궂으면 김이 새지만, 캠핑은 비나 눈이 오면 더욱 특별해진다고 한다. 단순한 '행락'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행'에 목 말라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자연과 하나될 수 있는 진정한 방법을 보여준다. 단, 이 책은 캠핑 입문서 성격이 강하므로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얻으려는 분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