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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ㅣ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아드리아海의 보석'이라고 경탄할 만큼 천혜의 풍광을 지닌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면서 지은이가 직접 찍어 온 사진들과 짧은 단상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여행에 대한 책을 편의상 어디론가 훌쩍 떠나도록 결단하게 하는 책과 그 어디론가에서 여행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으로 구분한다면 이 책은 분명 어디론가 떠나게 만드는 류의 책이다. 이 책이 보여 주는 매혹적인 크로아티아의 풍광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크로아티아는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길쭉한 이탈리아 반도와는 마주하고 있는 나라이다.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구성하는 6개 공화국 중 하나였지만, 1991년 독립을 선언하여 세르비아가 이끄는 신유고연방과 격렬한 내전을 거친 후 독립하였다. 한반도의 약 4분의 1정도의 작은 나라지만 해안선 길이가 1,778km에 이르는 아드리아 해변이 아름다운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는 크로아티아의 여러 도시 중 두브로브니크 등 4곳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견고한 성벽 아래 물빛 도시
크로아티아의 최남단에 위치한 아드리아海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두브로브니크'는 '진정한 낙원'이라고 불린다. 13~16세기에 만들어진 높이 25m 길이 2km에 이르는 성벽은 아직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데, 성벽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구 시가지의 풍경은 붉은 색 기와지붕들의 어우러진 강렬한 이미지가 숨이 막힐 정도이다.
호수와 나무의 요정이 사는 숲
'플리트비체'는 울창한 천연림으로 둘러싸인 16개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끊임없이 계단처럼 흘러내리며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유럽인들이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봐야 할 비경으로 손꼽는 곳이다. 사진으로 보는 플리트비체는 눈을 편안하게 하는 초목의 색깔과 신비한 에머란드 빛 호수, 폭포의 하얀 포말이 조화를 이루어 참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 주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골목을 품은 곳
아드리아해의 가장 크고 아름다운 항구 도시 '스플리트'는 달마티아 지방의 경제와 산업 문화의 중심지이다. 푸른 하늘아래 펼쳐진 푸른 바다가 인상적이어서 푸른 색 이미지로 다가오는 도시이다. 밀실과 같은 구 시가지의 미로같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빠져 나오면 시가 한가운데 로마시대 '디오클레티아누스'황제가 말년을 보낸 궁전을 만날 수 있다.
외로운 여행자들의 다정한 기착지
발칸반도의 천년 고도 '자그레브'는 구시가와 신시가가 조화를 이루어 중세도시의 매력과 현대적인 도시의 활기찬 모습을 함께 지닌 크로아티아의 수도이다. 지은이는 당초 이 도시에 대하여 아드리아海를 향한 출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 곳에서 만난 한 폴란드인 여행자의 말 때문에 일정을 바꾼다. 그는 말하길, "너와 내가 지금 여기 이렇게 존재하듯이 자그레브에서는 무엇과 무엇, 또 무엇과 무엇이 함께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어울리지 않을 것들이 공존하는 것..." 참으로 의미심장하고 멋진 말이다.
마지막으로, "여행은, 낯선 곳에 나의 발자국을 남기는 일이다. 나의 체취 한 움큼을 떨어뜨리고 오는 일이다. 낯선 세상과 손을 잡는 일이다"고 여행을 바라보는 지은이의 시선이 그대로 책 속에 투영되어 있어서 이 책은 읽는 책이 라기 보다는 그냥 보고 느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