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플 플랜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평점 :
교통사고로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행크'와 '제이콥' 형제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매년 12월31일이면 부모의 묘지를 함께 찾는다. 그 날은 형 제이콥의 친구 '루'까지 세 명이서 제이콥의 트럭으로 묘지로 가던 중 우연히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눈 덮인 숲을 헤매게 된다. 그런데, 인적 없이 고요한 그 숲 속에서 추락한 경비행기를 발견한다. 경비행기 안에는 죽은 지 이미 오래된 조종사의 시체와 함께 100달러 뭉치가 빽빽하게 들어있는 가방이 있었다.
돈 가방을 처음 발견한 행크는 '검은 돈'임이 분명한 그 돈을 신고하려 했으나, 번듯한 직장과 아내가 있는 행크와 달리 별 다른 직업 없이 빈털터리 신세인 제이콥과 루는 아무도 몰래 돈을 나누어 가지자고 행크를 조른다. 엄청난 행운 앞에서 갈등하던 행크는 둘에게 6개월 동안은 자신이 돈을 보관하고 있으면서, 이상한 낌새가 발생하면 즉시 돈을 태우고, 아무 일도 없이 안전이 확보된다고 판단되면 돈을 나누자고 제안한다. 둘은 불만이 있었지만 행크의 제안에 동의한다. 바로 그 순간부터 440만달러나 되는 거금을 눈 앞에 둔 이들에게 엄청난 사건들이 쉴 새없이 몰아친다.
스릴러 장르의 특성상 소설 초반부에서 이미 드러나는 전체적인 시놉시스 이상의 내용과 소설에 대한 감상 및 평가를 쓰기가 주저된다. 눈이 빠른 분이라면 바로 사소한 몇 줄 글에서 사건의 전개를 눈치 챌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사건의 전개가 독자들의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있을 정도로 허술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 매력적인 스릴러를 온전히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미리 예측하고 논리적으로 재단하려 하지 말고, 행크라는 평범한 한 남자의 입장에 서서 그와의 감정이입을 통해 통제할 수 없는 물욕, 나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던 폭력성과 잔혹함, 타인에 대한 끝 없는 불신,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되돌릴 수 없는 후회, 자신의 안위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과 긴박감을 함께 느껴 보는 것이다.
1993년 '스콧 스미스'의 데뷰작으로 출간된 이 소설은 거장 '스티븐 킹'의 "일단 읽어라! 지금껏 이 책에 견줄 만한 서스펜스는 없었다"는 격찬과 함께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뉴욕 타임즈'의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도 선정되었으며, 일본에 번역 출판되고서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해외편 리스트 1위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취향에 따라 각자의 평가는 다를 수는 있겠지만 평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 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아직 이 소설에 대해 망설이는 분들에게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일단 읽어 보시라! 단, 반드시 스포일러는 피해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