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클리닉 - 비뚤어진 조선사 상식 바로 세우기
김종성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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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다룬 TV 드라마가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대하여 기존의 일반적인 해석과는 다른 새로운 해석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방송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특성상 인기 드라마는 수 많은 시청자로 하여금 드라마 속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고, 그렇다 보니 간혹 드라마상 묘사된 잘못된 사실들이 시청자들에게 무방비적으로 전달될 소지가 많다. 차라리 처음부터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팩션임을 표방한다면 모를까 이른바 정통 사극을 표방하는 드라마 속에서도 정도를 넘은 과장과 축소와 왜곡이 보이면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책 제목에 붙은 "클리닉"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이 이 책은 영화, TV 드라마, 소설 등을 통해 잘못 알려진 조선사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의 오류를 바로잡고, 독자들이 궁금하게 생각했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밝혀 주고 있다. 총 50개의 이야기를 주제별로 네 장으로 나눠 구성했는데, 제1장은 정치와 외교 부분, 제2장은 풍속과 문화 부분, 제3장은 임금과 왕실 문화, 제4장은 인물과 사건 부분에 대하여 각각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김종성의 사극으로 역사 읽기"라는 코너에 올려졌던 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극 속에 묘사된 허구를 걸러 내는 역사적 안목을 기르고 역사와 드라마를 접목하여 한층 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선보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코너는 많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드라마가 놓친 역사의 한 뜸과 그 역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해주는 지은이의 풍부한 해설과 쉽고 친절한 글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다룬 사대주의 논란과 여진족과의 관계, 대마도를 통합하지 않은 이유 등이 흥미로웠다.

이 책과 같은 대중 역사서는 아무리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일반 대중과의 언어적 소통에 실패한다면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이다. 지은이는 무엇보다도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매우 쉽고도 간명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조선사에 대해 큰 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부담 없이 읽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내용이 재미있다. 하지만, 좀 더 심화된 지식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의 깊이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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