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괴수 무벰베를 찾아라 - 와세다 대학 탐험부 특명 프로젝트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강병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다카노 히데유키"가 1966년생이니 한국으로 치면 이른바 "386 세대"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의 또래 청년들이 언감생심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고, 최루탄 가스만 줄곧 마시는 암울한 대학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아프리카 괴수 탐험을 꿈꾸고 있었다. 그는 대학시절을 "탐험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보낸 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논픽션"이라는 장르를 개척하여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선택한 행복한 인물이다. 그의 모토가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가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아무도 모르는 것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재미있게 쓴다"라고 하니, 그가 어떤 글을 쓰는지 대강 짐작이 갈 것이다. 한마디로 그의 글은 재미있다.

1986년 와세다 대학 2학년 "다카노"와 그의 절친한 벗 "다카하시"는 공부보다는 "탐험대" 활동에 정열을 바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아프리카 콩고에 있는 "텔레호"에 마치 유명한 "네시"를 방불케 하는 괴수를 찾아 탐험을 다녀왔다는 타학교 학생의 얘기를 듣게 되고 이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래서, 괴물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 보지만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간다. 어느 날, 그는  동아리 방에 매직으로 갈겨 쓴 종이를 붙인다. "나는 여름 방학에 콩고로 떠난다. 비용은 40만 엔, 함께 가고 싶은 녀석은 누구라도 좋다. 아무나 와라." 이것을 시작으로 다카노를 대장으로 한 "와세다 대학 콩고 드래곤 탐험대"가 발족이 되어 아프리카 원정이라는 대장정이 시작된다.

일단 저질러 보는 것은 만국에 공통되는 젊은이의 특권인 것 같다. 아프리카하고도 오지를 탐험한다는 일견 무모해 보이는 모험이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착착 준비가 이루어진다. 대장 "다카노"를 비롯한 탐험대원은 각자 일들을 분담하여 콩고에서 쓰는 프랑스어와 링갈라어를 배우기도 하고, 구체적 탐험 계획서를 만들어 기업들로부터 수중 탐사기, 촬영 장비 등 기자재를 협찬 받기도 하며, 신문에 기사까지 실리게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1988년 2월20일, 11명의 탐험대원들은 아프리카 한 호수를 향해 먼 길을 떠난다.

부푼 꿈을 안고 콩고에 도착한 그들이지만, 탐험의 현실은 결코 녹녹하지 않았다. 부패한 현지 정부 관료들에게 돈을 뜯기고, 현지 가이드들은 잦은 말썽에 반란까지 일으킨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괴수가 산다는 "텔레호"에 당도하여 탐험을 시작하지만, 대원들은 말라리아로 나가 떨어지고, 기자재는 고장 나고, 심지어 식량마저 떨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무벰베"라는 괴수를 찾기 위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해 나간다.

이러한 탐험의 전 과정이 "다카노 히데유키"의 맛깔 나는 글솜씨로 잘 버무려져 마치 술자리에서 친한 친구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게 된다. 실제로 지은이가 "친구에게 얘기한다는 가벼운 기분으로 쓴" 이 책은 1989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정글, 오지, 미확인 생물체, 괴수, 모험, 탐험대 등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대는 듯한 단어들로 가득찬 이 책에는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진지하게 달려든 스무 살 안팎의 청춘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그래서, 점점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 들게 되고, 그들을, 그들의 모험을,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을 부러워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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