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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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는 25살 동갑내기 남자 둘 여자 하나가 나온다.
각자 한 명씩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

첫번째 인물은 일찌기 돈 맛을 알게 된 자칭 '청년 실업가'이지만
제3자가 보기엔 껄렁한 '양아치'인 '요코야마 겐지'가 등장한다.
그는 소위 짝짓기 파티업자이지만 때론 수상하고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의 거미줄에 큰 돈이 될 만하게 보이는 '미타 소이치로'가 걸려 든다.

'미타 소이치로'는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한 겉으로 보기에는 엘리트이지만,
운동신경도 업무능력도 대인관계도 모조리 떨어져 회사에서 바보 취급을 받고 있는
머리는 좋으나, 하나에만 집중해버리는 '과집중증' 환자이다. 

마지막으로 '요코야마 겐지'와 '미타 소이치로'의 대담하고도 나름 치밀한 야쿠자 도박장 털기에
불쑥 나타난 늘씬한 모델 출신의 미녀 '구로가와 치에'가 등장한다.
그녀는 사기꾼 부자 아버지를 경멸하면서도 평범한 인생은 원하지 않는 여자이다.

이들의 만남은 우여곡절 끝에 '10억엔 탈취'라는 공동의 목표로 엮어진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이들의 거침없는 질주에 일본 야쿠자, 중국 마피아가 등장하면서
스토리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박진감있게 전개된다.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 있고, 스토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진행되고,
몇 차례 '반전' 장치가 숨어 있다.
엔터테인먼트 소설로 아주 빼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이상은 충분히 되는 소설이다. 

25살 나이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면 이제 어느 정도 '사회물을 먹은 시기이고
대학에 진학했다면 계속 공부를 해야 할지, 직업을 선택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 할지, 선택한 직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과 방황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기이다.

일본과는 달리 남자라면 '군 입대'라는 인생의 큰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는 한국의 젊은 남자라면
책 속에 등장한 인물들과 같은 저 거침없는 일탈을 감행할 수 있을까?
어깨를 짓누르는 청춘의 고민을 참으로 가볍게 터치하고 지나간다.

소설을 읽는 이유는 사람 마다 다를 것이고,
동일한 사람이라도 항상 그 이유가 언제, 어디서나 꼭 같지는 않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무엇인가를 얻거나 혹은 남기고 싶은 사람이나
작품 속 인물과의 정서적인 동화를 통해 감동을 느끼고 싶은 사람보다는
잘 짜여진 유쾌한 이야기로 한바탕 크게 웃고
소설에서 재미를 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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