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침대 밑 마루에서 오래된 나무 기둥과 벽을 타고 덜컹덜컹 조심스러운 소리가 기어오르듯 희미하게 들려온다. 현관 안쪽에 걸어둔 버팀목을 떼서 벽에 세우는 소리다. 커다란 미닫이를 왼쪽에 있는 두껍닫이에 집어넣은 뒤, 그 앞에 있는 문이 벽에 닿을 때까지 백팔십도 열어젖히고 놋쇠 문고리에 마로 된 고리를 걸어둔다. 그렇게 하면 바람이 불어도 문이 닫히지 않는다.그러고 나서 안쪽 망사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