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패리시 부인 미드나잇 스릴러
리브 콘스탄틴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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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MRS. PARRISH

 

마지막 패리시 부인 - 리브 콘스탄틴

(488p / 박지선 옮김 / 나무의 철학)

 

 

 

모든 것을 가진 여자와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갈 계획을 세운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린 콘스탄틴과 발레리 콘스탄틴 자매가 '리브 콘스탄틴'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첫 작품이라고 한다.

 

매우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앰버와 대프니.

앰버는 부와 멋진 외모, 겉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 잭슨의 아내로 살면서

그 모든 것을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대프니를 보며 그녀의 자리를 빼앗고자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살아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가장 힘든 순간, 혹은 깊은 마음의 상처가 때론 약점이 되기도 한다.

대프니에게는 낭포성 섬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이 있었고 그녀에게 여동생의 죽음은 영원이 잊혀지지 않을 큰 슬픔이었다. 

앰버는 영리하게도 대프니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있지도 않은 '낭포성 섬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 샤를린'의 언니 앰버를 연기한다.

그렇게 대프니와 점차 가까워 지면서 대프니의 공간을 점차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고자 하는데...

 

 

 

이 장편소설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앰버의 시선으로 쓰여진 1부, 대프니의 시선으로 쓰여진 2부, 그녀들의 결말이 담긴 3부.

1부를 읽다 보면 교활하기 그지 없는 앰버의 행동에 울컥 하고,

2부를 읽다 보면 대프니와 잭슨 부부, 그리고 앰버의 비밀이 드러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3부에서는 그들이 살아온 삶에 대한 판결이 내려지는 부분으로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면 통쾌함을 선사한다.

 

 

 

앰버는 자신의 환경과 대프니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비교하며 질투를 하고 탐하게 된다.

하지만 앰버가 바라는 누리는 삶을 갖게 된다 하더라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원하는만큼 충족되기도 쉽지 않겠지만 그것에 만족하는 순간 또 다른 부분에서의 부족함이 눈에 띄게 될 테니까.

또한 거짓으로 얻어낸 삶이 언제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

평생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 한다면 얻게된 행복을 마음껏 누리기나 할 수 있을까?

 

앰버는 끊임없이 대프니가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부와 그녀의 아름다움,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잭슨을 탐했지만

사실 돈 많은 여자친구를 두고 자신을 농락했던 매튜로 인한 자격지심 혹은 결핍의 표출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보다 더 완벽한 남자를 내가 차지하고 말겠다는...

 

결핍이 가져온 질투를 있는대로 뿜어낸 앰버는 어설프지만 독기 가득한 악녀였다.

그녀의 말로는 그녀에게 어울릴만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녀 또한 나면서부터 악녀는 아니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렵고 꼬이고 불운했던 과거가 그녀를 브레이크 없는 열차에 태웠을지도!

 

 

 

이 장편소설의 내용은 어렵지 않으며, 오히려 막장 드라마 같은 면이 없지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맥이 끊기는 부분 없이 꼼꼼히 얽혀 있다.

때문에 가독성이 좋고, 결말까지 시원하니 부담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리고 그 재미를 만끽하는 동안 내 앞에 펼쳐진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

필요한 건 대프니가 가진 전부였다.

"

(p38)

 

"

그녀는 바로 이곳 코네티컷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었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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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라 불린 남자 스토리콜렉터 58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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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라 불린 남자 - 데이비드 발다치

(588p / 역자 김지선 / 북로드)

 

 

 

 

괴물이라 불린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의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의 무시무시한 기억력을 두고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모든 것을 기억하는 데커에 이어 러닝백으로서 어마어마한 재능을 지닌 '타고난 괴물' 멜빈 마스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괴물...이라기 보다는 신이 내린 재능을 타고난 혹은 갖게 된 두 남자의 만남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지만

갈수록 죽이 잘 맞는 이들의 여정은 험난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작가 데이비드 발다치는 전작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에서도 그랬지만

경찰조직과 범죄현장을 실감나게 그려내어 책장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아마도 나는 '범죄 소설'하면 가장 먼저 이 데이비드 발다치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법을 전공하고 변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범죄자의 전략과 경찰의 치밀한 수사를 화려하게 뽐내는 그의 소설은

범죄 소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타고난 러닝백 멜빈 마스.

그의 앞에 펼쳐질 화려한 앞날을 뒤로 하고 그가 있는 곳은 DR. 사형수 사동. 감옥이었다.

그리고 사형 집행일. 독극물 주사를 통해 형이 집행될 그 장소로 끌려간 그는 뜻밖의 소식을 전달 받는다.

 

"

귀하의 사건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해 형 집행이 연기됐습니다.

"

(p19)

 

누군가 그의 살인죄에 대해 자신이 한 일이라고 자백을 했다는 소식.

천운일까? 아니면 그의 화려했을 인생을 몽땅 시궁창에 빠뜨린 진범이 나타났다는 소식이니 끔직한 일일까?

아무튼 그렇게 감옥을 벗어난 그는 그의 소식이 전해진 라디오 방송을 들은 모기남(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와 만나게 된다.

데커는 그의 사건의 진실을 원하고, 마스는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진범과 사건 내막을 알고 싶어 하는데...

 

 

 

사실 미래를 위해 운동을 하면서 대학을 조기 졸업하고 평생의 계획을 세워둔

그가 벌인 짓이라기에는 애초부터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그의 산탄총, 자동차, 근거리 모텔, 알리바이 등 모든 것이 그러했다.

그래서 당연히 그가 진범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소설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간단하지만은 않은 사건.

죽음의 사신이 지척에 닿았다 느낄만큼의 위협 속에서도 끊임없이 장소를 옮겨 가며 추적을 해나가는 데커.

데이비드 발다치. 그의 전작을 읽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추리, 범죄소설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인지

의심스러운 인물만큼은 쏙쏙 골라내게 되는데 문제는 의심을 품으면 뭐하나? 사건의 진상이 보이지 않는걸.

그렇기 때문에 데커의 발자취를 따라 계속해서 함께 증거를 찾아보게 된다. 이런 매력적인 소설 같으니라고!

 

 

 

에이머스 데커.

그의 기억은 완벽하고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단서를 기억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저절로 기억되니까) 관찰과 추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니 그는 늘 예리하고 날카롭다.

모든 기억이 담겨 있으니 그 모든 기억의 조합들이 그의 감각을 최고로 끌어올린다.

그것을 바탕으로 사건을 아주 차근 차근 풀어나가는 데커.

막다른 길을 만나 돌아서기도 여러번.  포기 하지 않고 계속해서 침착하게 단서를 추적한다.

 

사건이나 스토리의 짜임이 완벽하지 않았다면 막히고 돌아오고 다시 앞을 향하고...

큰 액션 없이 반복되는 장면들이 지루함으로 다가왔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사소한 장면 하나 하나도 예사롭지 않고 흥미롭게 느껴지며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소설이 빠르게 흐른다.

 

단순히 천재라서가 아니라 그의 뇌에 생긴 일종의 부작용(과잉기억증후군)으로 인해

작은 단서도 잊지 않고 기억할 수밖에 없는 그의 능력은 작가가 어떤 방향으로 스토리를 흘려 보내도 전혀 어색함이 없으니

작가의 스토리와 데커의 기억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소설의 재미도 올라갔다.

매끄럽게 흘러가는 그의 이야기를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한 편의 미드가 펼쳐진다.

데이비드 발다치는 데뷔 이후 약 30여편의 소설을 펴냈다고 하는데

앞으로 데커 시리즈와 같은 그의 소설이 지금까지 출간된 30여편 이상으로 기다려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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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파는 가게 2 밀리언셀러 클럽 150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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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파는 가게 2 - 스티븐 킹

(황금가지)

 

 

 

 

스티븐 킹의 소설은 여러 경로와 지인을 통해 추천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여유는 적었던 탓인지 <악몽을 파는 가게 2>가 내가 읽은 스티븐 킹의 첫 작품이 되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장편 소설을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도 스티븐 킹이니까! 단편 소설도 기대감이 컸던 것 같다.

실제 그의 장편소설과 이 단편소설의 느낌이 상통하는지 전혀 다른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그가 갖고 있는 '글의 재미'는 맛을 본 것 같다.

 

사실 처음 책을 펼쳐들고 읽어내렸을 때에는 재미보다는 어려움이 더 컸던 것 같다.

책에 있어서 하수 혹은 초보(?)이기 때문인지 전체를 이해하기에 조금 어려운 소설들도 있었다.

그런데 전체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그 소설에 포함된 어떠한 인물의 심정이라던가 단편적 장면들이 가슴에 확 박히기도 했다.

 

뭔가 비현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이런 일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도 있었는데

너무나도 끔찍한 광경을 담담하고 담백하게 그려내어 내가 너무 동요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에게 놀라기도 했다.

 

스티븐 킹은 이 글의 주된 목적이 '재미'라고 했지만

끝, 마지막, 종료, 죽음... 등과 가까운 이야기 들이라서 중간 중간 그의 위트가 있음에도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던 소설이었다.

 

 

 

악몽을 파는 가게 2권에는 총 10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모든 소설들이 죽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허먼 워크는 여전히 건재하다>에서는 두 여자와 일곱 아이들의 죽음

그리고 그 장면을 목격한 평생 언어로 아름다움을 빚고자 했던 두 시인의 모습이,

<컨디션 난조>에서는 아내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는 남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유독 앞부분에 등장한 이 두 이야기에서 보여진 죽음에 감정이 널을 뛰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서 이 힘든 환경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엄마,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고 부패된 시신과 함께 누운 남편.

어떤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호러, 스릴러를 주로 쓴다는 그의 소설과의 첫 대면에서 느낀 감정이 안타까움과 깊은 슬픔이라니...!

 

<철벽 빌리>에서는 행운의 부적이라 불렸던 철벽 방어 빌리가 만든 네 명의 죽음이 그려진다.

어느 날 갑작스레 야구계에 등장해 짧지만 화려한 흔적을 남기고 환호를 받았던 빌리.

순수한 소년같은 느낌의 그에게서 온 반전은 자극적이었으며, 그가 만든 죽음보다 그가 당했을 고통이 더 진하게 남았던 것 같다.

실제 어떤 일이 있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만...

 

<토미>에서는 히피이자 게이인 토미의 죽음을 그리며 사회에서 차별받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고,

<미스터 여미>에서는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 그들을 향해 점점 다가오는 미스터 여미 혹은 미스 여미를 보여준다.

<초록색 악귀>는 자신이 사고 이후 받았던 고통이 잦아들 즈음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고 하는데

사실 내가 종교적인 부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살고 있기도 하고, 퇴마 같은 것에는 더 관심이 없는터라...

예전에 김윤석, 강동원 배우가 등장한 검은 사제들 같은 영화도 연기는 잘 봤지만 내용 자체에는 큰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10가지나 되는 단편들이 죽음을 향해 가기는 하지만 사실 다 다른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 하기 때문에

정말 여기저기서 팡팡 터지는 폭죽(취중 폭죽놀이를 읽어서 더 그런가)같은 한 권이었는데

이 이야기들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부고>였다.

한 연예인에 대한 악의적인 부고를 작성한 것을 계기로 취직이 된 마이크.

그런데 어느 날 홧김에 쓴 상사의 부고가 현실이 된다.

그가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작성한 거짓 부고의 내용이 현실에서 비슷하게 재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쓴 부고는 살생부와 다름이 없으며, 그 사실을 알고도 쓴 그는 살인을 한 것이 아닌가!

문제가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는 이사도 하고 노트북도 치워버리지만

그도 케이티도 죽음을 말하는 것에서 썩 말끔히 벗어난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왜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 하면서 죽음을 이야기 하길 좋아하고, 공포를 겁내면서 공포영화를 볼까?

이 단편소설 <부고>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인간의 심리 또한 아이러니지만

나도 인간이라 그런가 스티븐 킹이 말했던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처음 접한 나는 그의 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혹은 그의 필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의 독자라서 그런지 조금 난해한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재미가 있었으며 '단편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한' 분명한 스토리가 하나 하나에 담겨 있었다.

급 마무리가 되는 어설픈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여운이 남는 글들이 많았던 것 같다.

 

다음엔 그의 장편 소설에 제대로 도전하고 싶다.

그의 소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다가 영화화 된 소설도 많다고 알고 있는데 한 작품도 만나본 적이 없다니!

장편에서는 어떤 구성으로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냈을지 매우 기대된다.

그 기대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또 행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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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장의 재판 -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케이스릴러
박은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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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장의 재판 - 박은우

 

(403p / 고즈넉 출판사)

 

 

 

케이스릴러 다섯 번째 소설 <청계산장의 재판>.

케이스릴러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읽어보는 것은 처음인데 결론부터 들이밀자면 기대 이상이었다.

 

요즘 국내 작가들이 집필한 한국소설이 다양한 장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나도 요즘 한국소설을 몇 권 읽었는데 정서적으로 공감이 잘 되어서 그런가 대체적으로 책장이 잘 넘어가더라!

작년인가? 한국소설의 매출이 많이 올랐다고 하던데 오늘 소개하는 이 소설 역시 매출 신장에 일조하는 소설이 되길 바란다^^

 

박은우의 <청계산장의 재판>은 스토리가 간결하면서도 몰입감이 강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읽다 보니 예상되는 부분들도 꽤 있었고, 복잡하게 몇 겹의 눈가림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치밀함은 없었지만

굵직하고 깔끔한 스토리라인이 끝까지 물흐르듯 이어졌다.

사회 부조리를 들춰내고 탈탈 털어 세상에 내보였다는 통쾌함.

비록 그들 또한 범죄를 통해 이 일을 해결했기에 박수와 응원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으나

돈과 권력으로 법망을 피해간 악마같은 자들을 심판했다는 점에서 잠시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정녕 정당한 방법으로는 그들에게 죄를 물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하는 마음에서 오는 씁쓸함은 꽤 오래 지속되었던 것 같다.

 

 

 

시작은 다양한 인물들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등장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주요 인물(나쁜놈?)들의 소개 같은 느낌이다.

계속 달라지는 인물과 배경에 정신이 없었는데 뒤에서 다 이어지더라.

뭐 일부러 외워둘 필요는 없고, 읽다가 생각나면 앞에 와서 다시 한 번 봐도 될 정도...

 

주 무대인 청계산장으로 배경이 옮겨지면서부터 본격 스토리가 시작된다.

인질극의 시작과 과정, 마지막까지 인질범은 치밀하고 뛰어났고, 현장에 있던 경찰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몇몇 날카로운 수사관도 있었지만 대부분 마냥 끌려다니는 정도.

이때문에 소설이 살짝 어설퍼지는 느낌도 있었지만 양쪽을 대비가 명확했다는 점에서 의도된 것이지 않을까 싶다.

 

 

 

▼▽▼

"최초의 법들은 죄에 상응하는 벌을 규정했습니다. 같은 값으로 갚아야 할 것.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탈리오 법칙.

이건 함무라비 법전에 나오죠. 이게 복수와 똑같은 개념이 아니고 뭡니까?"

 

...(중략)...

 

"왜 탈리오 법칙, 곧 동해보복법(同害報復法)이 구체적인 법으로 규정되었는지 아십니까?"

"글쎄요."

"힘이 없어서 직접 복수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공권력이 대신해주는 것이며,

힘이 넘쳐서 몇 배의 복수를 하려는 피해자를 제한하기 위한 것입니다. 바로 공평함이고 정의의 시작이죠."

"그럼 인질들이 같은 값으로 갚아야 할 벌이란 무엇입니까?"

▲△▲

(p265)

 

 

 

J그룹 3세 조성주, L사학재단 이사장의 아들이자 기획실장인 이의방, 사법연수원에 다니는 최상률,

투자 및 M&A 전문회사인 D사의 대표 김주식, 청와대 파견 경찰간부인 이한울, 성형외과 의사 강신조,

검찰 출신 재선 국회의원 이규범의 딸 이윤정.

 

그들의 이름 앞에 붙어 있는 수식어들만 보아도 세상 무서울 것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들이 과거 어떤 죄를 지었고, 왜 이제와서 인질범에 의해 재판을 받게 된 것일까?

인질범은 왜 사법부에게 재판을 맡겨두지 않고 직접 나서게 되었을까?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기 어렵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상상이 될 것이다.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세상'이라는 말이 딱 맞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작가 박은우가 그려낸 이 소설은 현실과도 너무 닮아 있기 때문에 독자의 마음을 더 쉽게 잡을 것이고,

인질이 된 그들에게 동정과 연민이 아닌 분노를 느끼게 할 것이다.

그렇게 이 소설 속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속은 시원했지만 옳지 않은 방법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 사회도 소설에서와 같이 돈과 권력에 의해 은폐되는 사건이 계속 늘어난다면

결국 불쌍한 범죄자들이 생겨날지 모른다.

사회를 향한 힘 있는 외침이자 경고라고 느껴졌다.

 

물론 사회적으로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재미만 찾고자 한다 해도 만족할만한 소설이다.

인질범이 계획한 무대와 인질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에 가까웠으니까!

 

처음으로 만난 케이스릴러 작품이었는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느꼈다.

케이스릴러의 전작들에게도, 앞으로 나올 책에 대해서도 읽기 전부터 호감을 깔고 시작하게 될 것 같다^^

 

 

 

 "펜토바르비탈은 사용례가 안락사나 사형집행용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사형집행용, 아."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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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없는 과학 세상의 모든 지식
클라이브 기포드 지음, 김은영 옮김 / 사파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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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없는 과학 - 클라이드 기포드(글), 샬럿 밀러(그림)

(96p / 김은영 옮김 / 사파리)

 

 

 

과학은 언제부터 어떻게 배워야 하는 분야일까요?

고학년. 그리고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을 살펴보면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겠지만 과학마저 하나의 암기과목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죠.

중요한 것은 하나 더 외우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하나 더 이해하는 것인데 말이에요.

 

사파리의 도서 '과학 없는 과학'은 아이들에게 마술처럼 신기한 과학의 세계를 보여주는 책이었어요.

30개가 넘는 다양한 과학 놀이들을 수록하고 있는 사파리의 도서는

직접 오리고, 붙이고, 그리고, 눈으로 확인하고, 두뇌도 사용하여 다양한 과학 원리를 접하게 하는데요.

 

색연필, 컴퍼스(없어도 대부분 가능해요), 자, 지우개, 가위, 풀 정도만 있으면 책 한 권의 활동을 모두 해볼 수 있어서

집에서 엄마와 함께 하기에도 좋은 활동북이에요.

꽃잎의 각 부분을 색칠하면서 명칭과 하는 일을 알아볼 수도 있고요.

착시현상, 공간감 등을 활용해 알아보는 활동지도 있어요.

 

 

 

 

주변에 영향을 받아 나타나는 착시현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형과 동생이 서로 도와가며 해보았는데요.

 

첫째는 딱 보고 눈치를 채는데 둘째는 정말 솔직하게 길어보이고 커 보이는 것을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면적 혹은 길이가 같다는 사실에 매우 신기해 하였어요.

 

믿어지지 않으니 정말 길이가 같은지 자로 재어 확인까지 하고 나서야 믿더라고요^^

 

 

 

 

 

벤함의 팽이.

벤함의 탑이라고 하죠?

이 팽이도 뒷부분에 자료가 있어서 가위로 오려 만들어봤어요.

 

아이들이 오린 종이에 연필을 끼워 팽이를 만들어 돌려보았는데요.

 

팽이는 어찌 돌리긴 돌렸는데

벤함의 탑은 실패했어요 ㅋㅋㅋ

색깔이 보여야 하는데 팽이가 몇 바퀴도 돌지 못하고 쓰러져서

이건 다음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어요;;

 

 

 

 

 

연필을 떼지 않고 한 번에 그리기는

혀니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도전!

 

정말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그리더라고요​^^

좀 더 난이도를 높인 비슷한 문제들도 찾아 도전해볼 수 있게 해야겠어요.​

 

 

 

 

 

그 외에 원근 착시를 이용하여 에임즈 룸을 만들어 보는 활동도 했어요.

이 에임즈 룸은 트릭아트 뮤지엄 같은 곳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도면이 첨부되어 있다 보니 (따라 그려도 되지만 뒷면에 오려서 쓸 수 있게 첨부되어 있어요)

간단히 만들어 볼 수 있겠더라고요.

 

역시나 아이들이 오리고 붙여서 만든 에임즈 룸.

아이들은 미술 활동 같기도 하고, 마술 같기도 하고 내내 들뜬 상태였어요 ㅋㅋ

근데 이 에임즈 룸에서 완전 뿅~ 반해버린.

 

체스 말 대신 같은 사이즈의 나무 인형을 준비해서 넣어 주었는데요.

 

동그란 구멍으로 양 쪽에 세워 놓은 나무 인형을 바라보던 워니.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게 보인다고 이상하다고!!

이 부분에서는 길이에서 오는 착시현상에서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던 첫째도

엄청 신기해 하더라고요~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었더니

눈으로 보는 것처럼 착시가 뚜렷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확실히 빨간 나무 인형이 크게 보이죠?

 

신기한 과학의 세계를 맛본 두 아이들.

'과학 없는 과학' 책을 자꾸만 펼칩니다;;

아이들에게 재미와 과학적 호기심, 자극을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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