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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라 불린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58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7년 11월
평점 :

괴물이라 불린 남자 - 데이비드 발다치
(588p / 역자 김지선 / 북로드)
괴물이라 불린 남자.
데이비드 발다치의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의 무시무시한 기억력을 두고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모든 것을 기억하는 데커에 이어 러닝백으로서 어마어마한 재능을 지닌 '타고난 괴물' 멜빈 마스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괴물...이라기 보다는 신이 내린 재능을 타고난 혹은 갖게 된 두 남자의 만남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지만
갈수록 죽이 잘 맞는 이들의 여정은 험난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작가 데이비드 발다치는 전작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에서도 그랬지만
경찰조직과 범죄현장을 실감나게 그려내어 책장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아마도 나는 '범죄 소설'하면 가장 먼저 이 데이비드 발다치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법을 전공하고 변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범죄자의 전략과 경찰의 치밀한 수사를 화려하게 뽐내는 그의 소설은
범죄 소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타고난 러닝백 멜빈 마스.
그의 앞에 펼쳐질 화려한 앞날을 뒤로 하고 그가 있는 곳은 DR. 사형수 사동. 감옥이었다.
그리고 사형 집행일. 독극물 주사를 통해 형이 집행될 그 장소로 끌려간 그는 뜻밖의 소식을 전달 받는다.
"
귀하의 사건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해 형 집행이 연기됐습니다.
"
(p19)
누군가 그의 살인죄에 대해 자신이 한 일이라고 자백을 했다는 소식.
천운일까? 아니면 그의 화려했을 인생을 몽땅 시궁창에 빠뜨린 진범이 나타났다는 소식이니 끔직한 일일까?
아무튼 그렇게 감옥을 벗어난 그는 그의 소식이 전해진 라디오 방송을 들은 모기남(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에이머스 데커'와 만나게 된다.
데커는 그의 사건의 진실을 원하고, 마스는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진범과 사건 내막을 알고 싶어 하는데...
사실 미래를 위해 운동을 하면서 대학을 조기 졸업하고 평생의 계획을 세워둔
그가 벌인 짓이라기에는 애초부터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그의 산탄총, 자동차, 근거리 모텔, 알리바이 등 모든 것이 그러했다.
그래서 당연히 그가 진범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소설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는데...
읽을수록 간단하지만은 않은 사건.
죽음의 사신이 지척에 닿았다 느낄만큼의 위협 속에서도 끊임없이 장소를 옮겨 가며 추적을 해나가는 데커.
데이비드 발다치. 그의 전작을 읽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추리, 범죄소설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인지
의심스러운 인물만큼은 쏙쏙 골라내게 되는데 문제는 의심을 품으면 뭐하나? 사건의 진상이 보이지 않는걸.
그렇기 때문에 데커의 발자취를 따라 계속해서 함께 증거를 찾아보게 된다. 이런 매력적인 소설 같으니라고!
에이머스 데커.
그의 기억은 완벽하고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단서를 기억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저절로 기억되니까) 관찰과 추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니 그는 늘 예리하고 날카롭다.
모든 기억이 담겨 있으니 그 모든 기억의 조합들이 그의 감각을 최고로 끌어올린다.
그것을 바탕으로 사건을 아주 차근 차근 풀어나가는 데커.
막다른 길을 만나 돌아서기도 여러번. 포기 하지 않고 계속해서 침착하게 단서를 추적한다.
사건이나 스토리의 짜임이 완벽하지 않았다면 막히고 돌아오고 다시 앞을 향하고...
큰 액션 없이 반복되는 장면들이 지루함으로 다가왔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사소한 장면 하나 하나도 예사롭지 않고 흥미롭게 느껴지며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소설이 빠르게 흐른다.
단순히 천재라서가 아니라 그의 뇌에 생긴 일종의 부작용(과잉기억증후군)으로 인해
작은 단서도 잊지 않고 기억할 수밖에 없는 그의 능력은 작가가 어떤 방향으로 스토리를 흘려 보내도 전혀 어색함이 없으니
작가의 스토리와 데커의 기억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소설의 재미도 올라갔다.
매끄럽게 흘러가는 그의 이야기를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한 편의 미드가 펼쳐진다.
데이비드 발다치는 데뷔 이후 약 30여편의 소설을 펴냈다고 하는데
앞으로 데커 시리즈와 같은 그의 소설이 지금까지 출간된 30여편 이상으로 기다려 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