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문법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준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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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형상화하라고 하면

폐지줍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라고 대답했었다.

지금도 여전히 나의 노년이 그 모습일까봐 두렵다.

왜 하필 그 모습일까 궁금한 적이 있지만

특별한 계기를 생각해내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이 사회가 만든 '가난' 이 형상화된 모습이 폐지줍는 할머니인 것이다.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가난'이였다.

이 책은 1945년생인 윤영자라는 인물의 하루를, 생을 되짚으며

어떻게 '가난'의 상징인 폐지줍는 할머니가 되었으며

그녀의 하루는 어떠한지를 짚어나간다.

윤영자라는 인물은 특정한 실존 인물이 아닌

그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일반적인 상황을 적용해서

만들어낸 가공의 존재다.

그런데 그 삶이 참 익숙하다.

너무 많이 보았던 이야기고 조금만 삐끗해도, 아니 지금도

뭔가 감달할 수 없는 일, 하나만 생겨도 너무 쉽게 들어가고 말

가난의 수렁이다.

화가 나는 건

윤영자씨가 나쁜 짓을 한 것도, 부자가 되겠다고 투기를 한 것도 아닌 삶이라는 거다.

매 상황 성실하게 살았을 뿐인데

매 순간 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을 하며 살았을 뿐인데...

그녀는 지금 폐지를 주어 생활비를 감당하고 배우자의 병원비와

손자들에게 보낼 돈을 모은다.

절망스러운 건

폐지를 줍는 일이

산업 측면에서도 인정받기 어려운 음지의 일이고

안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불안하고

심지어는 절망스러울 정도의 벌이 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대응책이 없다.

구조적으로 노인이 되면 일을 할 수 없게 만들어놓고

자립해야 하니 일을 하라고 권하는

노인 복지, 노인 행정의 아이러니도 답답하다.

결코 남의 일로 읽히지 않는 점이 두렵다.

삶을 두려워할 수 밖에 없는 사회는 분명 잘못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두려움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어 주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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