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지
옌롄커 지음, 문현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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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호명되는 작가라고 하는데
나는 이 작가의 작품은 [작렬지]가 처음이다.

작가가 역사지리서의 편찬을 맡아 작상헸다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자례'라는 마을이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경제 발전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 현실이 강렬하게 그려낸다. 

밖에 나가 가장 먼저 마주친 그것이 너의 운명이 될 거라는 아버지의 말에
따르는 4형제의 이야기같은 것은 약간 우화같기도 하고

사람들이 뺕은 침에 사람이 죽어버리는 등 꽤나 과장된 묘사를 서슴치않아
헛웃음을 웃다가도

얄팍한 인간의 습성을 너무 냉정하게 그리고 있어 섬뜻한 순간들이
연이어진다.

4형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한 개인의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 독특한 소설이다.

자례 마을에서 들끓는 욕망들은
지금 내가 사는 이 땅 위에도 흐르고 있다.
인간이 있는 어떤 곳에서든 흐르는 강렬한 강이 아닐까?

팽팽한 욕망을 다독이는 것은 의외로 신실주의라고 설명하는
과장된 묘사들이다.

천천히 하애지는 검은 머리카락
사과나무에 열리는 배, 감나무에 열리는 대추, 초코릿이 열리는 카카오나무

진심인가? 싶은 장면들이기는 했지만 긴장을 완화시킨달까
하는 효과가 있긴 했다.

중국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설마 중국 소설의 특징은 아니겠지. ㅎㅎㅎ

오랜만에 꽤나 규모감있는
대하 드라마를 만나서 볼륨있는 읽기 쾌락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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