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묻다 The Tangled Tree - 다윈 이후, 생명의 역사를 새롭게 밝혀낸 과학자들의 여정
데이비드 쾀멘 지음, 이미경 외 옮김 / 프리렉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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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툼한 두께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깔끔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고.
다만 진화라... 그렇게 친한 주제는 아닌데...
살짝 들춰보니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어쩌고 수준이 아니라
DNA 운운한다. 겁이 났다.
그래도, 왠지 따뜻해보이는 책을 용기내어 들었다.

저자 데이비드 쾀멘은 전 세계의 오지를 탐사하면서 원주민과 동물을 연구해온 최고의 생태 저술가이자
논픽션과 소설 15권을 펴냈다. 단지 연구자가 아닌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전달할 줄 아는 작가라는
걸 짐작할 수 있는 이력이다.

저자에 대한 기대대로 낯선 분야의 전문적인 이야기이지만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이런 과학적 이야기들과 함께 거론될 수 밖에 없는 연구자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함께 서술되어 있다는 점이다.
격동과 놀라움, 때로는 분노와 가끔 어이없는 전개를 보고 있노라니
극으로 구성한 재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워낙 낯선 분야라서 한 페이지에서 접하게 되는 정보의 양이 엄청나다.
이해와 습득을 목표로 하기에는 버거워 그저 살펴본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책은 우리가 그래도 이름은 들어봤던 다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곧 낯선 (이 분야에서는 중요한 사람이라는데..) 이들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중심축이 되는 칼 워즈라는 '고세균'를 발견하고
새로운 형태의 생명의 나무를 완성시킨 사람의 죽음으로 이 책은 마무리가 된다. 
 
재미있었던? 충격적이였던 내용은
1970년대 중반, 과학자들이 DNA 염기서열을 사용하여 모든 생명의 역사를 다시 조사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중 가장 놀라운 발견은 수평적 유전자 전달 (HGT) 즉 종을 가로지르는 유전자의 이동이었다.
인간 게놈의 약 8%가 조상으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옆에서 들어온 것이라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라는 재앙이 이 수평적 유전자 전달 (HGT)의 직접적인 결과임을
발견한 츠토무 와타나베의 이야기까지 이르면

요근래 전지구의 발을 묶고 있는 코로나19와 최근 발생했던
다양한 바이러스가 떠올라 버렸다.

이맘때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운명적이라는 느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정보량이 워낙 어마무시하기는 하지만
읽는 것 자체는 힘들지 않아서
관련하여 읽기를 이어가고 싶은 호기심을 던져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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